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과 다시 헤이리 마을로 달렸다. 날씨가 무더워도 하얀 구름이 3D처럼 입체적으로 펼쳐진 하늘을 보니 가만히 집에 앉아서 보내기는 아까운 날이었다. 자유로를 또 무한히 자유롭게 달려보자. 이 드라이브 길은 마치 바다 갯벌같은 강이 한편에 시원하게 펼쳐진 길이라 차를 몰고 질주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구름은 제멋대로 신비한 그림을 그리고 있고 차는 누가 잡을 새라 거침없이 달려간다. 하늘 위에 떠오르는 바다와 섬, 용과 상어와 가오리와 도너츠 등등 구름은 마음대로 세상 만물들을 만들어 놓는다.
서울에서 대략 한 시간 정도 정신없이 쭉쭉 달리면 도착.
다양한 미술관, 박물관, 공예품점 등을 천천히 구경하며 걷기에는 한낮의 태양은 맹렬하게 뜨거웠다. 몇 군데 공예품점을 구경하다가 얼른 참새가 방앗간 드나들듯 카페를 찾아 갈 수 밖에 없었다.
이 헤이리 마을은 저명한 건축대회상을 받았다는 제각기 독특한 모양의 건축물들을 보는 재미도 있다. 매우 현대적이고도 개성이 넘치고 기하학적인 건물들이 극명하게 다른 모습으로 그러나 사이좋게 늘어서 있다. 몇 해전인가 추운 겨울 어느 날 또 역마살이 발동하여 홀로 차를 달려 온 적이 있었다. 겨울이라 그야말로 황량하였지만 신기한 건물을 카메라로 찍으며 커피 한잔 마시고 미련없이 집으로 귀가.
드라이브는 일상을 떠나 달리는 데 그 목적이 있을 뿐이라 한시간 여를 신나게 달려가면 더 여한이 없다. 인생도 매 순간 주어진대로 열심히 살아갈 뿐 그 결과는 또 내 손을 떠난 것이 아닐까? 후회없이 즐기자.
커피를 마시고 이른 저녁을 먹고 잠깐 작은 공원을 돌아보고 돌아왔다. 작열하는 태양열로 차 위에 계란 프라이도 익을 것 같아서 더 이상 걷기는 무리였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도 하늘의 구름 구경 하나로 말문이 터지고 신이 난 철없는 어른이 한 명.
서울로 진입하며 마치 시골 영감님이 처음 서울 구경을 나오신 듯 한강과 다리와 쭉쭉 뻗은 반쩍거리는 건물들에 또 감탄을 연발하였다. 금빛으로 빛나는 63빌딩과 오렌지빛 한강 다리와 드넓은 푸른 한강의 완벽한 조화. 캬~
차 안에서 계속 조잘대면서 사진을 찍었다. 아~나 과거에는 서울 사람이 아니었나. 시골 생활 십 년여 만에 서울 구경이 이리도 새롭고 신기방기하고 재미날 수가. 냉정하고 감동이 없으신 동생분의 핀잔을 한참 들었지만 구름 구경 하나로 하루가 다 즐겁다면 그 누가 이 인간을 말리겠는가. 구름에 올라탄 듯 가벼운 나날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