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를 잡고 운다]
아들아 기억하니?
네가 9살 때렸을 거야.
우리가 캐나다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되던 때지
그땐 아버지가 너희들에게 왜 그리 엄하고 무섭게 했는지...
지금은 너무너무 후회되고 반성한단다.
하루는 아버지가 매를 들었더니 네가 울면서 "아빠~ 잠깐만요" 하더니 거실 커튼을 닫고 오는 거야
그리고 매를 맞았지.
아버지는 너희들에게 매를 들고나면 항상 가슴이 쓰려서 혼자서 화장실 가서 우는 버릇이 있었지.
그날은 더 섧게 울었단다.
왜냐하면 네가 매를 다 맞고 하는 말이
"아빠 앞으로 저희 매 때리실 때는 누가 보지 못하도록 하셔야 해요~ 안 그러면 아빠 잡혀 가요!"
이게 9살 아이의 가슴에서 나올 말이니..
미치게 울었다.
미치도록 아버지가 미웠다.
그래서 그날 쓴 시란다.
사랑한다 아들이 미치도록 보고 싶은 아들...
< 갈대를 잡고 운다 >
나라 잃은 슬픔이 아니기에
시 일야 방성 대곡은 아닐 게야
땅을 치고 통탄하며 울 기가 뭐 하다
생명 줄 놓지 못하게 하는
마지막 끈 이신 어머님에 임종이 아니기에
대성방곡을 하며 울기가 뭐 하다
어릴 적 옆 집 아이에게 쥐어 박히고
대문 붙잡고 울 던 그 소년의 울음이기에
누구 들리도록 울기가 뭐 하다
덜 여문 애들 볼기치고
가슴 아파하며 숨죽여 우는 울음이기에
누구 보이도록 울기가 민망하다
천륜 어미에게 멍진 핏 덩이들
가슴 시리게 바라보는 눈으로
우는 울음이기에 소리 내기도 뭐 하다
그러기에
바람만 불어도 머리숱이 뽑히고
온몸으로 몸 살 하는
너 갈대를 붙잡고 오늘도 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