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인들과의 소통에 대한 반성

영화 <컨택트>

by 사각사각


소통이 없는 곳에는 갈등이 존재한다


어느 날 갑자기 지구 곳곳에 등장한 거대한 알 모양의 우주선, 인간과 외계인 사이의 대립이 시작된다. “외계인들이 지구에 온 목적이 무엇인가, 혹시 지구 정복을 위해 침략을 해오는 것이 아닌가?” 인간들은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다만 같은 자리에 머물며 알 수 없는 언어로 방송만 하는 외계인을 두려워한다. 이 외계인들이 지구에 온 의도를 알고자 저명한 언어학자 루이스(에이미아담스)와 수학자인 제임스(제레미 러너) 보내어 소통을 하고자 하지만 서로의 언어를 배우는 과정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동안 인간들은 공황상태가 되어 혼란에 빠지고 폭동이 일어나고 중국을 대표한 몇몇 나라들은 먼저 선제 공격을 시작하기도 한다.

이 문자 어떻게 쓰나?

소통은 작은 움직임에서부터 시작된다


비상상태를 지휘하고 있는 책임자는 빠른 답변을 원하지만 외계인은 인간과 소통되는 문자나 언어가 전혀 없다. 세계적인 언어학자인 루이스는 경계하는 군인들을 지나쳐서 용감하게 외계인들에게 다가간다. 조그만 화이트 보드에 ‘Human’이라는 단어를 적고 유리벽 사이로 하이 파이브를 하는 것으로 소통은 시작되었다. 외계인은 ‘헥타포드’라고 하여 문어를 닮은 여섯 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는 데 다리 하나를 유리벽에 갖다 대는 것으로 호응한다. 그들과의 소통은 아주 작은 호감의 나눔으로 시작된 것이다. 이 두려움을 뛰어넘은 소통의 시작이 매우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인내심....

소통에는 긴 시간의 인내가 필요하다


서로의 단어를 하나씩 가르쳐 주는 것으로 시작되는 소통의 시작, 결코쉬운 과정이 아니다. 왜 외계인들은 감질나게 18시간에 한번씩만 만나주는 걸까? 며칠이라도 밤샘을 하면서 함께 회의실에 모여서 속성 언어 학습 과정을 만들면 안 되는것일까? 한 명의 성급한 인간으로서 하루 하루 반복되는 언어학습 과정에서 이런 답답한 마음이 들었다. 소통이라는 건 시간을 두고 오래 만나야 하고 서서히 마음을 열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늘 시간에 쫓기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든 일에 인내심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문득 외계인들과도 교감하는 시대에 지구인들과 불통을 겪는 것이 슬퍼졌다.


소통의 부재로 발생되는 문제는 늘 우리 주변이 있고 그 소통의 실패로 인한 결과는 사실 꽤 참담하다. 다소 길고 지루한 과정을 거치더라도 소통은 꼭 필요한 과정임에 틀림없다. 그간 사람들과의 갈등 상황에서 너무 지쳐서 소통의 가능성마저 너무 일찍 차단해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처절한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


당신, 미래를 미리 알고 싶은가?


또 하나의 중요한 화두는 원 문자를 가진 외계인들에게 시간은 일직선 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들은 미래의 일도 미리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개념이 과학적인 지 모르겠으나 심정적으로는 이해가 가기도 하는 것이 과거와 현재와 미래는 늘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때로는 과거에서 현재로 현재에서 과거로 시간이 순서와 관계없이 순환되고 있는 것 같다. 그러하니 미래도 역시 과거나 현재와 완전히 다르지는 않고 인과관계가 있는 형태로 그려질 것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과거, 현재, 미래라는시간 자체가 하나의 순환하는 원안에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여기에서 또 하나의 질문이 넌지시 던져진다. 그렇다면 당신은 미래를 알기를 원하고 만약 미래의 당신의 모습을 알게 된다면 현재와는 다른 선택을 할 것인가? 루이스는 미래에 겪게 되는 매우 비극적인 사건을 미리 알게 되지만 이렇게 고백한다.


“이 여행이 어떻게 흘러갈지,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를 알고 있어도…나는 모든 걸 껴안을거야. 그리고 매 순간을 반길 거야.”
미래를 알고 있지만...

제임스는 외계인들을 평화롭게 떠나 보내면서 이런 달콤한 사랑고백을 한다.


“난 수많은 별들을 보면서 살아왔어. 그런데 외계인들을 만난 것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은 너를 만난 거야.”
멋진 사랑고백

이런 달콤한 고백을 듣고 어떻게 그와 미래로 함께 가지 않을 수 있을까? 슬픈 결말이 기다리고 있을지라도 현재의 확고한 사랑을 놓칠 수는 없을 것이다.


미래에 간단하게 피할 수 있는 있는 일들은 미리 피하면 좋겠지만 그 일을 넘어간다고 하여 또 다른 불행은 없을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살아가다 보면 늘 평탄한 길만이 펼쳐지지는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 어느 날 갑자기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하고 잊을만 하면 떠오르는 아픈 일들을 겪기도 한다. 인간의 삶이란 때때로 숙명처럼 고통과 아픔이 따라온다. 그 모든 과정을 극복하면서 좀 더 성숙한 한 인간이 되기를 바랄 뿐이다.

어쩌면 불운한 미래를 분명히 알고 있다고 해도 우리는 자신이 진정 가고자 하는 길이라면 그 길로 용감하게 걸어가야만 할 것이다. 사랑도 이 피해갈 수 없는 운명 중에 하나가 아닐까?

함께 할 운명..사랑

외계인들이 나에게 미래를 볼 수 있는 언어를 가르쳐 준다고 해도 나는 공손히 거절하겠노라.

미래는 알고 싶지 않다. 그래야 더욱 행복하게 현재를 꿈꿀 수 있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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