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이사를 갈 생각이어서 짐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코로나로 인해 부동산 경기도 침체되어 언제 이사를 가게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십여 년이 넘은 물건들을 정리하니 한결 집안이 깨끗해지긴 했다.
소유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소유란 짐이 될 수가 있다.
정리하고 보니 십여 년이 넘은 물건들 대부분이 버려야 할 것들이었다.
오래 동안 돌보지 않고 곳곳에 방치한 물건들이 대부분.
이 물건들을 버리는 데 또 한달 이상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오르내리는 수고를 해야 했다.
이를 악물고 물건들을 버리면서 마음속에 남아 있는 감정의 쓰레기들도 함께 버리고 싶어졌다.
그렇다면 왜 십년 동안 사용하지도 않는 물건들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껴앉고 있었던걸까?
수입이 줄어들면 자연스럽게 소비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앞으로 우리의 미래를 보자면 아마도 경제 부분은 계속 어려워질 것 같다.
그렇다면 소비를 줄일 수 밖에 없다.
수입은 줄어들고 노후는 길어지니 벌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일하고 저축해서 미래를 대비해야한다.
며칠 전 밥솥이 수명을 다하고 말았다.
십 오년 가까이 사용했으니 이제 사망할 때도 되었다.
요즘 집밥을 주로 먹고 있으니 밥을 하긴 해야 했다.
냄비에 밥을 할 수 있다던데.
한번도 냄비에 밥을 한적이 없어서 반신반의했지만
냄비에 쌀을 넣고 물을 붓고 가스레인지를 켰다.
결과는 기대이상으로 괜찮았다.
약 25분 정도 끓이고 약간 타는 냄새가 나는 듯 할 때 불을 껐더니 누룽지도 알맞게 생겼다.
일석이조!
그럴다면 새 전기밭솥도 살 필요가 없지 않을까?
한 여름 더위에 냄비밥을 하면서 후회할 수도 있지만 소유하고 있는 물건들 중 많은 것들이 꼭 필요한지 다시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나이가 들며 몸이 점점 약해지니 일은 줄이고 싶고 수입도 함께 줄고 그렇다면 자연스레 무소유로 가게 된다.
유투브에서 명품 가방을 보고 있으면 '몇 달 치 노동을 해야 저걸 살 수 있나?' 생각하게 되고 관심이 일순간에 딱 사라진다.
돈은 소중하다.
돈은 자유를 준다.
그러하니 나이가 들어갈 수록 완전한 자유를 얻기 위해 젊은 시절 알뜰하게 모아야 두어야 한다.
사람도 무소유하면 어떨까 싶다.
좀 슬픈 생각이긴 하지만 사람에 대한 집착을 버리면 삶은 한결 가벼워질 것이다.
냄비밥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