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더 글로리'란 드라마를 필두로 학교 폭력에 대한 증언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저는 드라마를 잘 보지 않아서 내용은 모르는데 (학교이야기는 잘 안 봅니다. 뭐 안 봐도 비디오)다른 프로그램에서 실제로 학교 폭력을 당하셨던 분의 이야기를 들었어요. 경악을 금치못했습니다.
제가 생생하게 경험한 십 수년전 학교 폭력의 기억을 소환해봅니다. 당시 저는 남고에 근무하고 있었고 담임이었어요. 남고란 참 정글이며 동물의 세계같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기력이 약한 저로서는 이들을 관찰하며 '참, 저들이 진정 인간인가 동물인가?'라는 의문도 종종 들었어요.
학기 초여서 정신없이 바쁠 때였는데 반 아이들 두 명이 싸움이 붙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한 아이가 일어나서 의자를 들어 다른 아이의 머리를 내리쳤다고요. 이미 맞은 아이는 급히 병원으로가서 입원을 했어요. 병원에서는 피가 밖으로 나진 않았으나 안쪽으로 고여있다고 했습니다.(미치겠네)
저는 부리나케 병원으로 달려갔고 아이를 보는 순간 눈물이 주르르. 고등학생치고는 왜소하고 힘없는 아이가 환자복을 입고 머리에 붕대를 감고 있으니 얼마나 마음이 아프던지요. 이 사건은 그나마 제가 식겁하긴 했으나 치료도 잘 되었고 양측 부모님이 너그러이 이해하시고 병원비 정도로 해결이 됐습니다.
사고가 일어난 당시에는 양쪽 부모님과 통화하느라 진이 빠지긴 했죠. 난 교사이던가 경찰이던가 변호사이던가? 또 정체성에 혼란이 옵니다. 다행히도 양쪽 부모님이 만나셔서 원만하게 끝났습니다.
이 둘은 정말 아무일도 아닌 걸로 다투고 일시적인 감정이 끓어올라 싸움이 난 것이었죠. 둘 다 체격은 비슷했고 지속적이거나 일방적인 폭력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의자를 들어올린 학생은 일년 동안 지켜본 결과 정상적인 심리상태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이 외에도 훨씬 더 심각한 폭력 사건도 있었고 합의가 쉽게 안 되고 병원비가 수백 나오는 경우도 보긴 했어요. 그나마 이런 사건들은 수면 위로 드러났으니 해결이 된 것이지요. 남학생들은 제대로 붙어서 싸우면 코, 치아 등 어디 한군데가 부러지고 하죠.
주변의 아무 도움도 받지 못하고 지속적인 괴롭힘과 폭력을 당한 분을 보니 참 안타깝습니다. 부모님에게든 선생님에게든 상황을 정확하게 알리고 멈추도록 했어야 하는데요. 학창시절 내내 장장 12년 동안이나 시달려야 했다니 트라우마가 클 것 같습니다.
사실 학교폭력은 부모님, 선생님, 학생 모두가 예의주시하고 행동하여야 하는 문제입니다. 학교내에서 폭력이 행해지면 선생님이 개입하시면 어느 정도는 해결이 되겠지만 폭력이 일어나는 장소가 학교 밖일 수도 있고 당사자 모두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1요즘 학생들의 폭력성이나 충동성향은 심각합니다. 선생님의 입장에서 보자면 촉법소년의 경우처럼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공권력이 개입되어야 할 문제를 학교 내에서 다 떠 안고 해결해야 하는 분위기도 있었습니다.
담임 무한책임제라고. 정체성 혼란이 또 오고 일부 억울하기도 합니다. 학교교육으로만은 턱없이 부족한 부모님의 가정교육 부재의 문제도 있지 않을까요. 우리나라 학교엔 인성 교육이란 게 없긴 하죠.
오늘 공원에 고양이 회 어르신에게 캔을 하나 따 주러 갔는 데 왠일인지 한쪽 다리를 살짝 절고 있었어요. 저를 보더니 후다닥 옆에 주차된 차 밑으로 도망가길래 캔을 열어서 놓고 멀리 떨어져 있으니 조심스럽게 다가와서 잘 먹더라고요.
어디서 어떻게 다친 건지 모르겠지만 다리를 다친 회 어르신이 차나 등산객이 지나갈 때마다 화들짝 놀라 눈치를 보며 밥을 먹는 모습이 가여웠습니다. 길가가 아니라 공원 안쪽의 잔디밭이었다면 맘 놓고 편히 먹을 수 있을텐데. 험난한 길에서의 삶이 얼마나 위험요소가 많고 고되겠습니까?(너나 나나 비슷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