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솔직한 사람이 좋아. 말을 빙빙 돌리고 머뭇거리고 한참 고민한 다음에 말한다고 해서 그 사람의 속마음을 모르지는 않잖아. 이미 표정에 미묘하게 드러나서 어떤 마음인지를 느낄 수 있거든. 인간에게는 육감이란 게 있어. 언제나 늘 가면 같은 얼굴로 외모도 반지르르하게 치장을 한다고 그 사람의 내면이 안 보이는 게 아니야.
오히려 외모를 너무 가꾸는 사람들. 특히 명품 가방을 들고 다니거나 벤츠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좀 이해가 안 가. 물론 그 정도로 돈이 없어서 공감 못 하는 거겠지. 벤츠나 명품 가방은 빛이 나고 아름다워. 번쩍번쩍하고 근처에 가기 머뭇거려질 만큼 멋져. 하지만 그런 물건을 가졌다고 그 사람 자체의 가치가 달라지는 건 아니잖아. 아, 그래도 돈이 넘쳐난다면 말리고 싶진 않아. 그것도 인간의 자유의지인 것을.
난 A를 물었는데 B를 대답하고, B를 물었는데 C를 말하는 사람을 참 이해할 수 없어. 무슨 수수께끼를 하는 것도 아니고 동문서답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 무언가 감추고 있을 때 늘 이러더라고. 근데 그 드러내지 않는 건 몇 달이면 탄로가 나게 되어있거든. ‘눈 가리고 아웅’ 이란 말이지. 나와 재미도 없는 게임을 하고 싶은 건가.
실망이야. 너무 기대한 게 잘못일 수도 있지. 내 생일에는 메모와 함께 책을 선물하고 상장 만들어 주고 한 건 매뉴얼에 있는 건가. 아, 살짝 감동하긴 했는데 어째서 내 간단한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는 거지? 난 술을 잘 마시지 않아. 멀쩡한 정신으로도 하고 싶은 말을 다 하거든. 이 나이에 술 마시고 휘청거리며 돌아다니면 좀 슬퍼보여.(술은 연인하고) 왜 정신을 놓고 헤벌쭉하면서 아무 말이나 해야 친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어.
난 솔직하지 않은 사람과는 가까이하고 싶지 않아. 근데 대부분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이런 행태를 보이더라고, 하하. 전부 다 그렇다는 건 아니야. 다만 피도 눈물도 없는 오로지 성과와 승진에만 관심 있는 사람들이 결국에는 최고의 위치에 오르게 되잖아. 그것도 능력이고 치열한 생존 경쟁에서 이긴 거니까 신랄하게 더 비판할 수가 없네. 자기 뜻대로 원하는 대로 사는 거니까. 우리 각자는 자기 몫의 삶에만 책임을 지면 돼.
아무튼, 난 솔직한 사람이 좋아. 외모는 자연스럽고 자기에게 어울리게 꾸미는 게 보기 좋고. 이제 외모를 꾸미기도 지치기는 해. 더는 다른 사람의 시선에 그렇게까지 신경이 쓰이진 않거든. 혹은 그렇게 주목을 받지 못하는 때가 온 거지. 하, 대학생 때 ‘다리가 예쁘시네요. 어쩌고 하는 내 빛나는 외모를 칭찬하는 편지를 받았던 기억이 문득 나네.’
아, 옛날이여!' 다 옛날 얘기고. 이제 손바닥만한 초미니스커트를 입고 다니지 않잖아.(이제는 입어도 뭐, 편지는 못 받을 것 같은데) 그 편지를 받고 한번인가 만나봤어. 너무 내 스타일이 아니어서 거절한 거 같은데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네. 어쨌든 봐, 솔직함은 통한다니까. 결과가 성공이든 실패든 소원은 이뤘잖아.
너는 아름다운 여인(이렇게)
내 마음을 아프게 해
그 말은 하지 못했지
오래 전부터 사랑해 왔다고 - 신해철 님 -
(ㅋㅋ) 노래 가사일 뿐이고. 얼굴도 생각 안 나는 그분이 이 노래를 불러줬던 게 기억이 나 (아, 정말 죄송합니다. 사랑이 원래 어긋나고 그렇잖아요)
세상에는 여러 사람이 존재하고 이들과 소통을 계속해나가야 해. 최대한 어떤 일이라도 솔직하게 이야기해 주면 좋겠어. 그러면 너의 의견을 들어 줄 수도 있고 거절할 수도 있어. 답변을 정확하게 할 수 있다는 거지. 그게 상대방에게 혹은 피차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나중에 오해하여 손절하고 할 일도 없어질 테고.
약간의 실망감을 가지고 이 글을 썼지만, 사람이란 또 각기 신념이나 행동하는 방식이 다른 거니까 넘어가야지. 솔직한 사람은 순수한 사람들이야. 아이들을 봐. 얼마나 정곡을 찌르는 말을 하며 상대방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고려하지도 않고 말하는지. 성경책에서는 ‘어린아이 같아야 천국에 들어갈 수 있다’라고 하셨어. 어른이라면 말을 가려서 할 줄도 알아야 하지만.
아무튼, 오늘도 솔직하게 살아가 볼게. 내 매력의 원천은 솔직담백함인 것 같으니.
10살 짜리 싸장님에게 네일 케어를 받았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