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각사각 Jun 10. 2023

아, 바디 워시!

난 바보인가....

S는 조심성이 좀 없는 편이다. 그래서 가끔 황당한 사건이 벌어지긴 하는데 최근 일어난 중에 대박 사건을 소개해본다. 자괴감에 빠질 것 같지만 애써 위로하며 재미있게 써 보련다.      


어제부터 몸에서 발진이 기 시작했다. 팔꿈치 안쪽과 목에 온통 빨간 발진이 돋고 따가워졌다. 얼굴과 귀에서는 각질이 생겼다. S는 계속 무언가 잘못 먹은 게 있는지 기억을 더듬어봤다. 며칠 전 먹은 고기가 상한 건가? 아니면 가게에서 사 먹은 콩국수가 잘못된 걸까?      


그렇다면 장에서 먼저 반응이 왔어야 했는데 의외로 괜찮은 편이었다. 이상하다. 아무리 곰곰이 생각해봐도 딱히 특정할 수가 없었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음식도 없는 편이고 대부분은 잘 먹는다.      


발진이 점점 심해지면서 피부가 무척 기기 시작했다. 바디 로션을 듬뿍 발랐는데 왜 이럴까? 더욱 더 많이 바디로션을 발랐다. 요즘 공부방 때문에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인가? 어제도 저녁에 공부방에 가서 플랭카드 달고 오늘 아침에는 인도네시아 문화교류팀 모임에 가서 안전교육을 두 시간 동안 받고 왔다.      


”모기에 물리면 안 된다. 근처에 오는 모기를 잡지 않으면 당신이 물리고 말라리아에 걸려 죽을 수 있다.“


이런 다소 과장된 강사님의 안전교육을 듣고 있자니 대체 이 여행을 ‘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유발하는 내용에 가까웠다.    

  

하지만 안전 불감증이 있는 편이라 새겨들었다. 재미있는 부분도 꽤 있었다. 그 와중에도 목의 발진이 불편해서 계속 톡톡 쳤다. 문화교류 활동을 일주일을 꼬박 다녀와야 하는 데 건강 상태가 이렇게 부실해서야 되겠는가? 멤버 중에 급발진하는 사춘기 청소년들도 있지만 나 자신이 가장 걱정이다.      


‘나만 잘하면 된다!’ 멀쩡하게 살아 돌아오기만 바랄 뿐.     


그래도 사회생활을 해야 하니 밖에만 나가면 ‘E’ 가 되므로 사람들과 어울려 하하 호호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에 돌아와 다시 거울을 들여다봤다.      


원인 분석을 다시 찬찬히 해보고 있는데 눈앞에 일주일 동안 정성껏 바르던 바디 로션이 보였다. ‘혹시....이게 문제인가?’ 무심코 마트에서 집어 들었던 바디 로션이라 믿고 있던 물건을 들어서 자세히 살펴봤다. 으악! 경악을 금치 못했다.    

  

무어라 쓰여 있었을까? 바디 워시. 바디 로션이 아니라 바디워시???


그동안 물로 씻어내야 하는 바디워시를 몸에 엄청나게 발라서 화학 성분이 온몸에 스며들어 피부가 괴성을 지르면서 반란을 일으켰던 게다.      


‘이 주인놈아, 당장 그만두지 않겠니? 똑똑히 보란 말이다.’ 이러면서.


‘아, 슬프다. 난 바보인가? 앞으로 더 겸손하게 살아야지.’ 다시금 지난날의 오만함을 반성했다.      


이러다가 진짜 노인이 되면 눈이 제대로 보일까? 지인과 전화로 수다를 떨었더니 안약인줄 알고 눈에 접착제나 넣지 말라고 하더라.

넌 잘못이 없다! ^^
매거진의 이전글 네 마리의 고양이가 사는 카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