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과외 인생 19화

여덟 살 아이와 영어로 놀기

영어는 재미있는 언어

by 사각사각

여덟 살 아이와 수업을 하였다. 비가 오는 날씨라 피곤한지 아이는 조금 졸린 듯 하였다. 아~ 비상사태. 마침 침대 위에 얌전히 놓여 있는 핑크색 돌고래 인형이 눈에 들어왔다. 인형을 가지고 와서 최대한 흥미를 끌어보기 시작했다.


이 돌고래의 이름이 뭐냐 물어보니 체리라고 한다. 인형은 입이 커다랗게 벌어져 있어서 그 안에 꽤 많은 과일 모양의 장난감이 들어갔다. 마침 과일이름도 배우고 있는데 잘 되었다.


‘I am hungry' 라고 하면 아이가 플라스틱 과일을 하나씩 인형 입으로 집어넣어주었다. 과일도 여러 가지 사과, 배, 복숭아, 당근, 호박 등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었다. 단어를 영어로 하나씩 말해 보며 아이가 손으로 장난감을 집어넣을 때 장난으로 아이의 손을 인형으로 꽉 물어주면 아주 좋아한다. 아이처럼 살면 세상만사가 다 행복해질 것 같다. 별 대수롭지 않은 일에도 깔깔 웃으면서 살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무엇이랴.


“Are you cold?"라는 문장이 나왔고 대답을 ”Yes, I am.", "No, I am not."으로 연습하는 부분도 있었다. 교재에 표가 있어서 다양한 형용사 happy, sleepy, hot, scared 등이 있고 단어를 바꾸면서 질문하고 답하는 것이다. 친구 1, 2에게 물어보고 조사를 하는 방식이므로 선생님에게 물어보고 그 다음에는 집에 계시는 할머니에게 물어보고 오라고 하였다.


이런 조사 방식으로 질문과 답을 적는 것은 성인 영어 회화 수업에서도 많이 한다. 교실을 돌아다닐 수 있으니 활동적인 아이에게는 좋은 방법이었다. 다행히도 이 아이가 매우 에너지가 넘치고 활동적이다. 상대적으로 나는 에너지가 딸리는 편이지만 아이가 작은 행동에도 반응이 좋으니 아이의 통통 튀는 기를 받아서 웃음이 넘치고 수업이 재미있었다.


그리고 “If you happy..., clap you hand." 노래를 유투브로 찾아서 켜 놓고 동작을 따라하며 노래를 불렀다. stomp your feet, take a nap 등의 문장들을 듣고 말하고 행동할 수 있다. 유투브는 멍 때리기도 좋지만 정보가 넘치고 참 유용한 도구이다. 동작을 선생님이 외워서 해야 하지만 노래 음량도 고려하여 유투브를 보면서 함께 따라하는 것도 괜찮았다.


예전 유치원 영어 교사 연수를 받을 때는 동영상은 권고하지 않았는데 아마 인터넷 연결등 문제가 있을 수도 있어서일거다. 요즘은 영어 동요 동영상도 아주 많으니 단어를 알려주며 활용을 해보시라.


여덟 살 아이에게 영어를 가르칠 때는 읽기에는 너무 집중하지 않는 게 좋다. 개인의 차이가 있고 파닉스를 배우지만 아이가 아직 알파벳도 잘 구별을 못한다. 우리나라 말도 아이가 배우기 시작할 때 읽기, 쓰기부터 하지는 않지 않는가?


그러니 듣기와 말하기 위주로 하면서 읽기, 쓰기도 병행하며 점차로 늘려 나가는 게 좋을 것 같다. 아무리 알파벳 소문자를 노트에 열 번씩 쓰고 해도 아이는 b, d를 항상 구별 못할 수 있다. 배움이란 각각 아이의 수준과 성향에 맞춰나가야 한다.


다른 아이는 쓰기를 하고 있는 데 본인이 좋아하는 요괴에 대해서 영어로 써보라 하니 평소에는 네 줄을 쓸까말까 했는데 한 페이지를 써왔다. 요괴라니 처음 보고 듣는 책이었다. 이 책을 무척 좋아하는 아이는 각종 인간인지 신인지 동물인지 구별이 안 가는 이십 여 마리나 되는 요괴에 대해서 설명하느라 신이 났다.


영어 문장에는 오류들이 있었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주제이니 직접 사전을 찾고 하면서 열심히 쓴 것 같았다. 다음 시간에도 또 요괴에 대해서 쓰겠다고 하면서 평소와는 다른 열정을 보여주었다. 대체 어디다 어떻게 써 먹는 요괴인지는 모르겠으나.

너는 누구냐? ^^

영어는 목숨 걸고 하기보다는 즐겁게 했으면 좋겠다. 특히 나이가 어린 아이들에게는 한국어처럼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배워간다면 인터넷에 자료도 넘쳐나고 하니 쉽게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들은 단어를 말하면 바로 따라하는 습관이 있다.


어린 아이 때부터 영어를 배우는 장점 하나는 발음이 원어민처럼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발음이 훌륭하더라도 이 아이가 앞으로도 영어 실력이 좋은 것은 아니다.


영어는 정확성보다는 유창성이 중요하다. 발음이야 영어를 사용하는 나라마다 각자 고유의 억양이 다르고 얼마나 유창하게 자기 의사표현이 되는 지가 관건이다. 영어 유치원을 몇 년씩 다닌 아이도 나중에 독해, 문법에는 취약할 수 있다. 그러니 유아 때의 영어는 단지 달콤한 아이스크림 한 입처럼 즐기는 것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


영어는 결국에는 세계 여러나라 인간과의 의사 소통을 위한 수단이다. 자신감을 가지고 영어로 말을 하시라. 즐기다보면 "너는 외국인인데 어떻게 그렇게 영어를 잘하니?" 라는 질문을 들을 날이 곧 있을 것이다. (이래봬도 영어 전공자이건만. 나아~참)


우리 나라에 사는 노란 머리의 외국인이 떠듬떠듬 한국말을 하는 게 우리가 듣기에는 마냥 신기한 것과 같은 이치이다. 영어는 '귀가 있으면 가 알아 먹어라.' 라는 한결 같이 꿋꿋하고 뻔뻔한 정신으로 하는 것이요!

음~아침부터 썰을 푸었으니 산책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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