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접 가서 느낀점
오늘 오전에도 유치원 파견업체에 면접을 보러갔다.
도착하고 보니 오래된 아파트 상가에 창고 같은 사무실이어서 적잖이 당황스러웠지만 대표님은 인상이 괜찮았다.
(뭐 사람 겪어봐야 알겠지만)
시간당 40,000원의 페이를 지급하니 나름 내실 있는 회사다.
사무실에는 직원도 없고 큰 비용 지츨하고 싶지 않으신 듯
다만 국공립 유치원들이 아직 코로나 때문에 수업을 시작하지 않은 곳이 많은 것 같다.
아직 유치원에서는 수업해 본 적이 없으니 교육 받으면서 준비를 하는 것도 괜찮겠지.
내일부터 학원에서 중, 고등 수업도 해야하니 적응도 해야하고 차라리 좀 준비할 시간을 주는 게 좋았다.
이로써 본격적으로 프리랜서 강사의 삶을 살아봐야겠다.
가능한 근무시간을 줄이고 스트레스도 함께 줄이고.
월급도 같이.... 다운?
대표님께서 홀로 사무실에 계셔서 심심하신 지 이야기를 꽤 많이 하셨다.
남자도 50대에 갱년기가 와서 여성적인 면이 생긴다는 데 말도 많아지는 것 같다.
원래 성격이 좀 만연체로 말을 천천히 길게 하는 타입인 것 같았고.
나도 학원 갈 시간이 좀 남아서 이런저런 이야기하며 소소한 대화시간을 가졌다.
면접을 보러 가는지 수다를 떨러 가는지.
대화의 주제는 가지가지
수명이 길어져 언제까지 무슨일을 해야 할지 고민이다.
교육 사업은 노년층이 많아지는 미래에도 더 성장할 것이다.
노인이 되면 공동체를 이루어서 재능 기부 수업을 하는 게 좋겠다
(그럼 난 영어 회화를 가르치겠노라)
나에게 DINK족이냐 질문 하여서 나는 그 단어를 들을 때마다 SINK 족인 것 같다.
Single Income No Kid
이 따위 농담도 하고
본인도 결혼했으나 아이가 없다
뭐 각자 사정이 있는 거 아니겠냐
(딩크족은 ㅇ뿔)
묘한 동질감 형성?
나는 어떤 기혼자가 아이가 없든 하나든 둘이든 셋이든 관심없다.
왜 아이가 없는 지는 그야말로 친한 친구 사이에서나 오고 갈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이다.
왜 처음 보는 공적인 사이에 이런 민감한 주제를 꺼내는 지 모르겠다.
이럴 때면 예전에 면접 볼 때 나에게 불임전문병원 소개하던 교감이 떠오른다.
대체 내가 물어본 것도 아닌 데 무슨 오지랖이냐
사실 그들도 별 생각 없이 꺼내는 주제이니 신경 쓸 필요가 없긴 하다.
그리고 혹시 나의 무심한 질문이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을까 늘 조심해야한다.
대부분 면접할 때 아이의 유무를 묻는 것은 아이 때문이 일에 지장이 생길까 해서이다.
유치원에서는 아이가 있는 걸 선호하기도 하는 데
회장실 뒷처리 등을 해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 엄마들은 경험이 많겠지만 난 사실 자신이 없다.
그리고 내가 최근 지난 2~3년 교육경력이 없는 것에 대해 꼭 질문한다.
혹시 병이라도 나서 그만둘까 봐서이다.
이래서 경력 단절녀라는 단어가 생겨났구나.
나는 당당하게 2년 여 창업을 했었으나 잘 안되서 정리했다 라고 했다.
나는 건강하다!
어쨌든 인간 사이에 대화는 중요하다.
건강한 사회생활에 도움이 된다.
나름 유익한 시간이었고.
비가 와서인지 조금 우울하지만
(다른 학원 페이가 너무 적어 고민이 되어서)
열심히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