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움과 답답함을 동시에 느꼈다
며칠 전 우연히 인터넷 뉴스를 검색하다가 기간제 교사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폭행을 당했다는 제목의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제목이 상당히 충격적이고 교사로서 동질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사건의 개요가 다분히 궁금하기도 하여서 자연스레 클릭하게 되었다. 기사에는 학생이 수업 시간에 직접 찍은 선생님을 폭행하는 동영상까지 함께 올라와 있었다.
나는 같은 교사로서 그 상황에 대해 매우 안타깝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답답함을 금할 수가 없었다.
동영상을 보면 교탁 뒤에 머리숱이 많이 빠지신 적어도 오십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 선생님이 서 계신다. 그리고 그 주변에 세 명 정도 되는 남학생들이 둘러싸고 있고 그 중 한명은 손으로 선생님의 머리를 연속적으로 장난스럽게 툭툭 건드린다
급기야 다른 한 학생은 빗자루를 가져와서 선생님을 놀리듯이 약간 떨어져서 여러번 머리를 때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그 학생들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삐뚤어진인성을 가지고 매우 나쁜 행동을 한 것은 누가 보아도 사실이다. 그리고 기사 내용이 자세하지는 않아서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 지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학생들의 항변은 출석체크를 하시는 선생님이 자신들이 수업에 지각하지 않았는 데 잘못 체크를 한 것때문에 그런 행동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다년간의 교사 경험으로 미루어 보아 그 학생들은 분명 수업 시간에 자주 늦게 들어왔고 그것을 여러번 경험한 선생님이 화가 나서 단호하게 출석부에 기재를 하려고 하였을 것이다.
그 상황에서 평소 그 선생님을 만만하게 여기는 세 학생이 거칠게 반항을 시작한 것이다. 출석부에 기재되면 한층 무섭고 파워가 있는 담임샘에게 알려지고 징계에 처해질 수도 있으므로 일단 그 상황은 어떻게 해서든 모면하고자 하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잘못을 쉽게 인정하고 싶지 않은 본성이 있으므로.
교사가 학생들에게 머리를 맞다니 참으로 슬픈 교육현실이다. 교사가 존경과 사랑은 못받을 지언정 학생들의 놀림과 웃음거리가 되다니. 사실 요즈음의 학교 분위기에서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학생인권 선언'이라는 것이 있은 후부터 내가 느끼기에는 학생의 인권은 날로 신장되는 데 교사의 인권은 나날이 추락하고 있는 것 같다. "교권이 바닥에 떨어졌다." 라고 개탄하는 소리가 들린 지가 수년 째인데 도무지 개선되는 상황이 일어나지를 않는 것이다.
실제 수업을 들어가보면 학생들 중 삼분의 일 정도는 아예 대놓고 수업을 시작 할 때부터 잠을 자려고 한다. 내가 학교에 다니던 시절에는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나는 고등학교 시절 너무 졸음이 몰려와 잠시 고개가 떨어질만큼 졸았는 데 선생님이 단호하게 뒤에 나가서 서 있으라 하셔서 혼자 뒤에 서서 매우 창피했던 기억이 있다.
요즈음에는 아주 당연스레 잠을 자고 깨워도 절대 의지적으로 일어나려 하지 않을 뿐 아니라 간밤에 무엇을 했는지 너무 깊이 잠이 들어서 깨웠다가는 무의식중에 욕이라도 들을 까 무서워서 깨울 수가 없는 경우가 많다. 학생들이 자는 것을 보면 관리자분들은 교사를 불러 나무란다. 물론 교사의 잘못도 일부 있겠지만 나는 항상 억울한 것이 수업시간에 자는 것은 학생 본인의 의지인 경우가 많다. '잠에는 장사없다.'라고 하지 않는가?교사가 수업을 흥미롭고 재미있게 운영하여 자는 학생이 없도록 노력해야 겠지만 기본적으로 학생 본인의 학습에 대한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자는 것보다 더 나쁜 경우는 수업 시간에 아예 친한 친구와 붙어 앉아서 수다를 떠는 경우이다. 조용히 하라고 주의를 주면 "딱 이 얘기만 하겠다." 너무 중요한 일이 있다. 신경쓰지 말고 수업을 하시라."라는 당당하고 어의없는 답변을 자주 듣는다. 대부분 아이들도 평소 무서운 교사에게는 이런 행동을 자제하고 좀 더 대화가 되고 성격상 평상시에 화를 잘 내지 않는 교사에게 이런 망언을 한다. 슬프지만 십대들도 눈치가 빤하여 약자에게는 강하고 강자에게는 약한 태도를 보이는 것이다.
