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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브리엘의오보에 Aug 19. 2020

로스팅 궁금해!

로스팅(Roasting)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된 시기는, 대만 치앙 시우 청 감독의 영화 ‘세상의 끝에서 커피 한 잔’을 보고 나서다. 극에서 여 주인공은 생두를 로스팅 해서 통신 판매를 하거나 로스팅 장소인 카페에서 커피를 내려 판매한다. 내가 관심을 가진 부분은 로스팅 하여 통신 판매 하는 부분. 몇 년 전의 일이다. 최근 Instagram에 국내 로스터들의 이야기가 많이 올라온다(물론 로스터들을 following 했으니까 많이 보이지만).

로스터들을 following 한 것은 이한오 작 ‘도쿄 스페셜티 커피 라이프’를 읽고 나서다. 특히 부산의 모모스 커피 MOMOS COFFEE가 나온다. 일본 스페셜티 카페에 원두를 공급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최근에 주문을 했다. 과연 어떤 원두인지.


몇 년 전 영화를 보고 생두 로스팅에 관심을 가지고, 시간이 지난 최근, 서적을 읽은 후 로스터들을 following 하고 그 중 한 곳에서 주문을 하고. 그런 다음 도서관에서 로스팅 관련 서적을 찾아 본 것이다. 참 느긋하다. 만일 직업으로 하려고 생각했다면 더 짝 달라붙는 일정으로 움직였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관심’, ‘관심’, ‘관심’이었다. 생각날 때마다 움직였다.


몇 번 글에서 커피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직접 커피를 내려 마신지 10년이 넘은 것 같다. 사이펀을 제외하고 거의 대부분의 기구(가정용이지만)를 다루어 봤다. 내가 몇 시간이라도 집중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가 커피 관련이다. 그러니 커피가 진지하게 나오는 영화, 커피에 관해 이야기한 책이 관심 범위 내라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제 해볼 만한 일은 홈 로스팅인데, 쉽게 손이 나가지 않는다. 아래 소개하는 책의 프롤로그에도 나오는 말이지만, 심하면 연기가 많이 난다고 한다. 냄새는 어쩔까? 처음엔 몇 번 실패할 텐데, 탄내를 비롯한 각종 즐겁지 않은 냄새들이 집을 괴롭힐 것이다.


원두를 수동 그라인더에서 갈 때 나는 냄새는 향긋하다. 물을 내리는 동안 퍼지는 냄새는 멋지다. 그러나 생두를 불에 가열하여 원두로 만드는 과정은 그렇지만은 않다. 실패의 냄새를 각오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선은 책을 찾아보기로 하고 도서관 앱에 접속해 ‘로스팅’으로 검색했다. 검색에 나온 책 중 두 권을 대출했다. 유승권 작 ‘로스팅 크래프트: 새로운 시대의 커피 로스팅’과 제임스 프리먼 외 ‘블루 보틀 크래프트 오브 커피’다. ‘로스팅 크래프트’는 어찌저찌 하여 다음을 기약하고 반납했다.



‘블루 보틀 크래프트 오브 커피’에서 액센트를 준 부분은, ‘블루 보틀’이 아니다. 아직 그들의 커피는 마셔보지 못했다. 서울까지 올라가기 귀찮은 마음이 이유다. 언젠가 마시겠지.


이 책은 이렇게 소개하고 싶다. 커피 분야의 전문 영역에 눈을 돌리는 초보자들에게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 책.


그런데, 이렇게 친절한 책을 다 보지 않았다. 목차를 기준으로 아래 부분만 봤고, 마지막 챕터는 각 문단의 첫 문장만 읽고 넘어 갔다. 굉장히 이기적인 독서이지만, 정보지에서 때때로 구사하는 필자의 독서법이다.


커피의 세계에 발을 들이다 

1. 커피를 재배하다 

재배 / 정제 / 내가 좋아하는 세 군데의 커피 생산지 / 하와이 농장주, 로리 오브라 / 엘살바도르 농장주, 아이다 바틀레 

2. 커피를 로스팅하다 

로스팅하는 날 / 홈 로스팅 방법 / 커핑하고 향미 표현하기 / 홈 커핑 방법 

3. 커피를 마시다 

브루잉 커피 추출 기술 / 푸어오버 커피 / 프렌치프레스 커피 / 융드립 커피 / 사이펀 커피 / 터키식 커피 / 에스프레소 / 에스프레소 추출하기 


챕터 4는 읽지 않았다. 책을 찾아 읽기 위한 관심 범위가 아니었다.


이렇게 친절한 책을 읽었다고 하여 로스팅을 ‘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다만, ‘이런 프로세스로 진행되는 구나’, ‘이런 점을 유의해야 하는 구나’라는 소개문을 접했을 뿐이다.


더구나 로스팅이 무엇인지 소개 받으려 선택한 책에서 알던 정보를 업데이트하기도 했다.


>> 커피 원산지인 에티오피아에서는 수천 종의 커피를 재배하고 있지만, 필자가 흔히 보는 상품은 예가체프 G1이다. 

 >유통의 잘못이겠나. 먹고 사는 문제이겠지.


>>강배전일수록, 물의 양을 더 적게, 물의 온도를 더 낮게(최근 로스팅한 원두), 원두가루 굵기는 더 굵게.

 >일반적으로 커피:물=1:10의 비율이다. 이를 기준으로 물의 양을 더 많게 혹은 더 적게 한다. 온도는 88~96℃ 사이이니 이를 기준으로 더 높게 혹은 더 낮게 조절한다. 


>>300ml 1잔의 커피를 내릴 때 물은 2배 정도를 끓인다. 나머지 물은 잔과 드리퍼를 데우는데 사용한다.

 >평소 귀찮아서 잘 데우지 않는다. 상온에 두니 크게 차갑지 않아서 이기도 하지만, 맛의 차이를 알 만큼 민감하지 않다는 이유도 있다. 하지만 초보자는 원칙을 지켜 반복하는 것이 좋은데, 나름 방심하고 있었나 보다.


>>그라인딩 한 원두 가루는 드리퍼에 완만한 언덕 모양으로 쌓는다.

 >지금까지 평평하게 만들기 위해 드리퍼를 흔들었는데. 이렇게 해 봐야겠다.


>>뜸을 들일 때 가루 무게의 100% 물을 붓지만, 잔이나 서버로 커피가 여과되어 나오지 않고 가루에 머금은 상태가 되도록 반복 연습한다.

 >가루 윗부분만 젖은 상태로 대기했는데, 앞으로는 이렇게 연습해 보자.


>>틈 들이는 물을 붓고 가루가 부풀어 오른 후 드립을 시작한다.

 >부풀어 오르는 정도는 드리퍼 높이의 2/3가 최대라 한다. 이 점에 유의해서 연습해 보자.


책을 읽으며 처음 알게 되거나 새롭게 갱신된 부분 중 일부다. 나머지 내용은 알고 있었다는 것이 아니라 이번 호기심의 범위 내에 있지 않았다.


현행 카페나 전문점에서 행하는 거의 모든 형태의 커피 드립 기구 및 방법이 기술되어 있다. 원두의 산지와 품종에 대한 이야기부터 책이 시작된다. 로스팅을 블루 보틀에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다 ‘로스팅은 이렇게도 하는구나’의 받아들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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