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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브리엘의오보에 Dec 27. 2022

Playlist

자신의 취향에 맞는 가수의 신곡을 모아 리스트를 만들어 듣는다. Playlist를 제시하는 서비스 앱을 연다. 그리고 리스트를 살펴보고 호기심이 드는, 혹은 지금 들으면 좋을 리스트를 선택한다. 블루투스 스피커를 연결하고 음악을 재생한다. 첫 곡에 마음이 움직이면 볼륨을 높인다. 혹은 리스트 중에 '이 음악은 제외'하고 싶은 대상을 재생목록에서 지운다. 선택의 시간이 줄어 들었다. 약간의 편집으로 취향 충족은 빠르게 채워진다. 결정의 어려움은 낮아졌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가수의 신곡을 모아 리스트를 만들어 들었다. 가능한 실망을 적게 준 가수의 음악을 골라 듣는 것이 안전(?) 했다. 취향에 맞는 음악을 계속 들을 수 있다. 뮤직 PD로 일컬어지는 개인들의 구성 리스트를 들으며, 가능한 취향에 맞는 음악 구성을 하는 PD를 기억해 둔다. 가능한 실망을 적게 준 가수의 음악을 골라 듣는 것과 유사하다.


자신의 취향을 유지하기 위한 기준은 '가능한 실망을 적게 준'인가? 단맛, 짠맛, 신맛, 쓴맛, 매운맛 중 자신의 입맛에 맞는 음식을 먹는다. 사람의 입맛은 변하기 마련이라 일정 기간 동안 유지되는 것이 전부다. 이것을 취향의 속성으로 봐도 될까? 마음에 드는 가수의 음악, 마음에 드는 뮤직 PD의 리스트는 취향 유지의 기준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취향의 변화 이면에는 '익숙함이 주는 질림'이 존재한다. 듣기 좋은 꽃노래도 한 두 번이기 때문일까?


취향은 변하는데 충족하는 문화 상품이 없다. 새로운 기준이 필요한 상황이다. 앨범 표지 디자인, 음악이나 앨범의 제목, 장르, 음악 설명에서 발견할 수 있는 주제로 추측해 본다. '내 취향에 맞을까?' 실망하는 경우도 있고, 다르지만 마음에 드는 '보물'을 발견하기도 한다. 좋아하는 가수, 마음에 드는 뮤직 PD, 그리고 호기심과 충족 실험, 이렇게 세 가지 기준이 마련 됐다. 왜인지 음악 즐김 환경이 풍족해진 느낌이다.


나는 혹시 결정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닌가? 모바일 앱은 자신의 취향에 따라 선택한다. 취향에 맞는 상품이 많은 전자상거래 앱, 취향에 맞는 게임, 취향에 맞는 정보(읽고 싶은 정보) 앱 등 스마트 폰의 하드 디스크를 채우는 앱의 구성을 보면 그렇다. 어쩔 수 없이 설치하는 앱도 있다. 금융, 공공 서비스가 그렇다. 혹은 여러 사람과의 연락을 위해 연락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커뮤니케이션 앱이 그렇다.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앱은 취향의 세계 밖에 있다. 그것은 목적의 세계일 수 있다. 취향이 변하고, 모르는 영역이 발견되고, 모르니 쉽게 선택할 수 없다. 그래서, 타인의 선택이 필요할 지도 모른다. 마치 자동판매기 같다. 뮤직 PD 리스트는 과거 추천 음악과 결을 함께 한다. 추천 주체가 다를 뿐이다. 나와 취향이 닮은 일반인의 추천 리스트를 발견하고 싶다.


나만 결정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나? 그렇다면 나도 뮤직 PD가 되면 어떨까? 어떤 과정을 통해 구성을 하든, 마음이 움직이는 음악에 좋아요를 선택한다. 일정 기간 좋아요 음악을 모은 다음, 이를 가사, 주제 등을 기준으로 segmentation(혹은 Grouping) 한다. 그리고 제목을 붙이고 공유한다. 듣는 이들이 생긴다. 일정 횟수가 넘으면 환금성 높은 포인트가 쌓인다. 나도 누군가의 결정 어려움을 돕는, 혹은 이젠 음악을 골라 공유하는 누군가가 된 것이다. 타인을 돕고 있다.


음원 스트리밍, 동영상 공유 서비스에 Playlist가 가득하다. 누군가 주제를 세우고 주제에 맞는 음악을 15곡 이상 모아 (그 이하인 경우도 있다) 공개한다. 신곡 리스트, 인기곡 리스트, 추천 음악이 대부분이던 것에서, User configuring list가 추가 됐다. Spotify가 그 기수라고 말하면 과언일까?



*Cover Image: Photo by Yaniv Cohe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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