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려나 보다. 아직은 가을을 언급하기는 성급하나 선풍기가 없어도 잠을 이룰 수 있는 밤이 왔다. 입추가 지났다더니 어느새 기온이 조금씩 내려가고 있다. 더위 때문에 새벽에 잠에서 깨지 않고 아침에 가뿐하게 눈을 뜨게 되었다. 온몸으로 상쾌한 가을 공기가 느껴진다. 아~ 드디어 서서히 물러가는 맹렬한 여름. 모든 일에는 끝이 있다더니 사계절이 지나가는 걸 보면서 그 진리를 다시 되새긴다.
발걸음도 가볍게 아침 산책을 나섰다. 간밤에 내린 비로 하늘이 더 말갛게 선명한 파랑색으로 씻겨있었다. 카메라 렌즈에 비치는 하늘빛은 실제보다 더 푸르다. 카메라는 인간보다 세상을 더 아름답게 보고 있는가? 그 렌즈를 통해서 인간도 세상을 더 긍적적으로 보라는 것일까?
들꽃들이 피어있는 공간을 둘러보았다. 이름도 생소한 외국 꽃들이 있었다. 이름표를 붙여주니 한번쯤은 불러볼 수 있었으니우리도 서로의 이름을 불러주어야 하리.
푸르른 하늘
코로나가 창궐하나 아침 산책과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꽤 있었다. 무리를 지어서 산책을 하면서 밤나무의 밤이 열렸다고 떠들썩하게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 배드민턴을 치면서 웃고 떠드는 사람들. 딱히 그 무리 속에 끼어 들고 싶지는 않으나 멀리서 보아도 허물없이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상당히 즐거워보인다.
어제 갔었던 남미문화박물은 기대했던것보다도 더 볼거리가 많고 건물뿐만 아니라 전시물들이 훌륭했다. 남미의 한 귀퉁이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건물과 성당과 공예품들이 가득한 곳이었다. 이 많은 공예품들을 그 먼 바다를 건너서 옮겨온 집념과 의지가 대단하다고 여겨졌다.
동부간선도로를 선택한 덕분에 의정부를 지나 양주를 거쳐 고양시의 구석진 도시까지 가는 길이 구비구비 힘들기는 하였으나 눈 앞에 갑자기 비행기로도 이십시간은 가야할 남미가 펼쳐졌다. 한번쯤은 둘러볼 장소인 것 같다.
남미문화박물관 추천!
살아가다보면 잘못된 길로 들어설 때도 있다. 지나온 삶을 돌아보면 가슴이 답답하고 후회스러운 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것 하나 바꾸기엔 이미 늦었다. 그러니 회한을 가지고 돌아보며 가슴을 치기 보다는 지나간 일은 그대로 고이마음속에 묻어두는 편이 낫지 않을까? 그 험난한 길을 걸어오느라 수고한 나 자신을 위로하면서. 이제 내 앞에 주어진 삶을 다시 잘 살아볼 수밖에는 없다. 남은 삶에는 또 다른 길을 선택할 여지는 언제나 남아있는 것이니. 새로운 길로 뚜벅뚜벅 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