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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각사각 May 04. 2021

왜 속도위반을 할까?

아~내 피같은 돈!

속도위반 범칙금을 두 개 냈다.  리 드문 일도 아니다. 주차와 속도위반 법칙금 심심치 않게 내는 편이다. 핑계를 대자면 역마살 덕분에 워낙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기 때문인지도. 그래도 뼈 빠지게 번 돈이니 왜 속도위반을 하는지 반성해보고 앞으로는 줄이도록 해야겠다.


 장의 통지서를 자세히 보니 하나는 속도제한 60에서 75로 전했고 하나는 어린이보호구역 30에서 43으로 위반을 했다. 아악~ 순식간에 내 피 같은 돈 무려 64,000원이 나갔구나. 도 위반을 한 것이니 딱히 이의를 제기할 수는 없지만 최근에 생긴 것 같은 어린이 보호구역은 좀 너무 많다 싶을 때가 있다. 어느 을 운전하다 보면 한 블럭에 한 번씩 어린이 보호구역이 나온다. 속도제한 30이면 차로서는 거의 기어가는 수준 아닌가?게다가 위반 시간을 보니 20시 41분이다.


은근히 불만인 부분은 '대체 20시 41분에 어린이들이 학교 앞에 있을 이유가 있을까?'라는 점이다. 속도위반 적용시간 같은게 따로 정해져 있어야 하는게 아닌가 말이다. 이 늦은 저녁 시간은 어린이들이 이미  몇 시간 전에 하교하여 꿈나라로 갈 준비를 하고 있을 시간 아닌가?


벽에 대고 혼자 중얼중얼 항변을 해보아도 방법은 없다. 항상 어디를 가든 네비를 켜고 생뚱맞은 귀여운 아이 목소리로 어린이보호구역임을 알려주는 소리에 귀를 쫑긋 기울이고 있어야 한다. 또 피 같은 아까운 돈을 내지 않으려면.


돌아보니 운전을 한지가 거의 십 오년은 되어가는 것 같다. 그 중 접촉사고는 두 번 정도 났었으니 양호한 편이다. 그 둘 상당히 경미했다. 하지만 교통사고의 경우는 아무리 경미해트라우마로 남는지 잊을 수가 없고 선명하게 기억에 남아있다. 그 중 하나는 출근을 하는 길이었고 좌회전을 하고 있었다. 막 좌회전을 하자마자 내 차 앞으로 트럭이 한대 돌진하여 들어오는 분명하게 보였다.


 그 단 몇 초가 마치 드라마의 슬로우 모션처럼 눈 앞에 흘러갔고 황당하다는 각이 스쳤다. 내 눈에는 트럭의 뒤 꽁무늬가 확실하게 보였고 언뜻 보아도 내 앞에는 그 차가 들어올 만한 충분한 공간이 부족했다. 그 속도로 들어오면 분명히 내 차의 오른쪽 옆을 긁고 지나가게 되어 있었다.


결국 그 차는 내 차 옆면을 살짝 치고 내 앞쪽으로 들어왔다.

다행히도 아주 살짝 부딛쳤기 때문에 다친 은 없었다. 하지만 난데없이 사고가 난 것에 무척 놀랬고 차를 멈추고 처리를 하느라 학교에 늦을 것 같은 게 더 걱정이었다. 트럭에는 매우 앳된 청년이 타고 있었다. 본인도 무슨일인지 상황 판단이 안 됐던 것 같다. 양쪽의 보험사 담당자가 왔고 사고는 보험으로 잘 마무리됐다.


나의 과실이 10~20%만 나온 것을 보면 잘못이 크진 않았으나 그마저 억울하여 바로 앞 경찰서에 가서 항의를 하긴 했다. 하지만 도로에서는 차량을 조금이라도 움직였다면 무조건 책임이 있다고 다. 도로 한가운데 있었으니 움직이지 아니할 수 없었지만 더 큰 사고도 많으니 이 정도는 볍게 넘어가야 할 일이었다.  년은 지난 일인지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그리고 얼마 전 과외를 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골목으로 들어올 때 무척 피곤했고 빨리 집에 도착하고 싶었던 것 같다. 다소 빠른 속도로 골목으로 들어갔고 시간은 밤 열시 삼십분 정도였다. 갑자기 차 앞으로 검은 옷을 입은 한 청년이 뛰어왔다. 보이지도 않았는데 단 몇 초만에.


 그 청년은 거의 차에 치일뻔 했는지 외마디 소리를 내며 화를 내었다. 나는 할말이 없어서 창문을 내리고 미안하다고 황망하게 사과를 했다. 천만다행. 청년은 차에 닿지 않은 것 같지는 않았지만 거의 바로 한 두뼘 앞에서 멈췄던 것 다. 깊이 깊이 반성할 시간.


운전을 하다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매우 다혈질이란 걸 알게 된다. 신호가 바뀐지 0.001초가 지났을까 말까한 순간에 바로 신경질적으로 경적을 울려대는 사람들도 있다. 진짜 거짓말 보태어  0.1초가 아니라 0.001초만에. 운전 에는 갑자기 속도를 높여서 앞으로 무리하게 끼어들기를 하는 차량도 많다.  역시 함께 조금만 속도를  내었더라면 접촉사고가 날만한 상황들이다. 이러니 운전을 천천히 하는 것만이 오래 살 길이다. 


떤 외국인 친구는 대체 이런 도로 상황에서 어떻게 운전을 하냐고 질문을 한 적도 있었다. 쩝~뭐 사람 사는 곳에서 다 하다 보면 적응이 된다만 운전대만 잡으면 예의 없고 조급하고 욕을 부르는 인간들이 많다. 공익 광고였던가 멋진 차에서 내리는 운전자가 사람이 아니고 개였던 광고. 참 시니컬하고도 머리 속에 각인이 되는 기발한 광고였다.  장면을 기억하며 운전할 때마다 사람이 아니라 개가 되는건 아닌지 반성해봐야 한다.


결론은 부터 운전을 천천히 조심해서 하자는 것이다. 운전은 사고가 나면 트라우마가 쉽게 잊혀지지 않으며 물질적, 인명 피해가 발생하는 중대한 일이다. 어디든 약속이 있다면 시간을 넉넉하게 잡고 가는게 좋다. 마음이 급하면 과속을 하고 카메라에 찍히고 눈물을 머금고 아까운 범칙금을 내야 한다. 평소에 일하러 다니면서 돈 한 푼 벌려고 얼마나 고생을 하냔 말이다.


가끔 이 도시가 재정 적자라더니 부족한 운영비를 과도한 주차, 속도 위반 범칙금으로 메우고 있는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들지만 아무리 궁시렁대봐야 조심하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다.


무엇보다도 운전에는 나와 이웃의 소중한 생명이 달려있으니 항상 자중하자. 우리 함께 오래오래 건강하게 장수하려면.

비오는 밤 도를 닦으며 반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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