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자들은 다들 그 때 내가 현재 옆에 있는 이 인간과 왜 결혼을 결심했는 지 기억이 가물가물 하실 겁니다. 그냥 잊고 싶은 기억일 수도 있죠.
운명처럼 만나자마자 '저 사람과 결혼을 해야겠다'라고 결심하신 분들은 참 행운이라 생각 합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자, 이제 결혼을 해야 할 때가 온 것 같은데 누구와 해야 하나' 라고 생각할 때 그 타이밍 만난 사람과 자연스레 결혼하게 되는 게 아닌가 합니다. ("저는 남편을 보며 내가 이십대에 너를 만났으면 벌써 헤어졌을거야."하며 혀를 끌끌 차곤 하였습니다)
물론 전세계 수억명의 사람들 중에 내가 결혼하고자 하는 타이밍에 딱 그 사람을 만났다는 것도 분명히 하늘의 뜻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러하니 결혼을 결심할 때의 뜨거웠던 사랑의 감정을 잊지 않고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가면서 두 사람의 사랑의 모습도 점점 무르익어 형태가 달라져 갑니다. 슬프지만 막 연애를 시작할 때의 설레임이나 짜릿함은 사라지고 편안함과 익숙함의 관계- 곧 매우 익숙한 가족의 모습이 되어가죠. 너무나 자연스러운 과정입니다.
하지만 얼마전 다시 수년만에 남편과 손을 잡고 걸어보았는 데 조금은 예전의 설레임이 느껴졌습니다. 너무 오랫만에 잡아 보아서인지 낯선 남자의 손 같은 느낌?
가끔은 두 손을 꼭 잡고 산책을 해보아야겠습니다.
십 여년전 느꼈던 사랑의 감정이 문득 다시 떠오를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저희 부부의 인생 장르는 로맨스라기보다는 늘 코믹한 시트콤입니다. 로맨스의 여주인공이 되기에는 너무 심플한 삶을 지향하는 제 성향 때문일까요?
음...드라마나 보면서 대리만족 해야겠네요.
요즘 핫한 남자 주인공은 누구?
'유아인'님의 가슴 떨리는 눈빛 연기를 혼자 몰래 다시보기 하면서 드라마 '밀회'의 주인공이 되고 싶은 설레이는 가을입니다. 정신차려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