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자와 강자의 경쟁에서.

by 아나키스트



사랑하는 내 아들


많이 보고 싶다.

아버지는 학기를 거의 마쳐간다.

방학 때는 또 책을 쓰는데 집중해야겠고

이 번 방학에는 특히 상담 실제를 동영상으로 만들려 한단다.

그래서 시나리오를 써야 하는데 마침 도와준다는 선생님이 계셔서 일이 수월하게 되겠구나.


사실 아버지는 지금 학계에서 약자이지.

정식 교수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버지의 조직이 있는 것도 아니다.

다만 전국에 많은 현장 선생님들이 따라줄 뿐.

그렇다고 아버지가 그분들을 조직해서 뭔가를 도모하고 싶지는 않구나.

결국 그것 역시 정치가 될 것이고 누군가와 경쟁 구도를 만들 테니 말이다.


그러나 아들아

아버지가 아무리 약체이고, 경쟁을 싫어한다고 해서 아버지가 누군가에게 밀리지는 않는단다.

왜냐하면 아버지는 란체스터 법칙이란 것이 몸에 익은 사람이지.


영국에 란체스터란 항공공학자가 있었지.

이 분이 1차 세계대전 때 세심하게 관찰해 보니 약자가 강자에게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한 거야.

요즘 이걸 기업 마케팅에 도입을 한 거지.

쉽게 말하면 이래 내가 상대보다 절대 열세이고, 누가 봐도 상대가 강하면 도리어 거기에서 약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거야.

왜냐하면 강자의 우세한 부분이 자신의 고정관념을 만들어 내고, 그 고정관념이 결국 허점을 만들어 낸다는 거지.

그걸 뚫고 들어가는 전략을 만드는 거지.


아들아

경쟁자가 강해서 내가 불리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내가 약해서 경쟁자에게 지는 것도 아니다.

약하다는... 강하다는 고정관념이 나 자신의 강점을 약하게 만들고, 허점을 만드는 거지.



사랑한다. 아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