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미 퇴치법

by 아나키스트

차멀미 퇴치법

(인생 멀미 퇴치법)



아버지 어릴 때는 차멀미하는 아이들이 많았어.

아마도 차가 많지 않았던 시절이라 그러지 않았을까 싶어.

그래서 학교에서 담임선생님들이 차멀미 퇴치법을 가르쳐 주기도 했던 걸 기억한단다.


요는 이랬어

멀미가 날 때는 고개를 떨구거나, 차창을 보지 말라고 하셨지

획획 지나가는 산과 들의 풍경을 보지 말라고 하셨지.

대신에 멀리 아주 멀리 보라 하셨어.


멀리 있는 산을 보고, 하늘을 고개 저쳐 보다 보면 정말 신기하게도 차멀미가 가라앉았어.

어느 아이가 오토바이 뒤에 타고 가면서 그 속도에 불안해했지.

왜냐하면 아이의 앞에는 아버지의 등만 보였고, 속도는 매우 빠르게 느껴졌기 때문이지.

무섭다고 엉엉 우는 아이에게 아버지가 말했지.

아들아 곧장 서서 아버지 앞을 보라고....

아이는 신기하게도 아까와 다른 느낌이었고 속도감까지 즐겼지.


아들아

삶의 순간순간이 멀미 나도록 버거울 때면 멀리멀리 봐봐.

신기하게도 멀미가 가라앉아

인생 순간순간이 두려워지거든

다른 사람 등 뒤에서만 있지 말고

네 발로 벌떡 일어서서 앞을 봐봐.

신기하게도 인생이 즐거워.

생각해 보면 아버지의 젊은 시절은 참 힘들게 살았던 것 같아.

돌이켜 보면 그래.

어찌 그 많은 노동을 했을까?

그때 어떻게 그 일들, 마음고생들을 넘어왔을까?


그런데 그 당시에는 그리 힘들게 느끼지 않은 것 같아.

항상 멀리 봤어. 누가 보면 엉뚱하다 못해 되지도 않은 상상을 했고,

두 발 버티고 당당히 살아온 것 같아.

단 한 가지 지적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빼고는....

물론 이것도 이 나이에 와서야 이룬 느낌이지만....


아들아


내 아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