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자주 만나는 지인이 있다. 우리는 거의 일주일에 한번씩 만나서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몇 살 차이도 안나는데 이 분은 매우 활동적이고 신체가 건강하다. 주말마다 산행을 가고 퇴근 후 저녁에는 탄천에서 달리기를 한다고 한다. 등산 동호회를 통해서 만나는 사람들과 수십 킬로씩 등산을 다닌다. 매주 신청을 하고 가기 대문에 멤버들도 항상 바뀌는 것 같다.
한동안 등산에 끌려다니며 민폐를 끼치고 나의 체력이 평균에 못 미치는 걸 알게 되었기 때문에 이 모임에 발도 들어놓을 생각이 없다. 이 분은 곧 당일로 지리산 40km미터 등반길에 오른다고 체력 단련중이니 동반이란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아마 이분은 산악인으로 거듭나 조만간 에베레스트에라도 오를 것 같다.
대안으로 다른 모임을 찾았다. 담당자분이 친절하게도 바로 전화를 주셨고 여러 질문을 하셨다. 꼼꼼하게 파악하여 적절한 모임으로 배정하려는 것 같았다. 길고 긴 휴일에 방바닥을 딩굴거리며 무료하던 차에 TMI를 남발하며 적극적으로 답변하였다.
1. 한국어반과 인도네시아 문화교류등 수년동안 이런 저런 활동을 함 -> 봉사 활동을 꾸준히 하는 착실한 자입니다.
2. 남,녀가 섞인 모임 괜찮음 -> 제발 섞어주길 바랍니다. 아, 이 나이에 제가 남녀칠세 부동석을 고집해서야 고독사하기 딱 알맞은 시점입니다.
3. 사고가 아메리칸에 가까움 -> 이 말이 왜 나왔는지 모르겠으나 담당자분이 미국 생활 오래 하셨다고 공감해주셔서 이해를 돕고자 혹은 좀 사고가 다르더라도 놀라지 마십시오라는 의미였던 것 같다.
4. 모임 멤버의 나이 차이는 상관하지 않음 -> 이 모임에 나이 구분이 있음을 고려하여 아래 위로 열살 까지 괜찮습니다. 하하. 사실 나이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한편으로는 면접 같기도 한 질문을 많이 받았다. 오랫만에 새로운 인물과 대화를 하니 기분이 좋았는지 하하 호호 하면서 즐겁게 대답했다. 어쨌든 이번 주부터 당장 참여할 수 있게 연결을 시켜 주신다니 고마울 따름이었다.
이 모임에서 얻고자 하는 바는 나이대가 비슷한 사람들과의 편안하고 소소한 교제이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서 주말이면 밥도 먹고 차도 마시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 코로나 등 사정으로 오랫동안 인간관계가 단절된 삶을 살다보니 다시 사람들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생긴 것 같다.
또 언제 마음이 바뀌어서 혹은 이 모임과는 성향이 안 맞는다며 고립 생활로 돌아올 수도 있지만 가을 바람과 함께 용기를 내어 나아가보련다. 바람직한 첫 인상을 위해 지리산 등반은 못해도 매일 한 시간 걷기는 열심히 해야겠구나. 에구구.
가끔 밥이나 같이 먹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