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완벽해질수록, 더 중요해지는 것들에 대하여
얼마 전, AI가 회의록을 자동으로 정리하고
다음 미팅 일정을 잡아주는 화상회의 툴을 써봤습니다.
너무 완벽하고, 너무 효율적이었죠.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모든 것이 완벽해진다면,
우리는 왜 여전히 모여야 할까?”
AI는 나보다 빠르고, 더 똑똑하게 일합니다.
VR은 화면 속에서도 현장감 있는 공간을 보여주죠.
모든 게 온라인으로 충분해 보이는 시대.
코로나 팬데믹 이후,
우리는 모든 게 온라인 중심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기술의 급격한 발전은 우리를
빠르게 온라인과 연결했고,
이전보다 훨씬 더 긴밀하게 가상과 현실이 연결되며
효율적으로 돌아가는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모이길 원합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잦아들자 사람들은
놀라울 정도로 빠르게
다시 오프라인에서 만나기 시작했고
오히려 경험에 대한 강력한 욕구를 드러냈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기술은 데이터를 전하지만,
사람은 에너지를 전하기 때문입니다.
웨비나가 훨씬 효율적이라는 걸 알면서도,
컨벤션 현장에 가면 이상하게 마음이 뜁니다.
최근에 다녀온 행사에서
배너와 사인물로 둘러싸인 행사장을 들어서면서,
처음 보는 업계 사람들과 마주치는 눈빛 속에서,
괜시리 설레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화면 너머로는 느낄 수 없는
세 가지 가치가 존재하죠.
1️⃣ 지식의 체온 눈빛, 표정, 손짓 속에서
전달되는 암묵지(Tacit Knowledge).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혁신 아이디어의 70%가
이런 비공식 대화에서 탄생한다고 합니다.
정보의 범람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쉽게 유튜브나 블로그 등으로
지식을 무료로 만나볼 수 있는 세상이지만
진짜 살아있는, 가장 밀도 높고 믿을만한 정보는
그 업계에서 현재 뛰고 있는 '사람'에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컨벤션입니다.
2️⃣ 계획되지 않은 발견 AI는 관심사를 예측하지만,
우연한 만남은 계산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여행을 가는 이유도 이와 마찬가지죠.
지식 뿐만 아니라 영감은 우연한 충돌에서 발생합니다.
커피 줄에 서 있다가 낯선 사람과 대화하며
새로운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순간 — 그것이 MICE의 본질입니다.
3️⃣ 우리라는 감각 비대면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소속감을 갈망합니다.
같은 관심사와 업계에 있는 사람들을
한 번에 만나 볼 수 있는 이 장은 가장 낯설면서도
같은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만나며
느슨하지만 안전한 소속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경쟁이 아닌 상생을 이야기하며
함께 웃고, 박수치고, 토론하며 만들어내는
‘공동의 리듬’이 신뢰의 자본을 만듭니다.
AI는 이제 MICE의 대체자가 아니라,
우리가 더 인간적인 기획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동료입니다.
AI가 숫자를 계산하는 동안,
기획자는 현장의 공기를 읽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입니다.
기술이 완벽해질수록
우리는 더 불완전한 인간의 감정과
만남에 집중해야 합니다.
✏️ 기획자의 문장 기술이 완벽해질수록, 기획은 더 인간적이어야 한다.
이 글은 매주 목요일 발행되는 닷플래너의 '기획자의 목요일'을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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