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일기 - 학교에 왜 나와야 하나요?

by 사각사각

저는 현재 고1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영어는 수준별 '하'반.. 도무지 공부에는 흥미가 없는 아이들입니다.


이제 새롭게 고등학교에 입학하여 즐겁게 학교생활을 시작 할 만도 하건만 일부 아이들은 학교를 그만두고 싶어합니다. 대체 학교를 그만두고 무엇을 할 생각일까요?


한 여학생이 하는 말 "잠 실컨 자죠." 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대답합니다. 그러니 학교를 그만두어도 딱히 할 일이 없는 것입니다. 그러니 그러다가는 동네를 어슬렁거리는 '양아치' 나 집에서 놀고 먹는 '폐인'이 된다고 쎈 단어(?)를 사용해서 달래어 봅니다.


아마 고등학교는 중학교보다 학업량이 많아서 적응하기가 쉽지 않나 봅니다. 공부에는 일단 뜻이 없기도 하고요. 수능은 고3때 부터 준비한다는 어이없는 소리를 하구요.


어제 고3 아이들 두 명과 대화를 해 보았는 데 그 중 한 아이도 1학년 때는 자퇴를 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한 선생님이 잘 설득하고 다독거려 주셔서 계속 다니게 되었고 1년을 잘 참으니 괜찮아졌다고 합니다. 사람에게는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기'라는 것이 필요한 것일까요?


현재 1학년에도 하루 걸러 한번씩 결석을 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농담삼아 " 너 인생 참 편하게 산다. 나도 그러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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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학교에서는 그 아이들을 다 놓치지 않으려 합니다. 사실 그 과정에서 다른 아이들과 비교되는 생활 지도의 문제가 있긴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이 아이들이 정작 학교를 떠나면 어디로 갈까요?

아마 거리에서 방황하고 탈선하는 청소년이 될 것입니다.(뉴스에 오토바이 폭주족으로 등장하는^^)


그러니 오늘도 꾹꾹 참고 달래고 가끔 언성을 높이며 좌충우돌하는 하루를 보내야 겠죠.


이 아이들도 나중에 부모가 되면 "아..그 때 학교를 졸업한게 정말 다행이다." 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학교에 안 가겠다고 속 썩이는 자기 자녀를 훈계하면서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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