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를 벌어야 행복할 수 있을까?

영화 '빅쇼트'를 보고 난 후의 감상과 더불어...

by 사각사각

오랜만에 7-8년전에 담임을 했었던 제자를 만났다. 작년 스승의 날 만난 이후 제자가 나에게 줄곧 ‘스시’를 사달라며 만나자 하여 한가로운 겨울 방학에 만나게 된 것이다. 지금은 군대를 다녀오고 휴학 중 이었는 데 삼월에 곧 복학을 할 예정이었다. 이제 스물 네살인데 휴학 중에 이미 직장에 다니고 있었고 멋들어진 검은색 그랜저를 몰고 왔다. 수입차 부품에 관련된 회사를 다니는 제자는 주임으로 승진하였다고 나에게 명함을 내밀었다.


우리는 저녁으로 정답게 초밥을 먹으며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었다. 현재 제자가 고민하고 있는 진로에 대한 문제도 있었고, 이 제자는 고등학교 다닐 때 하도 극심하게 내 속을 썩여서 그 이야기도 만날 때마다 빠지지 않고 한다. 아마 본인도 나에게 너무 미안해 하는 마음이 있고 내가 많이 참고 도와줘서 무사히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도 가게 되었다고 거듭 고마워하는 것이다.


현재 제자가 고민하고 있는 문제는 진로에 관한 것이었다. 부모님이 등록금을 내주셔서 복학은 하기로 되어 있으나 현재 다니는 회사의 일이 꽤 마음에 드는 것이다. 회사에서도 인정을 받아서 앞으로도 팀장으로 승진이 가능하다고 하였다. 월급도 듣고 보니 10년차 경력의 교사 본봉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런데 또 다른 아는 형님이 제안한 일은 월수입 500만원 이상을 제시하였다고 한다. 나는 농담으로 혹시 “조폭 아니니? 불법을 저지르거나 청부살인이라도 하는 거 아냐?” 하였으나 사실 조금 의심이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아직은 불법이 난무하는 조폭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리고 이제 회사를 그만두고 곧 복학을 한다고 하니 안심이었다.

제자는 의미심장하게 “세상 일이 다 사기 아닌가요? 사실 월급을 그 정도로 많이 준다면 거절하기 힘들어요.” 라고 하였다. 그리고 우리는 밥을 먹고 커피도 한잔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나 걱정스럽고 찜찜한 마음을 거둘 수가 없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얼마의 돈을 벌면 우리는 만족할 수 있을까? 아마 사람들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다를 것이다. 많이 벌면 벌수록 좋겠지만 자신이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최소비용은 부양할 가족이 몇 명인지에 따라 다를 것이다. 또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온 ‘부의 수준’에 따라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돈의 액수는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따라서 사람마다 월수입이 천차만별이다. 업종에 따라서 한 달에 몇 천만원을 벌 수도 있고 몇 백만원을 벌 수도 있다. 내 생각에 보통의 중소기업에 다니는 10년차 경력을 가진 사람의 평균적인 월수입은 250~300만원 정도가 아닐까 한다. 물론 업종에 따라 다르고 대기업은 훨씬 더 많을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그럼, 우리가 한 달을 살아가는 데 최소한의 비용은 얼마 정도 필요한 것일까? 이것도 돈을 쓰는 사람의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인 기준으로 아파트 대출금을 내고 생활비를 내고 중소형 차를 운행한다면 최소한 200~250만원은 필요하지 않을까?

나는 올해 강사라는 직업을 갖게 되면서 기간제 교사라는 직업의 수입의 절반 정도를 받게 되었다. 그래서 지출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고 가능한 한 수입에 맞춰서 지출을 줄여서 생활해 보았다. 그런데 불필요한 지출을 최대한으로 줄이고 보니 한달 120만원이라는 금액이 그리 모자라지는 않았다. (여기서 아파트 대출금은 제외된 것이다.) 그래서 그 동안의 지출에 대한 깊은 반성을 하게 되었고 앞으로는 미래를 위해서 더욱 저축을 하는 생활을 하자고 다짐하였다.


