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일기 - 합창대회가 끝나고

by 사각사각

합창대회는 생각보다 훨씬 더 재미있었다. 각반 학생들이 한달여에 걸쳐 열심히 연습한 것을 발표하는 자리였는데 무대에 올라간 아이들의 모습은 상당히 귀여웠다. 긴장된 모습, 진지한 얼굴 수업시간의 모습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이다. 무대에 올라간 아이들의 얼굴을 차근차근 한명씩 훑어보면서 나는 흐믓한 미소를 감출수가 없었다. 1학년의 무대가 끝난후 살짝 자리를 뜨려고 했는 데 얼결에 교장샘 옆에 자리를 잡고 앉는 덕분에 2학년의 훌륭한 공연도 함께 감상하게 되었다. 역시 1년여간의 경험이 있었던 덕분인지 월등히 뛰어난 안무와 화음을 보여주었다. 2학년 담임샘들이 준비한 무대도 매우 혼신의 힘을 다한 즐거운 무대였다. 그리고 댄스동아리의 공연...정말 아이돌 가수를 능가하는 멋진 모습에 나는 완전히 매료되고 말았다. 와...저렇게나 춤을 잘 추었던가. 대체 수업시간에 얌전히 않아있는게 얼마나 힘들까 이해가 된다.


이렇게 나는 다시 아이들을 새롭게 보고 이해하고 그들과 한층 더 가까워짐을 느낀다. 요즘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다 보니 때로는 끊없는 농담에 수업을 시작하기도 힘들어지기도 하지만 점점 더 아이들이 사랑스러워진다. 학교에 가는 것이 즐거워지고 아이들이 나에게 보여주는 미소를 생각하면 얼른 보고 싶어지기도 한다. 때론 너무나 가까이 다가오는 아이들을 보면서 흠칫 물러서게 될 때도 있지만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영어수업을 즐거워하고 나의 수업에 오고 싶어하는 아이들을 보면 참 감사하다. 이 무슨 호사란 말인가.


꽃보다 더 어여쁜 아이들과 함께 나의 가을도 더욱 깊어져 간다. 아이들이 있어서 나는 학교에 가고 학교에 갈 수 있어서 나는 행복하다. 때론 수업시간에도 제멋대로인 애들 때문에 혈압이 급상승하는 경험을 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착하고 위트가 넘치고 재미있는 아이들이다.


제각기 다른 빛깔의 코스모스가 피는 가을...나는 아이들과 웃음과 희망이 가득한 가을날을 보내고 싶다. 푸르른 가을 하늘보다 더 푸르른 아이들과 함께여서 나는 날마다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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