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인 에어' - 사랑한다면 다시 만나게 되리니
신분과 나이를 뛰어넘는 사랑의 힘
제인 에어라는 영화의 포스터에는 하얀 배경에 옆모습으로 한 단아한 외모의 여인이 서 있는 모습이 있다 . 요즘 넷플릭스라는 서비스로 영화를 자주(매일!) 보는 데 이 여인의 차분하고도 우아한 모습에 끌려서 이 영화를 클릭하게 되었다. 몇 세기 전의 유럽의 시대적인 배경과 고전적인 아름다움이 두드러지는 영화도 꽤 좋아하는 편이다. 처음에는 이 영화가 고전소설 ‘제인 에어’를 배경으로 만든 것인지 모르고 영화를 보기 시작 했는 데 중간에 ‘아~ 내가 소녀 시절에 읽었던 그 소설을 배경으로 한 것인가?”라고 기억이 서서히 되살아 나게 되었다.
고전적인 역할을 연기하는 배우들이 조곤조곤 속삭이듯이 대사를 읊는 것이 조용한 밤에 혼자 보기에 너무 좋았다. 소설 ‘제인 에어’는 19세기의 여성으로서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과정을 묘사한 소설이 화제가 된 작품이다. 그 당시의 여인들은 집에서 조신하게 신부수업을 받고 훌륭한 남편을 만나 결혼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제인은 외삼촌의 집을 나와서 홀로 독립하여 ‘로우드’라는 기숙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교사가 된다. 그후에 손필드 저택에 가정교사로 지원하여 로체스터라는 연인을 만난다. 무려 20년이 넘는 나이와 신분의 차이를 극복하고 사랑을 이루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19세기 그 당시에는 결혼하는 남녀의 이러한 엄청난 나이차가 보통이었다고 한다.
제인은 세상에 나가 홀로 서서 힘든 역경을 당당하게 이겨내는 확고한 신념을 가진 여성이다. 무채색의 소박한 드레스를 입고 머리를 단정하게 빗고 항상 무표정한 얼굴을 하고 있다.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시고 외삼촌의 댁에서 학대를 받으며 자라온 슬픈 과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현대적인 교육을 받은 지적인 여성이고 로체스터가 한눈에 반할만큼 자신감이 있고 자기 의견이 분명한 여성이다. 아마 그 당시로는 매우 독특한 개성을 지닌 여성이었음에 틀림없다.
로체스터는 상당히 냉소적인 분위기의 남성이다. 그러나 나쁜 남자의 매력이 넘치고 여성들에게 어필하는 뜨거운 눈빛을 가졌다. 이 분이 제인을 바라보는 눈길은 나라도 반할 것 같이 열정적이고 따뜻하고 호기심이 가득하다. 그리하여 제인은 스무 살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이 분과 사랑에 빠지게 되었을 것이다. 평소에는 무심한 듯 하면서도 실제로는 다정다감하고 사랑에 매우 적극적인 남성이다.
어떤 영화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장르마다 다르겠지만 이 영화는 명작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전체적인 스토리도 탄탄하고 장면이 너무 아름답다. 마치 19세기에 그려진 유화를 보는 것처럼 아스라한 회색이 주조를 이루는 의상과 배경이 한 폭의 그림 같아서 눈을 뗼 수가 없다. 영화의 몇 장면을 잘라서 그대로 인화를 하면 한 장의 훌륭한 그림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연극적인 톤의 고전적인 대사도 닭살이 돋기는 하나 그 시대의 시적이고 열정적인 사랑 표현을 듣는 것 같아서 매우 감미롭다. 짙은 물안개가 늘 피어있는 듯한 평야나 오랜 세월이 담긴 듯한 저택 건물의 모습도 너무나 고혹적이다. 이 그림 같은 장면에 꼭 들어맞는 아름다운 두 연인 만으로도 이 영화에 깊이 빠져들만 하다.
그림같은 영상의 묘미!사랑은 국경이나 나이도 초월한다고 한다. 실제 이 이야기에서는 나이와 신분을 초월하는 두 사람의 사랑이야기가 그려진다. 중간에 여러 가지 장애물이 있지만 이 모든 것을 극복하고 결국 이들의 사랑은 이루어지는 것이다.
운명적인 사랑이란 존재하는 것 같다. 물론 사랑이란 것 자체가 전세계 60억명에 달하는 사람 가운데 한 명을 만나게 되는 매우 특별한 경험임에 틀림없다. 확률로 따지면 아마 로또에 당첨될 확률보다도 훨씬 더 어려울 것이다.
제인은 당당하게 자신의 사랑을 선택한다. 고아와 어린 시절의 학대라는 가혹한 운명을 이겨낸 것처럼 그 힘과 용기로 당당하게 사랑도 얻어낸다. 현대 여성들도 이러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누구에게 수동적으로 선택 받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사랑을 선택 하길 바란다. 그러나 그 선택에는 분명한 책임과 상당한 희생이 뒤따르는 것을 잊지 마시길…그리고 둘이 하나가 되었다고 하여도 또 언제나 홀로 설수 있어야 함도 기억하였으면 좋겠다.
사랑은 서로 의지하는 것이다. 남과 여라는 서로 극명하게 다른 둘이 조화를 이루어 하나가 되는 것이 사랑이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면 그 모습은 가장 완벽에 가까워진다. 내 부분만 채우려 해서는 안되고 서로의 요구를 들어주고 어느 만큼은 나의 것을 양보해야 한다. 내 의견만을 관철시키려고 하거나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해서도 안된다.
결혼은 서로 매우 다른 독립된 두 인격체가 만나서 매일 함께 살아가며 토닥토닥 위로하며 평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이 둘의 생각과 의견이 항상 꼭 같을 수는 없다. 다만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서 그 부분까지도 사랑으로 덮어줄 수 있어야 한다.
사랑은 희생이 필요하다. 내가 원하는 대로 내가 가고 싶은 길로만 갈 수는 없다. 때로는 자신의 목표를 포기하고 상대방을 따라 가주어야 할 때도 있다. 그러나 그 길은 운명적인 연인과 함께이니 지독히 외롭지는 않을 것이다. 아이들이 생긴다면 세상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없는 행복을 느낄 수 있겠지만 어느 정도는 나의 삶과 자유를 희생하여야 한다. 그래도 제인은 이 진실된 사랑에 이끌린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고 끝까지 지켜낼 것이다.
진실된 사랑은 영원하다. 신이 이 둘을 묶어놓았으므로 사람이 이 둘 사이를 갈라놓을 수 없을 것이니!
사랑의 힘으로 다시 만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