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차리는 수고로움을 겪으며
요즘은 거의 매일 집밥을 먹고 있다.
아침과 점심을 먹고 출근하며 간단한 도시락도 챙기고 늦은 저녁도 집에 와서 먹으니 말이다.
코로나로 인한 외출의 감소로 더욱 집밥을 자주 먹게 되었다.
집밥을 해 먹으며 느끼는 점은 많다.
먹는 다는 행위가 힘들 때도 있다는 것이다.
밥을 하려면 장을 봐야 한다.
일주일치 집밥을 하려면 마트에 가서 양손 바리바리 장을 봐야 한다.
무거운 짐을 들고 아파트 주차장을 힘들게 걸어 나오면 한숨이 나온다.
먹기 위해 이런 수고로움을 겪어야 하나?
먹기 위해 사는가? 살기 위해 먹는가?
소크라테스가 아니라도 이런 질문을 하게 된다.
욕심을 부려서 장을 본 것들을 다 들고 올 수가 없을 때도 있다.
그러면 내 자신이 한심하게 여겨진다.
밥을 하는 과정이 매우 행복한 순간도 물론 있다.
고요한 집에서 먹고 싶은 음식을 만들며 느끼는 평화로움..
입맛에 맞는 음식을 먹을 때의 행복감..
사람들을 만날 때면 식사를 함께 하는 일이 많다.
언젠가 티비 프로그램에서 소개팅을 할 때는 달달한 케익 같은 것을 먹으면 분위기가 좋아진다고 했다.
좋은 경험을 함께 한 사람에게 한층 호감이 생긴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는 식사나 커피를 함께 하며 사람들을 만난다.
밥 한끼를 함께 할 사람이 있다는 건 상당히 든든하다.
혼자 먹을 수도 있지만 누군가 함께 대화를 나누며 먹는 음식이 훨씬 나을 때도 많지 않은가?
누군가에게 한끼의 식사를 차려준다는 건
상당히 애정어린 행동이다.
정성을 다하고 시간을 들여서 하나하나 음식을 만들어 놓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먹는 시간 보다 한참은 더 걸릴 수도 있다.
추억에 어린 음식에 대해서 기억을 더듬어보려했으나
나의 어머니는 요리를 즐기지 않는 분이다.
물론 그래도 정성을 다해 매 끼니를 챙겨 주셨겠지만 잊을 수 없는 음식...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
어쩌면 기억력이 약한 나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나는 엄마를 사랑한다.
#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