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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각사각 May 02. 2021

고양이와 본격적으로 놀기

스펙타클한 공놀이 가능

고양이와 함께 놀 색색의 공을 가지고 가지고 다.

놀러 가는 건지 수업을 하러 가는 건지.

그래도 부모님이 계셔서 좀 자제하고 중간 중간 살짝만 놀았다.


언제나처럼 아이는 고양이를 방석에 넣어서 데려왔다.

어제도 고양이느님은 반나절은 주무셨다는데.

~나름의 먹고 노는 업무가 피곤하셨겠지.

머리와 목덜미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드리면 어느 새 눈을 게슴츠레 뜨고 명상에 잠기신다.

마치 이 세상 분이 아니신 것 같다. 득도를 하신 분.

나도 명상이라면 자신 있는데

졸음과 명상 사이

분 불가한 지경이여

아~봐도 봐도 부럽디 부러운 고양이느님의 놀고먹고 자는 팔자.

전생에 나라를 구하신 분

나는 반대로 조상님이 나라를 팔아먹었던가? (ㅋ)

아궁~ 잠이 온다 잠이와 / 좋구나~더 쓰다듬어봐라

몸의 다른 곳은 다 그루밍이 되나 혀가 안 닿는 머리와 목덜미는 인간이 마사지를 해드리만족스러워 하신다.

'어서 옵쇼. 고양이느님. 분부대로 쓰다듬어 드립죠.'


궁금증을 참지 못하여 색색의 털공을 개봉하여 넣어드렸다.

공이 마음에 드시는지 제 것 인양 입으로 물고 만지지 못하게 하신다.

공을 살짝 던져드리니 잽싸게 앞발로 받아치는 센스.

타고난 사냥본능으로 움직이는 물체는 손으로 툭툭 잘 받으신다.

아웅~귀여움의 절정!

고양이느님과의 공놀이는 기대했던 대로 재미졌다. 부모님이 계셔서 나름대로는 눈치보면서 놀았.  집안을 돌며 더 신나게 놀고 싶었는데.

다만 공을 던져주면 툭툭 앞발로 치다가 가구 밑으로 쏙 들어가  찾게 될수가 있다. 혼자 드리블도 잘하신다. 제일 먼저 던져 드린 보라색 공은 이미 실종. 

역시 미천한 인간 따위 개의치 않으시는 혼자 놀기의 달인.

'~ 다섯개 천원 밖에 안하니 얼마든지 가지고 노십시오.'


한참 놀다가 다양한 얼굴을 만들어보았다. 천의 얼굴을 가지신 고양이느님.

배우를 하셔도 될 듯.

왼쪽 토끼  / 오른쪽 도라에몽
불량배 컨셉
놓아라~ 죽고 싶냐?^^

제일 좋아하시는 츄르도 드셨다.

튜브까지 씹어먹을 당찬 기세로.

야무진 성도 나와 비슷하신 분.

전생에 고양이였나?

어쩌다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 이 고생인고.

고양이느님 잘 먹고 잘 주무시고 장수하시겠습니다요.

음~아주 내 입맛에 딱이로구나

한참 놀고 아이와 잠깐 공부를 하는 사이 돌아보니

따뜻한 란다 창 앞에 자리를 잡으셨다. 팔짱을 끼시고 사장님 포스로 인간들을 매섭게 지켜보고 계신다.

어쩐지 뒤통수가 따갑더라니.


(고양이느님)"거~어째 놀기만 하는 것 같은데 열심히 가르치는 거 맞냐?"

"뉘예 뉘예, 여부가 있겠습니까요. 그런데 아이놈이 너무 집중을 안하옵니다. 차라리 고양이느님을 가르치는 게 빠를 듯 하옵니다. 영어를 좀 배우시렵니까?"

(고양이느님 ) "나는 됐다. 공부 안해도 인간들이 때 되면 먹을 것을 갖다 바치고 잘 모시고 있느니라."

"어떻게 그런 팔자를 타고 나셨습니까요?"

(고양이느님 ) "이게 바로 금수저 위에 냥수저이다. 너는 이미 틀렸으니 열심히 일해서 벌어라. 말년은 이보다는 나으리라"

"뉘예 뉘예. (눈물 쭉) 아~혹시 저희 집에 바퀴벌레가 서식 중인데 오셔서 잡아보시겠습니까? 겁나게 빨라서 잡는 맛이 있으실 것입니다."

(고양이느님) "아니다. 바퀴벌레는 맛이 없어서 안 잡을란다. 네가 적당히 때려 잡아라. 심심치 않게 나올 것이니."

"뉘예 뉘예. 혹시 조만간 저 대신 잡아 줄 남자 친구라도 생기지 않겠습니까요?"

(고양이느님) "그것도 장담 못한다. 여차하면 혼자 살 생각을 하거라.

"네?(어흑 어흑)

고양이 사장님 / 매서운 감시의 눈초리

이렇게 또 하릴없이 한가롭기 그지 없는 주말 오후가 간다.

고양이느님은 진정한 평화 전도사이자 에너자이저.

무한한 반전 매력을 지니신 분

오래오래 만수무강하소서. (ㅎ)

이것들아~ 똑바로 모셔라 ^^
고양이와 함께 하는 화창한 주말 /  억울하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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