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마음은

내가 움직이는 것

by 사각사각

며칠 동안의 극심한 스트레스로 두통과 함께 계속 배탈이 난다.

내 인생 중에 손에 꼽을 만한 싸이코 원장을 만나서 대판 싸우고 학원을 그만두었다.


처음 들어가자마자 원장의 강력한 강박증상이 느껴졌지만 몇 달은 참아보리라 했다.

프린트에 스탬플러는 어떤 방향으로 찍어라, 우리 학원에서 껌은 씹으면 안된다(나도?헐 ), 마커는 기름이 묻으니 반드시 책상 위에 놓아야 한다. 등등


모든 일에 자기 방식이 있고 그대로 따르라 하는 식이었다.

사람이 모두 다른 데 어째서 자기 방식만을 고집하는 지 모르겠다.

그 방식이라는 게 하도 사소해서 일일히 기억이 안날 정도였다.

진심으로 궁금하여 "마커는 칠판 밑이 아니면 어디에 놓아야하죠?"

이런 질문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누구나 수업을 하면 칠판 밑 공간에 내려놓으므로

마커 기름이 묻는 다고 다른 곳에 놓으라 하는 사람은 내 인생 처음이었다.

(니가 불편하면 닦아서 쓰지 그러니? 니 전용 마커를 들고 다니던지)

아마도 이 원장은 자신 만의 학원에서 왕 노릇하는 것이 유일한 낙인 듯하였다.


그건 그렇다치고 마지막 날에는 수업을 하는 중간에 계속 나를 손짓으로 불러냈다.

마치 자기 강아지라도 부르는 것처럼.

강의실을 나가보면 진도는 어디까지 나갈거냐? 지금 무엇을 하는 거냐? 등등 사소한 질문들을 이어나갔다.

밑도 끝도 없는 질문들을.

굳이 수업이 끝나고 이야기해도 될 것을 중간에 불러내 이야기하는 건 교사의 수업권 침해이다.


한 세 번째인가 네 번째인가 불러 나갔을 때는 도저히 참을 수가 없어서 내일부터 안나오겠노라 하고 짐을 달랑 싸들고 나왔다.

이미 전 주에 그만두겠다고 말했고 일주일 밖에 안되서 별로 챙길 짐도 없었다.

이 원장은 도무지 기본이 안된 인간이라고 밖에는 할말이 없다.

(나쁘게 말하면 쏘시오패스 증상이 있다)


문자로 일주일치 월급을 보내달라고 하니 자기는 매우 억울하여 나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겠다며 장문의 메세지를 보내왔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메세지에 내 명예를 훼손하는 단어가 있다. 나도 맞고소할 때 써먹어야 겠다.)


헐~~~너님의 말 끝나자마자 바로 나왔는 데 명예 훼손을 할 시간이나 있었냐?

원장의 무논리에 화가 나서 전화를 걸어서 하고 싶으나 참고 혼자 허공에 대고 욕을 한 이틀간 하고 나니 진이 빠진다.

진짜 소송 걸면 어떻게 대응할 지 생각해보고.


짧은 인생 서로 인연이 아니면 깨끗이 정리하고 돌아서면 된다.

굳이 문제를 더 키워서 악연으로 이어갈 이유가 뭘까?


워낙 싸이코 기질이 다분히 보여서 진짜 소송 당할까 걱정이다.

다시 어떤 식으로든 만나거나 엮이고 싶지 않은 데


세상 살다보면 예기치 못한 사고가 날 때가 있다.

마치 갑자기 일어나는 교통사고 처럼

빨리 그 불쾌한 상황과 생각에서 벗어나서 내 갈 길을 가는 것만이 살길이다.

바쁘다 바뻐 현대사회 두통과 복통으로 시달리면 나만 손해이다.


더운 여름 모두 건강하시길 바란다.

안 그래도 열받는 데 싸이코 안 만나고

좋은 인연들만 만나시길.

제발~~

저녁 바람이 산들산들 걷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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