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인가 강박인가
가끔은 내가 하는 것들이 욕심인지 내가 하고 싶은 건지 강박인지 구분이 잘 안 될 때가 있다. 최근 여러 사건으로 인해 다시 한번 점프를 하려니 이러저러한 생각이 들어 정리를 해보려 한다.
나의 마음속 한구석엔 "스승만큼 해야지"라는 생각이 있다. 그게 내 본성인지 아니면 다른 무언가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게 내 선택의 큰 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것은 맞다. 나는 객관적으로 봐도 주관적으로 봐도 뛰어난 분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고, 실제로 같이 일하거나 연구활동을 해볼 기회가 있었다. 그런 덕분에 쥐뿔도 없지만 유학을 꿈꾸고 좌절하기도 했다. 나를 위한 변명이기도 하지만 준비가 꽤나 섣불렀고, 내 예상대로 되지 않았으며 사실 자본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생각했던 길은 가지 못하게 되었다. 도로로 비유하자면 돈을 지불하고 금방 갈 길을 국도를 타고 뺑뺑 돌아가는 느낌이 든다. 그런 나의 상황에 맞는 것은 국도를 타며 경치를 즐기며 느긋하게 가는 것 이겠지만 그게 마음처럼 되지는 않는다.
어느 조직에 속하거나 회사에 다닐 때 중요한 요소는 여럿 있을 것이다. 하루하루의 생존을 위해서는 월급이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월급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어야 할 것이다. 장기적인 발전을 누군가는 인맥에 걸고, 누군가는 자기 자신만의 기술에 걸곤 한다. 나는 후자에 판돈을 거는 편이다.
기술자에게만 해당되는 얘기는 아니겠지만 내가 속한 곳에서 멘토의 여부는 꽤나 큰 비중을 차지한다. 회사 명언인 옆자리 선배를 보면 나의 2,5,10,20년 후를 볼 수 있다. 내게 업계 멘토가 있던 시기는 1년 정도 있었던 것 같다. 열정적으로 같이 일한 나의 두 번째 스승이 있었고, 같이 문제를 해결했던 동료들이 그런 존재들이었다. 그 후에는 강사라고 부를만한 분들은 있던 거 같지만 멘토는 쉽게 찾아보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도 생활적인 멘토는 있지만 기술적인 멘토가 없다는 부분은 아쉬운 점이다. 가끔 친구들과 만나 이야기하는 것처럼, 특정 프로그래밍을 잘하는 사람은 이미 이 필드에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그런지도 모르겠다.
욕심이라는 생각이 계속 드는 것은 나의 다른 생활과 개발을 직접 해보는 시간 사이에 균형이 슬슬 깨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상당히 자유롭게 내 시간을 운용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여자친구가 있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내가 책임져야 할 큰 것들이 생긴다고 생각하니 지금보다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이 적어진다는 것이 아쉽다. 어른들 말처럼 젊을 때 공부를 더 했어야 했지만, 나의 몇 년 전은 그럴만한 여건이 뒷받침되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런 생각 사이클에 발을 조금 들여놓으면 생활의 모든 것이 마음에 안 들고 했던 것 같다.
고등학교, 대학교, 부트캠프 등을 보며 여러 인물들을 봐 온 것 같다. 그중 그때 각 시점에 특정 스킬에 있어 나보다 뒤처졌지만 지금은 나보다 잘하는 사람들을 보곤 했다. 가령 부트캠프 때 못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 나보다 잘하고 있는 등의 그런 것들이다. 학계에 발을 담가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몇몇 스킬들을 꾸준히 하지 못했던 것 같은데, 그런 장면들이 스쳐 지나가면 괜스레 마음이 불편하다. 어쩌면 그때 좀 더 과감히 도전했어야 했나 라는 생각이 든다.
TED 강연중 삶을 로켓에 비유했던 내용이 있었다. 로켓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추진력을 유지하며 간다는 것이다. 그래서 삶도 이렇게 방향을 설정하고 나아가는 것이 중요한데, 이때 그 연료가 없어지지 않게 주의하라고 했던 듯싶다. 요즘은 방향에 확신이 없는 건지, 연료가 부족해 추진력이 부족해진 건지 잠시간 재정비를 해볼 시간이 필요해진 듯하다. 굉장히 짧은 시간이 되겠지만 시간을 정비하고 좀 더 추진력과 방향을 잃지 않고 나아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