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의 뒷면 같은 유리창
노트북이 닫힌 작업대
투명한 유리잔에 커다란 얼음 하나
얼기 전에 꺼낸 소주 한 병, 방금 넣은 또 한 병
LED가 주는 안심
잔과 병이 옹기종기, 기댈 수 있는 의자
노래하는 패드 눈을 감은 폰
얼음을 타고 내리는 열기 감춘 술
드문드문 걸어가는 사람들
놀이터의 고성방가
얌전히 앉아 있는 가로등
덩그러니 서 있는 깎인 달
한 달 만의 여행 떠나지 않는 자유
사람들 속에서 애를 태우고
사람들 속에서 술을 마시고
쉬지 못한 다리 풀리지 않는 마음
술잔을 채우고 LED를 끄고
사람들이 사라진 거리
눈을 찌르는 가로등
조용한 놀이터 창에서 사라진 나
오르는 열기 취하는 마음
흐릿한 시선 힘이 빠진 어깨
살짝 굽어 기댄 등
아무렇게나 흐트러진 다리
가로등이 나를 향해 눈을 뜨길 기다리고
사람들이 어디로 갔나 궁금하고
미뤄둔 생각은 사라지고
이슬 내린 술잔에 얼어버린 손가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