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미쳐가는 건가
최근 서이초 초등학교 선생님의 죽음을 보고 충격을 받은 교사들의 미투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고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12년 정도 근무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비슷한 상황을 겪었었다.
계약직이기도 했지만 학교에 마음이 떠나게 된 결정적인 일도 정신 상태가 의심되는 학부모님이 제기한 문제 때문이었다. 요즘 분위기로 보아 학교에는 일말의 미련도 없다.
당시에는 경찰에 신고까지 하지는 않았지만 수개월동안 교장실에 불려가고 객관적이지 않은 탄원서 내용을 듣고 하는 과정 중에 그 후 수년동안 잊을 수 없는 상처를 받았고 마음을 정리했다.
초등학교는 상황이 더 심각해 보였다. 아이들이 어리다 보니 아동학대로 교사를 경찰서에 신고할 수 있도록 법이 정해진 것이다.
신고가 되면 경찰, 교육청, 검찰까지 수개월에 걸쳐서 조사를 받게 된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신체적,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불안감이 얼마나 커질지 공감이 됐다.
평범한 소시민이며 도덕성 또한 높아야 하는 교사의 신분으로 이런 범죄와 관련된 장소를 드나들 일이 일평생 한번이나 있겠는가?
교사로 근무한 경험을 돌아보며 현재 학교의 문제점에 대해서 써 보려고 한다.
1. 교권이 무너지면 학생 지도를 할 수 없다.
교사는 한 반에 여러명, 최근에는 학생이 줄어서 스무명 정도의 학생을 다같이 지도해야 한다. 한 학생이 수업을 방해하면 다수가 피해를 본다. 그 학생을 지목하여 제지해야 하고 동시에 다른 학생도 관리해야 한다.
실제 수업 상황에서도 이런 경우들이 있었는데 그 학생의 수업권을 운운하기 전에 수업태도를 바르게 하도록 지도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수업 받을 태도가 아닌데 무슨 수업권을 주장하는 건지?
대부분 교사에게 이 모든 책임을 부여하는 게 참 의문이었다. 정상적으로 수업을 이어나가려면 교장선생님이나 다른 선생님이 배정되어 이 학생을 따로 분리하여 지도하는 분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
2. 아동 학대의 범위가 어디까지인가?
아동학대법을 수정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어느 미투 교사의 증언을 보니 아이에게 교과서를 가져오라고 했는데 불응했고 그 사이에 다른 아이들이 이 아이가 전 담임교사가 있었을 당시 행했던 잘못들에 대해서 증언했다. 이 과정에서 한 시간 수업이 끝나고 아동학대로 신고를 당했다고 한다.
‘내 아이 마음 상해법’ 이라고 빈정거릴 만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러하면 아이가 교실에서 교사의 지도를 따르지 않고, 욕하거나 교사를 폭행하는 데 언어적 학대를 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이름도 지목하여 부르면 안되는 규칙이 있는지 커터칼로 교사를 위협하는 데 계속 ‘친구야’ 하면서 부르시는 선생님이 나오는 장면도 봤다. 아이는 이 상황에서 “네가 나를 어떻게 할건데?“ 라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아이도 실제 다른 해결할만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는 걸 경험으로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3. 인간 존중의 정신을 갖자
가끔 학교에서 근무할 때 학부모님이 마치 자신이 고용한 직원을 대하듯 하는 일들이 있었다.‘내가 낸 세금으로 월급을 받는 공무원직에 속해있으니 그렇지 아니한가?’ 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내가 고용주라고 해도 직원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태도는 인간의 기본적인 덕목이 아닌가?
어째서 학교에 와서 자기 아이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거나 교사 자격이 있다 없다 논하거나(국가자격증이 있다!) 하는 무례를 저지르는 지 모르겠다. 마치 본인이 가진 스트레스를 여기에서 온전히 쏟아내보자 라는 태도로 보여져서 국민 정신 건강 상태가 우려된다.
4. 본인의 아이에게 이 모든 과정이 도움이 될 것인가?
학교는 사회생활을 배워가는 과정중에 하나다. 아이의 부모님이 나서서 아이를 대변하고 관계를 정리하더라도 아이가 스스로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가는 게 옳은가에 대해서 서서히 알아가야 한다.
부모님이 대신 나서서 처리해준다고 해서 평생동안 아이의 보호자가 될 수는 없지 않은가? 아이가 한 명의 성인으로 자라도록 도와주는 것이 양육인 것이다.
아이는 부모가 하는 모든 말과 행동을 듣고 배운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5. 내 아이만큼 남의 아이도 소중한 존재이다.
부모님들의 민원을 듣다 보면 ‘이 세상에서 중요한 아이는 내 아이뿐이다’ 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사실 모든 아이들은 그 부모님들에게는 하나밖에 없는 보물이며 그 이야기를 듣고 있는 선생님도 그 부모님에게는 더 없이 소중한 존재다.
교사가 학생 사이의 다툼을 중재해야 하는 건 맞지만 결국에는 그 부모님들이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 조금만 양보한다면, 아이가 아직 미숙한 미성년자임을 감안하여 원만하게 화해를 해야 남의 아이의 정서도 보호하는 거다.
‘인간이 모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소중한 존재’라는 점을 우리가 기억한다면 서로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답이 나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