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내가 도착한 작은 호텔의 접수대에 앉아 있는 여직원이었다. 전통의상을 곱게 차려입은 그녀는 나에게 살짝 미소를 지어보이며 객실로 안내하였다.
비바람이 치는 날씨에 도착한 나는 약간 풀이 죽었지만 침대에 벌렁 누워 조금 쉰 후에 곧 기운을 회복하였다. 그녀가 건네준 약도를 들고 길을 나서서 오토바이 투어를 하고 돌아오니 다시 홀로 여행을 할 용기가 충전된 것이다.
아침이면 그녀는 내가 호텔 메뉴판에 적힌 음식을 선택하면 주방에서 조리를 한 후 정갈하게 가져다 주었다. 아침에 먹는 따뜻한 쌀국수 한그릇과 정성껏 내린 베트남 블랙 커피가 얼마나 꿀맛이던지.
겨울이어서인지 손님도 많지 않고 한가한 오후에 나는 그녀와 1층 로비의 소파에 앉아서 수다를 떨었다. 그녀를 나를 집에 초대하고 싶어했고 별 계획이 없던 나는 흔쾌히 응하였다.
그녀의 오토바이 뒤에 타고 시장에 들러 생선과 야채를 산 뒤에 그녀의 집에 도착했다. 그 집은 문앞으로 끊임없이 지나가는 오토바이 소리가 요란했지만 내부는 매우 깔끔하고 정성스럽게 정리되어 있었다.
선량하게 생긴 남편과 딸이 열심히 거실 청소를 하고 그녀는 한사코 도와주려는 나를 말리고 한시간이 넘게 뚝딱뚝딱 저녁을 짓는다. 아~ 나는 배도 고프고 전날의 배탈로 피곤하여 양해를 구하고 그녀의 안방 침대에 잠시 누웠다.
한참 후 그녀는 한상 가득 맛있는 음식을 내놓았다. 나는 허겁지겁 음식들을 먹는다. 고기와 생선이 섞인 국물이 일품인 쌀국수는 내가 먹어본 것 중 단언코 가장 맛있는 쌀국수였다.
이제 돌아갈 시간..영어가 통하지 않는 그녀의 남편은 수줍게 웃음으로 작별을 고하고 그녀는 다시 오토바이에 그녀의 딸과 나를 태우고 밤거리를 달려서 나를 호텔에 데려다 주었다.
그 이후부터 그녀는 나의 베트남 여동생이 되었다. 페이스북을 보니 당시에 원하던 대로 둘째를 가진 것 같다. 그녀의 남편이 바라던 건강한 아들을 순산하길 기원한다.
아..기다리라 나의 베트남 여동생이여..
내가 곧 다시 만나러 갈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