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
*커버 이미지: Photo by Martin Adams on Unsplash
한 조선공이 있었다. 그 조선공의 도시는 점점 활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교역이 줄고, 해마다 들이닥치는 거대한 해일로 수상 도시의 지반을 가라앉고 있었으며, 해적과 해왕류 때문에 자재를 구하기도 어려웠으며, 찾아오는 고객도 없었다. 조선공은 바다 위를 달리는 열차를 설계한다. 로그 포스가 없어도 다른 섬으로 갈 수 있고, 기차가 선로 위를 달릴 때 불협화음을 만들어 해왕류의 접근도 막도록 생각했다. 바다열차는 성공적으로 만들어졌고, 섬과 섬이 선로로 연결됐고, 서로 교류를 하며 조선공의 도시는 활기를 되찾았다.
조선공이 아이디어를 말했을 때, 바다 위에 선로를 구축하면 거대한 해일이 와서 모두 부실 거라고, 설혹 완성한다 해도 해왕류로 인해 이동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사람들은 말했다. 뇌입남, 뇌입녀들이다. 뇌가 입에 달린 사람들. 떠오르는 것을 생각이라는 여과 과정 없이 조사라는 확인 과정 없이 입으로 흘려내는 사람들. 조선공은 선로를 고정할 필요 없이 바다 수면 바로 아래에 흐름에 따라 움직일 수 있게 하고, 선로를 바다 열차가 달릴 때 불협화음(해왕류나 바다 생물이 싫어하는 음)을 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바다 열차를 구상하며 자신이 생각한 아이디어를 밝혔다. 10년의 약속 이후 셀 수 없는 실패가 반복됐다. 자금을 대는 스폰서도 없었다. 아마도 조선공 일을 하며 병행 진행했을 것이다. 다행이 제자 2명이 동료로 열심히 협력했다. 또 회사 직원 역시 이 일에 뛰어들었다.
모험이라면 '힘들다', '고생이다', '위험하다', '보장이 없다' 등 나쁜 이미지가 선행된다. 모험을 가치향 발 딛임이라 정의했지만, 또 하나의 요소는 불확실성이다. 누구도 해보지 않은 일이기에 누구도 성공을 예측할 수 없다. 모험을 떠난 사람이 '성공 시키겠다'는 의지와 열정을 불태우고 있을 뿐. 그래서 부모나 친지들이 모험을 하려는 아이들의 앞을 가로 막을 것이다. 그 고생 천지의 길에 왜 들어가냐고. 공부 열심히 해서 30%가 들어가지 못하는 대학에 들어가 10% 미만이 들어가는 대기업 사원 혹은 공무원이 되어 안정적 생활을 추구하라고 한다. 이들이 제시하는, 소위 '그런 길'을 가는 것 역시 모험이다. 가치는 명확하고 그를 향해 발을 내딛으니. 듣기에 멋지고 보기에 그럴 듯한 것만 모험은 아니다.
그 안정적이라는 '그런 길'을 걸어 안정에 도달했다. 한 달 벌어 한 달 먹고 사는 힘든 일상. 마케팅에 넘어가고 욕심에 굴복하니 한 달 벌어 한 달 먹게 됐다. 없어도 되는 일에 몇 십만 에서 몇 백만을 썼다. 목돈이 없어도 좋다. '니 신용이면 이정도 금액은 이자를 붙여 다달이 낼 수 있어' 매체가 있으니. 시간이 지날수록 일하는 분야의 경험은 쌓이고 있지만 일상은 나아지지 않다. 더 많은 돈을 벌고 싶다. 아니, 더 여유롭게 살고 싶다. 마케팅과 싸우고 욕망과 싸우고 싶지 않다. 신의 손가락처럼 원하는 것에 내뻗으면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나는 웹 기획자로 PPT 그리는 실력은 점점 나아지고 있다. 비록 정해진 템플릿에 그려 넣고 있지만. 돈을 더 벌고 싶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웹기획과 PPT 작성 능력이다. 월급 말고 내가 가진 경험과 기술로 돈을 획득할 수 있을까? 지금은 탕비실에서 30분, 아래층 카페에서 1시간 보내도 그 날이면 돈이 들어온다. 힘든 일과 중 그렇게 숨을 쉬고 다시 힘을 내어 철야와 야근을 버틴다. 그래도 힘들고 부족하니 돈을 벌고 싶다. 지금보다 더 벌어야 내가 생각하는 내 스타일이 완성된다. 이것도 모험이다. 원하는 가치는 '더 여유 있는 생활'이고 이를 위해 자신이 가진 기술과 경험을 매개로 돈을 벌려고 한다. 월급을 받으며 밤잠을 잊든, 제대로 판을 깔든 그것은 선택의 문제이자 과정이다.
가치가 위대하고 타인을 좋게 한다고 모험이고 개인의 가치라고 가치가 아니며 모험이 아니라고 말할 수 없다. 자신의 가치를 얻기 위해 타인에게 해를 끼치거나 법을 어기는 것이 욕정이고 잘못이다. 모든 일은 그 자체로는 죄가 아니나, 그것이 무고한 사람의 이익에 손해를 줄 때 잘못이 된다. 욕심쟁이의 어리광이 아니라면 모험이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