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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각사각 May 05. 2021

휴일의 풍경

매우 맑음!

어린이날이다. 언제나처럼 산책을 나왔는데 역시나 휴일이라 가족들이 모여서 많이 나왔다. 게다가 무려 어린이날이지 않은가? 제 아무리 코로나 시대라도 어린이들을 위해 에버랜드 정도는 가주어야 할 것만 같은 날. 날씨도 마침 푸르디 푸른 하늘에 바람도 딱 알맞은 온도로 불어온다. 일기 예보에서는 돌풍이 분다고 했었던 것 같은데 살짝 덥고 아주 기분이 좋아지는 바람이 불어올 뿐이다. 겉옷을 벗어서 계속 들고 다니는게 거추장스러울 정도로.


사람들이 있는 풍경은 알록달록하고 자연만 있는 것보다는 다채롭다. 꽃도 지는 시절에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초상권이 있는데 마음대로 사진을 찍을 수는 없지만 왠지 네모난 사진 레임 안에 멀리라도 사람들을 넣고 싶어진다. 비누방울을 고 킥 보드를 타고 연을 날리고 강아지를 산책시키는 보통의 사람들. 무심하게 멀리서 보니 세상 아무 걱정이 없고 평화로워 보인다. 이러하니 우리가 잘 모르는 타인의 타들어가는 속사정은 아무도 알수가 없는 것이다. 그들도 똑같이 인생에 비슷한 고민과 걱정과 괴로움이 있겠지만 햇살과 초록빛이 쏟아지는 봄날에 훔쳐보는 그들은 다들 편안하고 더없이 행복하게만 보인다. 상당히 스토커같은 발언이네.(ㅋ)

평화로워라~

호수에도 수생식물 같은 녹색 식물들이 잔뜩 자라났다. 오리도 둘씩 짝을 지어 한가롭게  위를 유영하고 회색 물고기들도 사람들이 주는 밥을 얻어먹으려 바글바글 모였다. 다리가 가늘고 긴 회색 학도 여유자적하며 호수로 날아와 사람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어린 아이들은 전기로 움직이는 귀여운 자동차를 운전하기도 하고 빨간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기도 한다. 나는 한자리에 붙박이처럼 앉아있지만 카페 안에서 가끔 바라다보는 풍경과 사람들은 계속 바뀐다. 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세상일세.

하늘과 호수!

카페 안에 한 분이 개 세 마리를 데리고 오셨다. 검정, 갈색, 누런빛으로 다들 다르게 생겼고 은근히 못생긴 편인 아이들도 있는데 참 순하게 바닥에 누워서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조금씩 처량하고 서글퍼보이는 눈빛을 하고 는게 유기견들을 데려온 것 같은 느낌도 있다. 나름 생에 한이 있는 개들인가? 예전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심정을 잘 몰랐는데 아이를 키우는 것처럼 무한한 애정이 기는 것 같다. 내가 오롯이 책임져야 할 작고 없는 생명이며 서로 애정을 주고 받는 존재가 생기것이다. 외로운 인간에게 오고 가는 무정한 사람 대신 반려동물이 그 자리를 성스럽고 든든하게 지켜주고 있는지도.


오늘도 별 계획은 없다. 매일 자유시간이 많은데도 휴일이라니 또 놀고 싶은 마음이다. 저녁에 수업 하나 외에는 없는데 이마저 취소 하고픈 마음. 그래서야 안되겠지만. 아뭏든 한없이 여유로운 시간은 마음에 진정한 휴식을 준다. 지금 가진 것을 충분히 누리며 살아가야겠다. 즘에 우연처럼 내 주변에 매우 재력이 뛰어난 분들을 가끔 만나게 된다. 분들의 삶관찰하면서 돈이 충분하지 않다고 해도 인생을 즐길 줄 알아야 한다는 교훈을 얻게 되었다. 개개성향이기는 하나 물질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이미 가진 것이 많아도 끝없이 더한 성공으로 달리려고 한다. 육십이 넘어도 계속 달린다니 대체 왜인가? 속도를 늦추고 주변을 돌아보며 서히 걸어가야 할 때에.  반은 은퇴하고 싶고 고양이 같이 마냥 게으르고  여유자적하며 살고 싶은 인간으로서는 이해불가! 아~그 모아둔 것이 이미 충분하여 넘치고 있음을 깨닫고 늦기 전에 삶을 더 끝까지 악착같이 즐기시기를!


오늘은 맑은 하늘과 부드러운 바람과 라떼 한잔과 책 한 권으로도 족하다. 마음이 이미 부자로다. (ㅎ)

마음이 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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