지금 개봉된 영화 중에 ‘빅 쇼트’ (The big short)라는 제목의 영화가 있다. 나는 사실 제목도 잘 모르고 이 영화를 우연히 보게 되었는 데 무척 흥미로운 주제를 다룬 영화였다. 미국의 2008년도의 리만 브라더스 사태와 함께 광범위한 주택시장 붕괴 사건으로 수백만의 사람들이 직장과 집을 잃게 된 경위를 자세히 분석하고 은행 대출의 위험성을 일반인이 알기 쉽게 알려주고 일깨워주는 영화였다. 사실 어려운 경제전문 용어들이 등장하여서 아무리 쉽게 설명하여도 영화의 중반을 넘어가면 머리가 살짝 아파오기는 하지만 매우 교육적이고 의미 있는 영화라 추천하고 싶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그렇다면 어떻게 국가적인 이 모든 거대한 ‘비리’를 걷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답이 나오지 않아서 마음 한구석이 답답해진다.


이 영화에서 일반 서민들의 삶을 위협한 것은 은행권이나 이 은행을 감사하는 회사의 ‘사기’에 가까운 주택구입대출의 남발 때문이었다. 그런데 무리하게 은행의 대출을 받아 몇 채나 되는 집을 구입하여 그 차액을 남기고자 한 일반인들도 이 사태의 한 원인이 아니었을까? 개인들의 지나친 욕심이 엄청난 결과의 국가적인 경제 위기를 불러오는데 일조를 했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요즈음에 점점 더 ‘무소유’ 쪽에 가까운 물질에 관한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산속에 들어가 속세를 떠나 수행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니 돈을 버는 것에 아주 무관심하다고 할 수는 없다. 다만 나는 돈을 버는 것이 진정 행복하기 위한 것이라면 그 기준을 정확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현재 소유하고 있는 물질에 대한 ‘자족함’이라는 것을 갖기를 바라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기본적인 돈은 꼭 필요하다는 것은 부인할 수가 없다. 전세 대출금을 내고 생활비를 내고 자동차 유지비를 내고 문화생활을 하는 등의 비용을 벌어야 하는 것이다. 이것은 사람들마다 자신이 어느 부분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 지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러나 나는 돈을 벌기 위해 받아야 하는 만병을 일으키는 지나친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평소 돈의 씀씀이를 줄이라고 권하고 싶다. 어느 만큼의 ‘돈’이 필요하지 않으면 그 만큼의 ‘자유’를 얻을 수가 있다. 예를 들어, 내가 현재 강사로 받는 월급으로 만족할 수 있으면 나는 나의 노동 시간을 절반 정도로 줄일 수 있다. 물론 현재로서는 약간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다시 풀 타임 교사 자리를 찾기는 할 것이나 아마 스트레스는 배가 되지 않을까 싶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소비를 최대한 줄여야 한다. 자신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일 외에는 소비를 줄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의 경우에는 일년에 한번 동남아로 여행을 가고 싶다면 매달 불필요한 쇼핑이나 외식비를 줄여야 되는 것이다.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지출은 선진국이라는 미국인이나 캐나다인보다 높은 경우가 많다. 우리가 소위 ‘품위유지비’라는 것에 더 많은 지출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여성들의 경우에는 명품이라고 하는 옷, 가방, 화장품, 미용관리 등에 상당히 쓸데없는 비용을 많이 지출하고 있다.


외국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우리 나라 여성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거나 소유하고 있는 프랑스 제조 가방 브랜드 이름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도 그 가방을 구입하고자 하는 관심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여러 달의 월급을 모아서라도 구입하려고 하는 몇 십 만원 에서 몇 백만원에 이르는 그 명품 가방이라는 것 말이다. 오히려 그보다는 자신의 삶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주고 장기간 지속되는 만족도가 높은 여행 쪽에 더 지출에 비중을 두는 것 같다.


사랑하는 제자여… 살아가면서 사람보다 ‘돈’을 더 사랑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돈에 관한 기준을 명확히 하고 돈 보다는 ‘자족하는 마음’의 행복을 알아갔으면 좋겠다.

20대 초반, 아직 세상을 잘 모를 수도 있고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있고 최대한 많이 소유한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일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행복이 꼭 ‘물질’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말해주고 싶다. 행복은 스스로 ‘자족하는 마음’과 현재의 삶을 겸허하게 ‘감사하는 마음’에서 온다. 행복은 아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과 소유물들을 날마다 새삼 감사하는 마음에서 우러나온다. 제자여, 나는 네가 스스로 진정한 행복의 의미를 찾아서 당당하게 살아가기를 두 손 모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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