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뛰기를 못해도 괜찮아

대체 왜 이중뛰기?

by 사각사각

아이는 심기가 불편해 보였다. 한눈에 봐도 일그러지고 뚱한 표정을 보면 문제가 있는 걸 알 수 있다.

우리 한번 터놓고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눠볼까?

이유인즉슨 오늘 학교에서 줄넘기 이중 뛰기를 했는 데 다른 아이들은 잘하는 데 자기만 못해서라고 한다. 내가 어릴 적에는 쌩쌩이라고 불렀는데 이중뛰기가 표준어인가보다. 그런데 왜 아무 관련없는 수업 시간에 난데없이 그 일을 다시 끄집어 기억해 내는 건가.


나: "나도 이중 뛰기를 못하는 데 그건 못해도 상관없지 않아?"

아이: "전 모든 걸 다 잘하고 싶어요."

나: "사람이 모든 일을 다 잘할 수는 없지. 잘하는 것도 있고 못하는 것도 있는거야."

아이: "전 체육을 잘하고 싶은 데 만들기밖에 잘하는 게 없다구요."

나: "사람이 다 재능이 다른 데 자기가 잘하는 걸 발해야지."


평생 이중뛰기를 성공해 본적이 없는 것 같다. 내가 어렸을 적에도 체육시간에 이중뛰기를 몇 개 하는 지 시험을 보곤 했다. 쌩쌩 바람 소리를 내면서 성공하는 아이들은 환호를 받았고 각종 체육 활동에 약해서 늘 주눅이 들고 의기소침해졌다. 하지만 다 지나고 보니 그거 하나 못한다고 해서 삶에 큰 지장이 생기지 않는 걸 알게 되었다.


나: "그런데 왜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지금까지 생각하는 거야? 기분 나쁜 일은 잊고 관심을 다른 데로 돌리면 되잖아."

아이: "저는 그게 잘 안된다고요.

나: 그건 다 의도적으로 연습을 해서 되는 거야. 즐거운 일을 찾아서 하면서."


그러고도 한참이나 아이는 시무룩한 상태로 곰곰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러고는 대뜸 자기도 해야 되는 건 알지만 뜻대로 안되니 영어도 그만 둘거라고 했다.

나: (순간 가슴이 철렁하여) 그러면 선생님은 oo을 좋아하는 데 마음이 많이 아프고 슬플것 같은데.(이런 직접적이고도 간절한 고백이라니)"

아이: (잠시 생각하더니 아무렇지 않게) 그럼 계속 할게요."


이렇게 오늘도 아슬아슬한 즐다리기 같은 수업을 무사히 끝냈다. 아이는 내 충고를 받아들였는 지 까만 리무진 트롯 버전을 들려주며 킥킥 웃었다. 이제 완벽하게 할 수 있다며 비오의 '러브 미" 랩도 몸소 불러 주었다.

" ㅇㅇ이는 랩퍼가 되야 겠는데. 하하."


인생사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있어도 훌훌 털어내고 살아봐야한다. 이중 뛰기를 못해도 괜찮아지는 때가 올테니.

이중 뛰기가 다 무엇인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