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하지 마세요

제가 알아서 할 터이니

by 사각사각

지인분이 갑자기 어떤 남자분을 소개하려고 했다고 말을 꺼냈셨다. '아니 왜~ 소개해달라고 한번도 부탁한 적이 없는데.'

듣자하니 이 분이 소개하려던 분은 나이 지긋하시고 재산은 이십억 정도 있으시다고 한다. '아 나쁘진 않군.'

아마도 이 분이 나보다 나이가 열두살은 많으시니 그 또래이거나 더 연세가 드신 분일 것이다.


그러나 이 남자분과 이야기를 해보니 집에서 세 끼 밥을 해줄 여자분이 필요하다는 보수적인 분이어서 안되겠다고 생각하셨단다. 이쯤에서 그만두시다니 천만다행이다.

"저도 종종 밥 사먹는 데요. 누구의 밥을 집에서 계속 해줍니까?"

다급하게 거절의 말을 꺼내놓았다.


물론 이 분이 좋은 의도로 나의 앞날을 걱정하여 경제력이 넉넉한 분을 소개해 주려고 했다는 건 안다. 하지만 본인도 잘 알지도 못하는 처음 만난 사람을 느닷없이 소개하려고 하면 안되는 게 아닐까?

게다가 이 분은 다른 사람을 만나기 전에 돈이라도 있는 사람을 잠깐 만나본다는 마음으로 부담없이 만나는 게 어떠냐 하셨는데 어불성설입니다.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입니까.

나는 만남에 세상 진지한 사람이다. 누구를 다른 진지한 만남을 갖기전에 잠시 만날 요량으로 만나보지 않는다. 절대.


함부로 소개를 하지 마시라. 요즘 세상에 다들 자기가 알아서 만날 의사가 있으면 자연스럽게 만날 방법이 있다. 굳이 소개를 부탁하기도 전에 다른 사람에게 소개팅 이야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할 수가 있다.


돈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아~내 쓸만큼 벌고 있으며 무소유를 주장하고 여행을 자제한 이후로 내 통장의 돈은 차곡차곡 쌓이고 있다. 주식이나 부동산 투자만큼 급속도로 늘어나는 건 아니나 안쓰고 모으며 대체로 만족하고 있다. 날마다 걸려오는 대출 관련 전화를 매번 차단하고 있고 딱히 대출도 필요없어서 계속 이러면 은행마다 전화를 해서 중단을 요청할 예정이다. 그때쯤이면 몇 달 동안 똑같은 전화에 시달려서 화가 머리 끝까지 난 상태이겠지만. 하루에 각종 은행에서 대출 전화만 대여섯 통씩 ARS로 받고 있다. 올해 초 전화번호를 바꿨는데 대체 왜일까? 경제 상황은 진정 괜찮단 말이오. 시중 은행들아~신경을 끄시오.


하도 돈이 만남에 가장 중요한 절대 조건이라도 되는 듯 하여 단언하였다. "저는 돈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돈이 없지 않습니다. (많지도 않습니다만) "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 살며 돈을 아주 멀리하진 않으나 돈에 목이 마르지도 않은 상태이다. 모든 조건이 다 필요 없을 만큼 일순위는 아니라는 말씀이다. 뭐 그래도 굳이 있다면 마다하지 않겠으나.


심지어 어떤 분은 자세히 설명도 하지 않고 재산은 있는 사람이라며 자기 남자 사람 친구분을 대뜸 소개하겠다고 하였다. 그 당시에 다른 일로 울적하고 영 석연치 않고 전혀 만날 생각이 없어서 바로 거절을 하였다. 그랬더니 기분이 나쁜 기색을 보이며 마다하는 것이 이해가 안간다고 하였다. '어이가 없네. 당사자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싶지 않다는 데 이해가 안간다니 무슨 소리시오? 제가 그것까지 이해를 시켜드려야 하오리까?'

여차저차하여 다른 이유도 있었지만 이 분의 전화번호와 카톡을 모두 차단하였다.


앞으로도 재수 없으면 혼자 살 궁리도 하고 있다. 운이 나쁘면, 혹은 운명이라면, 다른 여러 사유로 혼자 사는 것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받아들이려는 중이다. 둘이 사는 것이 좋은 사람도 있고 혼자 사는 삶을 선택하는 사람도 있음을 인정하면 되는 거다. 호의적인 마음을 가지고 두 사람의 인연을 연결해주고 싶다고 해도 당사자가 꺼린다면 두말 않고 접으시라. 잘못하면 중간도 못가는 게 소개팅 주선.

바야흐로 소개팅의 시즌이 다가오는 건가? 난 됐소! !

소개를 안해도 알아서 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