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미녀와 야수 >
평점: 8/10점
추천이유: 판타지로서의 화면도 훌륭하고 2시간 20분 정도의 시간이 지루하지 않을 만큼 몰입도와 오락성도 있음.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강추!
영화를 보는 이유 중 하나는 잠시 또렷한 현실을 떠나서 아른거리는 판타지의 세계에 빠지고 싶어서 일 것이다. 그렇다면 디즈니에서 만들어낸 이번 미녀와 야수 이야기를 강추드린다. 애니메이션을 그대로 실사판으로 옮겨 놓은 듯 하면서도 더욱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동화 한편을 현실세계처럼 그려놓았다. 흑사병이 돌았던 중세 유럽의 시골마을에는 ‘벨’(엠마 존슨)이 살던 시골 마을과 ‘야수’(댄 스티븐스)의 오래된 성이 전설로 존재할 것만 같다. 익숙한 주제 음악들도 뮤지컬이나 오페라 한편을 보는 듯 매우 웅장하고 아름답다. 마법에 걸린 성안에 있는 시계, 양촛대, 찻주전자, 찻잔역할을 하는 인물들이 실제 영화에 나오는 그 사물들과 너무 닮아서 웃음이 나온다. ‘벨’을 짝사랑하는 개스턴과 그의 친구인 르푸의 대사들도 상당히 유머스럽다.
월요일 오후 텅텅 비어 있는 영화관에서 여유롭게 영화를 즐기고 크레딧이 올라가며 마지막 음악 끝날 때에도 자리를 뜨고 싶지 않았다. 문 앞에서 안내하시는 직원 분에게 어쩐지 미안하여 조금 일찍 나왔지만 거리의 가득한소음과 차량 속에서도 한동안은 꿈속을 걸어 다니는 기분이랄까. 항상 현실감을 가지고 살아야 하지만 두시간 여 정도 영화라는 마법에 걸리는 것도 나쁘진 않다.
왕자는 마법에 걸려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질 만큼 성에 갇혀 살았지만 그 동안 그는 허영과 이기심을 버리고 진정한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났다. 오랜 기간의 고독과 절망 속에서 그는 오만했던 자신의 과거를 찬찬히 돌아보았을 것이다. 그가 요정의 저주로 마법에 걸리지 않았다면 ‘벨’을 만나 그녀의 순수하고 진실한 사랑을 알아볼 눈을 가지지 못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철저한 고독의 시간이 필요한가 보다. 홀로인 시간 동안에 미처 보이지 않던 나의 과오를 돌아보고 그렇다고 지나치게 자책하지는 말고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벨은 마을 사람들이 보기에는 빼어난 미모를 가지고 있지만 특별한 가치관을 가진 ‘이상한’ 여인이다. 그 시대의 시골 여인들처럼 신체 건강하고 능력 있는 남자를 만나서 결혼을 하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심지어 마을 처녀들이 모두 동경하는 청년의 청혼도 거절한다. 물론 이 청년이 자기 잘난 맛에 사는 나르시즘이 강한 인물이라 나라고 하여도 별로 끌리지는 않지만 만인들이 부러워할만한 남편감인 것은 분명하다. 벨은 독서를 하면서 꿈을 꾸고 마을 밖의 세상에 나가서 자신의 진정한 삶을 찾고자 한다. 우리가 늘 보아오던 백마를 탄 왕자님이 오기를 기다리는 신데렐라나 백설공주와는 확실히 차별된 캐릭터이다. 아버지를 대신해서 용감하게 감옥에 갇히고 곤경에 처한 아버지를구하러 가고 야수에게도 자신의 의견은 분명하게 전달하는 주관이 뚜렷한 여인이다. 그야말로 영국과 프랑스의백년 전쟁을 승리로 이끈 잔다르크 같은 성품을 가졌다. 현대 여인들에게 요구되는 인성인 자립심과 개척 정신이 투철한 여인이라는 것이 벨의 매력으로 보인다.
그들은 서로의 공통점을 알아 가면서 서서히 가까워지고 마침내 사랑에 빠지게 된다. 독서를 좋아하는 벨에게는 그의 거대한 서고는 매우 행복한 장소였고 야수도 그녀와 시간을 보내며 다정하고 섬세한 마음을 보이게 된다. 미녀와 야수의 사랑을 보면 선입견을 가지고 사람을 바라보지 말고 그 사람의 내면을보라는 메시지를 전달해준다. 우리가 쉽게 끌리게 되는 한 사람의 훌륭한 외모나 배경이 그 사람의 고귀한 인품을 대변해주지는 못한다. 우리가 타인에게 가지는 불공정하고 성급한 편견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시간을갖도록 해주었다.
미녀와 야수의 깨어나고 싶지 않은 꿈 같은 사랑 이야기…외모가 아닌 내면의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야수가 다시 왕자로 변하지 않더라도 사랑할 수는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