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남편을 처음 만난 곳은 교회입니다. 당시 저는 영어예배에 출석하고 있었고 안내역할을 맡아서 처음 교회에 오는 사람이 있으면 예배가 끝난 후 냉큼 다가가서 인사를 나누곤 하였습니다.
남편은 혼자 쭈볏쭈볏 교회에 나왔고 첫 인상은 동글동글하고 귀여운(?) 머리가 좀 긴 교포스타일이였습니다. 저는 선뜻 같이 커피 한잔 하러 가자고 제안합니다.
같이 갔던 외국인 언니 한분이 먼저 가시고 우리는 던킨 도너츠로 2차(?)를 갔습니다. 당시 돈이 없었는 지 남편은 저에게 사달라고 했고 저는 '머 이런 놈이 다 있지'라고 생각했지만 함께 가서 그 후 남편이 거의 세시간동안 세련된 교포 발음으로 혼자 떠들어 대는 걸 들어줍니다.
(사실 그때나 지금이나 남편은 요점없이 길게 말하는 스타일인데 영어여서 멋있게 들린 듯..)
아..저는 남편의 영어발음에 홀딱 반해서 저의 인생을 걸게 된 것입니다. 아 미췬 영어 사랑! ㅋㅋ
그 후로 저희는 친구처럼 지내다가 무척 무료했는지 같이 남산도서관도 다니고 슬슬 데이트를 하다가 2년 정도 후 결혼할 나이가 꽉 찬 제가 어느 날 전화 통화중에 "야, 근데 우리 결혼 안하냐?" 이런 투의 말을 하면서 결혼의 길로 향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전 무드 없게 프로포즈를 먼저 한 여자가 되었습니다. 흑~)
그 후 제대로 된 프로포즈를 강요(?)하여 모 이태리 음식점에서 하트 모양 목걸이를 하나 받긴 했네요. (반지는 답답해서 안끼는 체질이라 결혼 반지는 저렴한 걸로 하고 전혀 착용하지 않습니다)
그 이후 고난의 세월을 지나 아직도 친구처럼 웃고 떠들며 그럭저럭 잘 살고 있네요.
좋은 쪽으로 생각하면 나름 잘 맞는 구석이 있는 커플입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