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호랑이의 해가 밝았다. 검은 호랑이라니 그 이름을 듣기만 해도 기운이 솟아날 것 같다. 내 안에 쌀 한톨만하게라도 존재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호랑이 기운이여, 솟아라!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각종 시, 수필 공모전을 종종 찾아보고 있다. 계간지의 공모전은 한번 쭉 훑어보고 슬쩍 넘긴다. 어떤 계간지는 아예 선정되었을 때 등단 비용이 있다고 양심적으로 명시를 해 놓은 곳도 있다.
그 외 몇몇 곳은 상금을 지급하는 곳도 있고 정기 간행물에 수록되는 곳도 있었다. 상금이 백만 원이라니. 우아아~ 물욕이 갑자기 끓어오른다. 정기 간행물에 연재만 해도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잠재된 인정 욕구를 한결 토닥토닥 달래줄 것 같다.
노트를 펴서 눈에 번쩍 들어온 공모전을 적어 넣는다. 마감 기한과 제출 방식 등을 잊지 않고 제시간에 제출하기 위해서다. 어떤 공모전은 작품을 출력한 뒤 우체국에 가서 등기 전송을 해야 한다.
'휴우~ 21세기에 세계 최고속의 인터넷 속도를 자랑하는 우리나라에서 우편 접수가 웬 말이냐.' 마음속으로 투덜거리면서도 '그래도 우체국 정도야 가뿐하게 갈 수 있지. 어려운 일이 아니지'로 은근슬쩍 마음을 바꾼다.
그럼 이제 글을 써야 하는데 혹시 그동안 써둔 글에서 쓸만한 게 있는지 찾아본다. 내 기준에서는 다 고만고만하다. 그래도 라이크가 많은 글이나 다음 등에 올라갔던 글이 좋은 글인지 매의 눈으로 가늠을 해본다. 솔직히 내 마음에는 다 든다. (여전히 자기 만족감이 높은 인간인가 보다) 그러니 자신 있게 혹은 무모하게 하루가 멀다 하고 발행을 눌렀을 테지.
그래도 다시 진지하게 읽어보고 2~3편을 추려서 읽고 또 읽고 마르고 닳도록 퇴고를 해봐야겠다. 젖 먹던 힘을 짜내어 내 인생 역작을 써내야 한다!
이러고 있으니 기간제 교사를 하던 시절이 떠오른다. 기간제 교사를 무려 12년 3개월여를 했다. 각 학교에서의 계약 기간은 짧게는 몇 달에서 길게는 1,2년 정도였다. 휴직 교사를 대체하는 일이니 기간이 이보다 길어지기는 힘들다.
그 당시에도 교사 모집을 할 때 메일,우편, 직접 방문 접수 등이 있었다. 보통은 게으른 편이니 메일 접수를 위주로 했지만 때로는 우편 접수나 허위허위 방문도 했다. 이렇게 수십 군데 혹은 수백 군데 그 이상 접수를 했었다. 나는야 의지의 한국인!
이 경쟁률도 상당히 높다. 어떤 학교에 접수를 하러 가니 면접을 겸하면서 쌓여있는 이력서 무더기를 보여주시기도 했다. " 이 서류 좀 보세요. 1명 채용하는 데 100 대 1은 됩니다." 이렇게 자상하나 뼈를 때리는 언급을 하시면서. 간단한 면접을 마치고 최대한 갖춰 입은 면접 복장으로 지하철을 타고 쓸쓸히 돌아온다. 엄동설한의 겨울바람이 더 매섭게 느껴지는순간.
하지만 그 모든 과정을 거쳐 결국은 어떤 학교에서든 한 군데에서는 근무를 하게 되었다. 운이 좋은건지 노력이 가상한 건지확률상 가능한 건지.
그리하여 아직 시작은 하지 않았지만 글쓰기를 계속하고자 하는 열정으로 공모전을 준비해본다. 일단 접수하고 깨끗이 잊으련다. 당선자는 미리 전화 연락을 준다고 하니 굳이 홈페이지를 찾아보지 않아도 된다. 꿀팁이다.
비록 선정이 안된다고 해도 미흡한 글을 갈고 닦아 조금 더 빛나게는 될 것 같다. 대체로 한 시간 내로 빠르게 쓰고 퇴고를 잘 안하는 충동 성향이 있다. 이 병을 고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