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 그리고 뇌기능

-9-

by 아나키스트

중년에 대한 또 다른 오해는 ‘뇌 기능의 쇠퇴’입니다.

젊었을 때보다 기억력이나 처리 속도가 떨어진다며 실망하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NASA의 보고서 등 현대 과학이 증명하듯

중년의 뇌 기능 저하는 논리적 근거가 없는 낭설에 가깝습니다.


중년의 뇌가 느려진 것처럼 보이는 것은,

뇌가 더 이상 생존을 위해 과부하를 걸며 노력하지 않아도 될 만큼

‘안정’되었기 때문입니다.

규칙적인 식사를 하면 위장이 에너지를 지방으로 저장하지 않는 것처럼,

중년의 뇌도 불필요한 개발 대신 심리적 안정을 선택한 것입니다.


오히려 중년의 뇌는 젊은이의 뇌보다 훨씬 효율적이고 창조적입니다.

젊은 뇌가 속도와 숫자에 밝다면,

중년의 뇌는 상황을 아우르고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운전을 배울 때와 배운 후의 뇌의 역할이 달라지는 것과 같죠.

배울 때는 뇌가 팽팽 돕니다.

낯선 것을 열심히 습득해야 하니 옆을 돌아볼 겨를도 없습니다.

그런 후, 익숙해지면 배울 때와는 다르게 운전에 필요한 모든 영역을 아우르며

운전을 하고, 심지어 즐깁니다.

한 팔만 쓰던 뇌가 이제 두 팔을 모두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격입니다.


저 역시 한동안 지적 콤플렉스에 시달렸습니다.

난독증이 있었고 학창 시절 IQ는 87이 나왔습니다.

그런 제가 학위를 했고, 10년 동안 6권의 전문 서적을 집필할 수 있었습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자랑이 아니라,

우리가 속아 산 세월이 억울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국화꽃입니다.

작가 앤 패칫(Ann Patchett)은 중년이 “모든 채비를 갖춘 영근 뇌”의 소유자라고 했습니다.

수많은 ‘첫 경험’의 고통을 뚫고 살아내며 견뎌낸 우리의 뇌는

AI 시대를 맞이하여

다시 새로운 길을 탐험(Exploration)할 충분한 채비를 갖추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그 사실을 늘 상기하며 살아가길 빌어 봅니다.

월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