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참여했던 한국어 문화교류가 올해도 있다는 공지를 봤다. 학생들과 정도 들었고 해서 다시 만날 생각에 마음이 두근거렸다. 얼른 신청을 해야지 마음을 먹고 있는 찰나에 작년 카톡방에 선생님들을 간절히 구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왔다.
일년 여가 지나서 다들 이상하게도 조용하였으나 선뜻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남겼다.
그리고 마침내 첫 준비 모임이 있어서 가게 되었다. 약속 시간이 다 되었는 데도 모임 장소가 썰렁했다. 혹시나 장소를 잘못 알았나 두리번거리다가 게시판을 훌어보고 있는 데 마침 이번 행사의 공지가 보였다. '20~30대의 참여를 바람.' 이 문구를 보고 혼자 흠칫 놀라게 되었다. 아, 나이 제한을 제대로 읽지 않고 주책없이 온건가. 주말에 차 까지 끌고 달려 왔는데 집에 갈까?헐헐~
이 모임에는 몇 년전부터 이십대 분들이 많아지게 되었다. 그 이후로 이 모임에 가기가 꺼려지게 된다. 왠지 스스럼없이 어울리기가 주저되는 것이다. 의도치 않게 알록달록한 열대어들 사이에서 미꾸라지 한 마리처럼 물을 흐리는 느낌이랄까?
아, 슬프다. 수년 전만 해도 이 모임에는 나이 제한이란 없었다. 이십대부터 육십대에 이르기까지 국적을 불문하고 다양한 분들이 섞여있었다. 우리는 자연스럽게 커피 모임을 가지고 수다를 떨며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하는 사이였다. 부단히 나이를 잊으려 했건만 더 이상은 감당못하게 늙어버린 것인가. 분하다.
결국 이십대분들과의 모임은 시작되었고 화기애애하게 마쳤다. 일단 선생님이 부족한 관계로 나이고 뭐고 무사통과였다. 운이 좋았다! 주말에 약속 있고 바쁘신 젊으신 분들이 참여를 안한겐가. 꿩 대신 닭인가. 간신히 나를 ㅇㅇ 님이라고 부르려는 걸 극구 말리고 친구려니 여기고 그냥 영어 이름을 부르라 하였다. 심히 부담스러우니.
집에 돌아와서 한동안 울적하기도 하고 화도 약간 났다. 원래 화가 없다더니 점점 역정이 늘어가는건가. 자격지심이라는 단어의 뜻도 찾아보았다. 자신이 무언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것이라는 데 반대로 나이는 차고 넘치는 것 같다.
어느 은퇴하신 나이 지긋하신 분이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 않다. 나이는 나이다."라는 명언을 남기셨다. 나이는 숫자이고 나이가 들어도 무엇이든 마음 먹으면 도전할 수 있으나 부인할 수 없는 제한도 있는 법이다. 사회에는 나이 차별이라는 것도 분명히 존재하고.
청춘 남녀분들이 그들끼리 알콩달콩하고 싶은게 이해가 가기도 하나 점점 더 어느 모임에 들어가야 할까 망설여지는 게 당황스럽다. 어딜 가도 안 맞는 느낌이랄까? 낀 세대라더니 낄 곳이 없는 세대가 되었다. 몸이 안 따라 주기는 하나 정신은 또 철 모르고 청춘이다. 어디로 갈 것인가 오락가락 하면서 문득 서글프다. 언제 이렇게 나이가 들었지?
이 모임에 나이 제한은 없어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싶으나 괜한 분란을 일으키지 말고 조용히 내 갈 길을 가야할 것 같기도 하다. 서태지처럼 반항기를 가득 품고 힙합을 읇조리며 혜성같이 나타난 X세대였건만. 어쨌든 빈정 상하여 구시렁대긴 했지만 내 역할을 다하고 이번 주의 줌바 댄스 연습이나 가열차게 해야겠다. 어디 나이를 뛰어넘어 볼까나!
요런 느낌이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