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좋다고 다 공부를 잘하는 건 아니다

feat. 소파 들기

by 사각사각

아침 수업을 하러 갔다. 이 집 고양이를 다른 곳에 사시는 아버지가 데려 가셨다. 아~믿어지지가 않아서 구석구석 찾아보았다. "내 사랑 고양이야 어디에 갔니? 더 비싼 간식을 사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얼른 돌아오렴." 곳곳에 고양이가 있던 자리에 천진난만하고도 시크한 고양이가 아른거린다.


이 아이는 오늘도 뺀질거렸다. 배고프다고 밥을 먹지 않으니 또 배가 아프단다 . 이불까지 가져와서 배가 차갑다며 덥고 있었다. 아~ 내 혈압! 중간중간 사진을 찍어 부모님께 보내겠다고 협박을 하며 수업을 이어나갔다. 무슨 놀이로 생각하는지 카메라를 들이대면 다시 순식간에 벌떡 일어난다. 아~사춘기인가 유아기인가? 실실 웃는 걸 보면 이런 실랑이를 재미 있어하는 것 같다.


잠깐 쉬는 시간이었는 데 이 아이가 자기 핸드폰이 없어졌다며 찾기 시작했다. 슬슬 짜증이 샘솟아오르는 데 전화를 걸어보니 소파 뒤에서 울리는 것이 핸드폰을 떨어뜨린 것 같았다. 아마 요즘 더워서 잠을 소파에서 자다가 실수로 떨어뜨렸나 보다. 빗자루를 가져오고 내 핸드폰의 플래쉬를 켜서 소파 밑을 샅샅이 찾아보았다. 소파 사이즈가 꽤 커서 손이 끝까지 닿질 않았다.


한참이나 바닥에 엎드려 바닥을 쓰는 모양을 깊은 한숨을 참으며 지켜보고 있었다. 소파 밑에서 먼지 쓰레기와 콩알만한 비비탄 플라스틱 총알만 계속 굴러나온다. 그나저나 이 비비탄은 가스를 넣어서 쏘는 건데 해보니 상당히 재미가 있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핸드폰 꺼내기는 결국은 실패.

스트레스 해소되는 듯

한참 하는 양을 지켜보다가 결국은 나서게 되었다. 남은 방법은 단 하나 소파를 들어올리자! 앞에 있는 탁자를 치우고 소파를 앞쪽으로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으윽 끙~~." 헬스장에서 운동하는 나이든 아저씨 같은 묵직한 신음이 절로 나왔다. 안 그래도 허리도 부실한데 아침부터 여기서 소파를 들어올리고 있다니. 나아참~ 먹고 살기가 이렇게 힘든 일이다. 소파를 끌어내서 뒤쪽 끝에 떨어진 핸드폰은 마침내 구출 완료.


겨우 두 페이지의 독해를 하고 단어를 외우라 하였다. 하루에 한 20개씩 있는 단어장을 외우기만 하면 된다. 이미 진이 빠져서 단어만 외우면 수업을 끝내겠다고 하였다. 아이는 단어를 읽어내리더니 한 오분 만에가 다 외웠다고 한다.

물어보니 한 대여섯 개 외에는 다 맞췄다. 물론 이 기억은 다시 되새기지 않으면 바로 지워지게 되어 있다. '그래도 나쁘지 않은 데.' 다시 한번 나머지를 외우라 하니 또 금방 외운다. 매번 느끼는 바이지만 이 아이의 머리가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반 지금까지 수년간 아이들을 가르쳐 온 입장에서는 머리가 좋다고 하여 공부를 하는 게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성적이 잘 안 나오는 아이도 일대일로 가르쳐 보면 머리는 비상한 아이들이 있다. 하지만 집중력과 노력과 관심이 더해지지 않으면 이 좋은 머리는 성적을 올리는 데에 아무짝에도 쓸모없다.


학창 시절에 아이큐 검사라는 걸 했었는데 데 아마도 110~120대 사이였던 것 같다. 인간의 아이큐는 평균적으로 90정도라고 들었다. 대부분은 세 자리수의 아이큐를 가지고 있을 테니 머리가 나빠서 공부를 못하는 사람은 없다고 본다. 공부가 적성에 안 맞을 뿐.


다만 이 아이는 프로그래밍을 하고 싶어하므로 그 방면에서 꾸준히 노력을 하면 성공하리라. 인간은 저마다 다양하고 재능도 천차만별이니 각자의 가진 재능을 개발하자!

귀여움이 재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