이러하니 나도 요즘 아이들의 무서움을 잘 알고 그 상황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나 동영상을 보면 그 선생님의 태도도 무언가 이상한 점이 많다. 아이 셋이 둘러싸고 계속 장난을 하면서 머리를 때리는 데 선생님은 한 두번 정도 팔을 들어서 경미하게 말려볼 뿐 다시 교탁 쪽으로 무심하게 고개를 돌려버리신다. 아이들이 다시 끊임없이 수차례 머리를 때리고 심지어 한 아이는 동영상 촬영을 하며 중계까지 하는 데 선생님은 아예 관심이 없는 듯 신경쓰지 않고 하던 일만 계속 하신다.
이 장면을 유심히 보면 분명 선생님에게도 문제가 있음을 감지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이라면 선생님은 당연히 하던 일을 멈추고 아이들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매우 이성적으로 단호하게 꾸짖어야 한다.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므로 복도로 데리고 나가서 따로 훈계를 하고 학년부나 학생지도부로 인계를 하거나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인터폰으로 연락을 하여야 한다.
그런데 선생님은 너무도 이상하게도 계속 맞고 계시고 스스로 그 상황을 어느 정도는 방관하는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이유가 무엇인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는 점이다.
아무리 기간제 교사라도 내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서 학생들의 폭력까지 참을 필요는 전혀 없는 것이다.
교사 입장에서 이해를 하자면 아마도 선생님은 평소 학생들과의 소통이 어려워 현재 만성적인 우울함과 무기력 상태에 빠져 있을 수가 있다. 나도 사실 수년 전에 비슷한 감정을 느낀 적이 있고 학생들이 너무 실망스럽고 상식에 벗어난 행동을 하면 함께 있어도 다른 세상에 있는 것처럼 벽이 느껴지고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쳐서 완전히 무시하고 싶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무기력 상태는 어떻게든 벗어나야 한다. 그 학생들은 평소 선생님이 수업중에 일방적으로 혼자 수업을 하시고 의욕이 없고 학생들에게냉담한 모습을 보고 서로 소통이 되지 않으니 이런 행동을 해도 아무 처벌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믿었을 것이다. 그러니 문제 학생들이 단체로 매우 당당하게 동영상 촬영까지 하면서 선생님을 비웃고 조롱한 것이다. 아마 예견하건대 매 수업 시간마다 앞에 있는 교사를 무시하고 마음대로 행동하고 무리를 지어서 웃고 떠들고 했을 것이다.
교사는 적절한 때에 정색을 하고 단호하게 화를 내는 것이 필요하다. 여러분이 같은 상황이라고 상상해 보시면 그냥 학생들에게 계속 맞고 있는 다는 것은 사실 교사가 아니라도 매우 비상식적인 반응이 다. 누군가 회사에서 나를 집단으로 구타한다고 할 때 아무 저항없이 맞고 있는다? 이해할 수 없는 태도인 것이다. 아마도 문제를 일으킨 학생들은 물론이지만 선생님도 상담을 통해서 무력감이나 우울감이 있는 것이 아닌지 한번 진단해보셔야 할 것 같다.
그 선생님의 입장을 십분 공감하고 안타까운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앞으로 교육부에서는 교사들의 사기를 더욱 진작시키고 학생과 교사간의 사제간의 정을 다시 불러 일으키는 교육정책을 마련해주시길 바란다. 교사평가 등의 제도를 보면 도움이 되기 보다는 오히려 교사의 사기를 매우 떨어뜨리는 제도이다. 십대 학생들의 치기 어리고 부정적이며 냉정한 평가를 문서로 받는다고 상상해 보시라. 얼마나 기분이 다운되고 가르치는 일에 대한 보람을 잃게 되는지. 처음 시행된 해에는 교사들이 입을 모아 평가결과에 분개하였으나 몇년 동안 지속적으로 받으니 사실 좀 무감각해졌지만 자기 계발과 학생지도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교육계의 부적절한 제도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누군인들 직장에서 부정적인 평가를 그것도 아직 정서가 미성숙하고 혼란스러운 십대아이들에게 문서로 받고 싶단 말인가?
사제간 '서로에게 편지쓰기' 라던가 판넬 전시등을 통한 '서로 칭찬하기' 혹은 '대화의 시간'등을 더욱 늘려서 서로를 더욱 알아가고 이해할 시간을 주면 어떨까? 이외에도 다양하고 참신한 방법로 교사와 학생간의 신뢰를 쌓고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소통할 방법이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 그러면 이런 믿을 수 없고 다시 보고 싶지 않은 학생들의 교사 폭행 사건이 또 다시 벌어지는 일은 한결 줄어들고 학교가 한층 모두에게 행복한 장소가 될 것이다.
앞으로도 학생들에게 맞을 일은 없기를 간절히 바라며 안타까운 마음으로 써보았다. 그래도 교육의 유일한 희망은 '사제간의 돈독한 정'이라고 강력히 주장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