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물멍

구피 밥을 주면서

by 사각사각

작은 물고기들이 어항도 아닌 다 쓰고 버린 플라스틱 그릇에서 살고 있다. 남의 집 고양이가 아닌 남의 사무실 물고기들.

이 물고기들은 어떤 남자분이 잡아 주셨다는데.

은근히 좋아하는 마음을 물고기를 잡아서 선물하는 것으로 고백?

상당히 신선하긴 하나 좀 엉뚱한 분인 것 같고 마음만은 아이처럼 순수하다고 해야할까?

물고기들이 꼬리를 치며 다니는 것을 멍 때리며 보는 걸 좋아하므로 당사자라면 기분은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물고기에게 구피밀이라는 걸 한 스푼, 아주 콩알만한 한 스푼을 주었다.

쥐포나 오징어 같은 강한 생선 냄새가 나는 먹이.

작은 물고기들이 몰려와 그보다도 한참 더 작은 입을 벌려서 먹이를 쪼아 먹는다.

슬프게도 먹이가 커서 고 작은 입안에 한번에 들어가질 않았다. 먹이를 끊임없이 물었다가 뱉었다가 하는 상황.

그러다가 운이 좋으면 떨어진 작은 조각을 주워 먹고 아니면 다시 새로운 목표물로 돌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자니 이삼 센티미터 밖에 안되는 물고기들도 먹고 사느라 뼘 밖에 안 되는 세상에서 바삐 돌아다니며 참 애를 쓴다.

그 중 제일 어려 보이는 겨우 일 센티미터나 될까 말까한 녀석도 지지 않고 쏘다니며 당차게 먹이를 쪼아 먹는다.

입보다 큰 먹이라도 계속 부딪치다 보면 작게 부스러지겠지.

인간 세상도 운이 좋아 쉽게 얻어지는 일도 있고 죽자 사자 노력을 거듭해야 되는 일도 있다. 그러니 인생은 공평한 것인가? 끝까지 안 살아 봐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어찌 되었든 인간도 살고자 하면 이렇게 부단히 애쓰고 꼬리를 파닥거리며 살아야 하는구나.

작디 작은 손가락 두 마디 만한 물고기들에게 한 수 배운다.

유 윈 You win!

물멍~비오는 화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