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는 원래 힘들어

뫼비우스의 띠 같은 것

by 사각사각

내가 얼마전에 저녁에 단백질 다이어트 하겠다고 선언했었지. 음, 그래서 오늘도 도시락을 챙겼어. 근데 단백질이 다 거기서 거기지. 메뉴가 제한적이야. 삶은 계란 두 개, 우삼겹 볶음 조금, 당근, 사과, 골드 키위 도시락에 다 꾹꾹 밀어 넣었어.


이 다이어트 방법을 알려준 지인이 날 볼 때마다 살이 좀 빠진 것 같대. 이목구비가 살아나고 있다네. 내 이목구비 죽어가고 있었구나. 믿지 못하겠지만 이래봬도 미인 소리도 가끔 듣는다구. 사진보다 실물이 미인이라고도 하고.(실물 볼 일이 없으니 막 던져보자)


'그럼 더 꾸준히 열심히 해야지, 암' 칭찬은 역시 다이어트 의지를 살짝 끌어올려 주네.


난 르네상스 시대의 그림에 나온 여자들을 보고 푸념을 했어. '저 여성들은 다 풍만하고 심지어 남자처럼 골격이 튼튼하고 건장해보이네. 어찌보면 약간 과체중에 가까운데. 난 시대를 잘못 타고 태어난 것 같아." 심지어 중국에 놀러 갔을 때 가이드에게 들으니 양귀비도 150에 70kg이 넘는 몸무게를 유지했다더라고. 그럼 나도 당시에 태어났으면 양귀비를 능가하는 미인이 될 수도 있었잖아. 아깝다.


아무튼 도시락을 까먹었는데 뭔가 허전해. 배는 부른데 마음이 공허해. 심지어 시간도 남아서 근처에 카페에 갈까 망설였는데 그렇 때 있지 않아? 가고 싶기도 한데 안 가고 싶기도 해 반반이야. 까페에 가면 페퍼민트 차에 케익을 시킬 것만 같아. 케익 맛집이어서 유혹을 참을 수 없을 텐데. 음, 그래서 그냥 차에서 엉뜨를 켜 놓고 잠깐 잤어. 뜨거우니 잠이 잘 오네. 아함. 좋구나.


근데 두번째 복병이 기다리고 있어. 이 과외를 하는 집의 어머니는 친절하고 세심하셔. 친히 간식 바구니에 과자며 초컬릿, 젤리 같은 걸 매주 가득 신상으로 채워놓으신다구. 아, 난 원래 단 걸 꽤 좋아해. 참을 수가 없네. 일단 봤으니 먹어 신나게 먹자구. 먹다 죽은 놈은? 때깔도 좋다!


치즈 케익, 몽셀, 초컬릿 종류별로 다 먹고 나니 인생이 허무해지네. 이제야 배가 너무 부른 것 같고 살짝 불쾌감이 밀려오네. 인간은 참 마음이 이랬다 저랬다 잘 바뀌는 존재야.


다이어트는 매일 새로이 시작하고 결심하는 거야. 평생에 걸쳐서! 오늘 많이 먹었으면 내일은 줄이면 되겠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스칼렛도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고 했잖아. 내일은 다이어트 의지가 다시 되살아날 수도 있어. 그러니까 화이팅!


혹시 심리적인 허기를 채워야 하는 걸까?

(헛소리 마. 그냥 식욕이 왕성하고 의지가 약한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