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올해 골든 글로브에서 작품상-드라마 부분을 수상하여 큰주목을 받았다. 대부분 극찬을 아끼지 않는 영화 관람평이 많이 올라오고 있고 상당히 호기심이 생겨서 조금 뒤늦게 보게 되었다. 한 흑인 소년이 불우한 환경에서 성장하면서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을그리고 있고 사실 특별한 사건이라고 보일 만한 장면은 거의 없어서 중간에 살짝 졸게 될 수도 있다. 옆에함께 영화를 보던 남편이 팔을 쿡 찌르는 바람에 스르르 잠에 빠져들 뻔 하다가 다시 정신을 바짝 차렸다. (매우 정적인 영화이니 이해하시길)
샤이론의 삶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진다. 샤이론이 점점 변해가는모습이 사람들이 그를 부르는 별명에도 잘 나타나고 있다.
리틀(little)- 유년기
두려움의 극복
어린 시절의 샤이론은 작고 연약해서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리틀’이라고 불린다. 패거리 친구들의 폭력을 피해 창고로 들어갔다가 우연히후안이라는 마약상을 만나게 된다. 후안은 마약상이라기에는 매우 따뜻한 성품을 가지고 있어서 이 때부터샤이론을 돌봐주면서 마치 아버지처럼 샤이론이 조금씩 성장하도록 도와준다.
마약 중독자인 어머니 밑에서 친구들에게는 따돌림을 받으며 항상 외롭게 살아가는 샤이론에게 후안은 삶의 구원자 같은 존재이다. 단연코가장 아름답고 인상적인 장면은 후안이 샤이론에게 수영을 가르쳐 주는 장면이었다. ‘수영을 배우는 것’은 샤이론이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점점 강인해 지는 상징적인 매체이다.
후안의 할머니가 어린 시절 달빛 아래 뛰노는 후안에게 하는 말.
“달빛 아래서 너는 그저 푸른색으로 보인단다.”
흑인들은 오늘날까지도 보이지 않는 편견과 차별을 받으며 살아간다. 이 대사는 결국 신 앞에 모든 인간이 동등하다는 점을 깨우쳐주는 할머니의 따뜻한 충고였다. 푸른 달빛 아래서라면 어느 인종이라도 달빛을 받아서 비슷한 푸른 빛에 물들게 될 것이다. 결국 피부색이란 그저 외면적으로 드러나 있는 겉모습일 뿐, 그 내면의 진정한 가치를 보아야 할 것이다. 생뚱 맞은 소리지만 후안(마허샬라알리)의 역할을 맡은 이 분은 반짝이는 눈빛과 부드러운 미소에 반할 것 같다.
“때때로 넌 스스로 무엇이 될지를 정해야만 할 순간이 올 거야. 절대 그 누구도 그 결정을 너 대신 해줄 수는 없어.”
매일 끊임없는 선택을 해야 하는 삶. 그 결정의 책임도 오직 자신이져야 한다는 것, 누구에게도 미룰 수 없다는 것을 되새겨주었다. 어떤 경우에도 내 삶을 다른 사람의 탓으로 돌리지 말자.
샤이론- 청년기
유일한 친구이자...
고등학생이 되었지만 샤이론은 여전히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어머니의 중독 상태도 점점 심각해진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후안도 이미 세상을 떠났다. 이런 외로운 샤이론에게단 한명 친구 케빈이 다가오고 그들에게는 사랑의 기운이 감돈다. 다소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사랑을 느끼는것은 불가항력적이지 않을까? 누군인들 세상 사람들에게 질타를 받는 특별한 사랑을 굳이 의도적으로 선택하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절대적인 사랑 때문에 샤이론의 인생 방향이 크게 전환되어 버린다.
블랙- 성인기
간지...
샤이론은 갑자기 강한 남자가 되어 어깨가 들썩여지는 힙합 음악과 함께 나타난다.어린 시절에는 허약하기만 한 아이 였는 데 갑자기 온몸에 금줄을 치장한 마약상이 되는 것이다. 웃을때 드러나는 위 아래 전체 금색 치아를 보고 깜짝 놀랐는 데 장식용 치아 덮개(?) 였다. 정말 아무도 건드리지 못할 인상이다.
그가 마약상이 된 것은 후안의 영향이었을 지도 모르고 케빈 때문이었을 수도 있지만 결국 마지막 선택은 샤이론 자신이 한 것이다. 그중요한 선택이 이렇게 까지 암울한 상황으로 흘러온 것이 안타깝기는 하나 샤이론이 앞으로 다른 삶을 살아갈 여지도 충분하다고 보여졌다.
이 영화가 이토록 주목 받는 것은 아마도 현재 트럼프가 강력한 인종차별 정책을 쓰는 것에 대한 반대 급부일 수도 있겠다. 임기 후에도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는 미국의 첫 흑인 오바마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도 있을 것이고.. 샤이론의 어린시절부터 계속 이어지는 가혹하고 굴곡진 삶을 보면서 그저 한번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