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 5. 오전 6시 19분 저장한 글입니다

by 아나키스트



오늘은 아버지가 가슴을 찢으며 기도하는 심정으로 편지를 한다.


내 아들.. 내 사랑하는 아들...

그 아들의 인생에 고난과 역경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나 만약 시험이 온다면 아버지 말을 명심하거라.

문제는 반드시 수명이 있단다.

천상병 시인이라는 분이 이런 시를 썼지.


"이 또한 지나가리라"


견디거라.

시험이 오면 굳이 이기려 애쓰지 마라. 피할 수 있으면 피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그냥 엎드려서 바람이 지날 때까지 "나 죽었소"하고 엎드려 있어라.

바람은 반드시 지나간다.


아버지는 바보같이 태풍이 오면 그걸 온몸으로 싸웠단다.

이 나이 먹고 보니 인생 굳이 그렇게 살 이유 없더구나.

큰 바람, 잔 바람.. 몸으로 싸우던 안 싸우던 다 지나가더구나.

괜히 몸 버리지 말고 그냥 엎어져서 기다려라.


고통과 역경이 온다는 것은

네가 살아 있다는 증거다.

역으로 말하면 행복을 알고, 기쁨을 알기에 고통과 역경을 알 수 있는 것이란다.

다시 말해 네 인생에 역경은 네가 살아있음, 네가 행복했음을 반증해 주는 것이다.

그러기에 역경이 오면 더 따뜻하고 부드러워야 한다.

죽은 것은 뻣뻣하고, 차갑단다.

그러나 산 것은 온기가 있고 부드럽지.


그런데 말이다

사람들은 역경과 고난 앞에 자신이 더 강퍅해지고, 뻣뻣해지고, 차가워진단다.

그러지 말거라.

그럴수록 더 따뜻한 마음씨와 부드러운 말과, 행동으로 너의 살아있음을 선포해라.

아버지는 말이다.

그렇게 뭔가 힘들다고 생각해 본 것이 별로 없던 것 같다.

그런데 가만 아버지 자신을 보면 어느덧 딱딱해지는 나를 본다.

죽어가는 게지. 고난 속에 묻히는 거지.


문제란 놈/고통이란 놈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선택의 기회를 볼 수 있어야 하는 것이야.

문제가 있으니 다시 고민하는 게야.

그런데 우리는 쉽게 문제에 매몰되지.

문제... 하면 아~ 선택의 기로인가 보다 이래야 돼.

이때 너의 본연과 초심을 돌아보면 다른 기회, 다른 선택이 보일 게야.


어느 간호사 후보생이 병원에서 실제 수술 상황에 들어가는 실습 시험을 치렀단다.

그런데 이 의사가 거즈를 10개 사용하고, 9개밖에 제거하지 않은 거야.

그리고 봉합을 한 거지.

그걸 본 간호후보생이 문제를 지적하니까, 의사가 괜찮다고, 실수하지 않았다고 하며 수술을 끝내려 하는 거야.

그러니 이 후보생이 계속 우기며 안 된다고 의사를 가로막더란다.

그제야 의사가 왼손에 쥐고 있던 거즈 하나를 보이며 후보생을 칭찬하더란다.


고난과 역경은


너의 초심과 본연을 시험하는 하나님의 도구란다.

모두와 타협하라.

그러나 너 자신과는 타협하지 마라.

모두를 용서하라.

그러나 너 자신은 매우 쳐라.

그러나 최종적으로는 너 자신을 감싸줘라.



어~~ 미치겠다.. 내 사랑 내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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