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각이 매우 예민한 편이다. 그래서 평소에도 오디오나 핸드폰 음량의 데시벨도 올렸다 내렸다 만족스러울 때까지 조정을 많이 한다. 소리가 너무 커지거나 작아지면 신경에 거슬리기 때문이다. 변덕이 죽 끓듯 한다고 보면 된다.
이사 온 집은 일층이었다. 나의 어머니도 아파트의 일층에 다년간 거주하고 계신다. 재건축이 되는 행운이 뒤따랐지만 뽑기를 잘못하는 바람에 일층에 덜컥 걸려버렸다고 한탄을 하셨다. 일층 집은 다른 층보다 시세가 낮은 걸 알 수 있다. 그건 아마도 불편한 점이 있어서 인기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일층은 필로티 주차장이 없는 옛날 스타일의 집이라면 거의 눈높이가 밖에 지나다니는 사람들과 비슷해진다. 집 앞으로 왔다 갔다 하는 사람들과 눈이 마주치고 집 안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는 거다. 그래서 사생활을 지키려면 답답해도 커튼나 블라인드를 항상 쳐 두어야 한다.
또 하나의 단점이라면 엘리베이터 옆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의 대화가 똑똑히 들려온다. 엘리베이터에 타고 내리며 매우 높은 어조로 손님을 배웅하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게 다 들린다는 거다. 나가보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는 구성원의 가족이라면 어느 집인지 알 수 있다. 아이들이 있다면 대화 소리의 데시벨은 훨씬 크고 더 높다.
일층에 살게 되었다. 역시나 자다가도 주민들이 현관문을 나서면서 핸드폰 통화를 하는 소리며 집 밖에 주차된 차량의 시동 거는 소리까지 분명히 들린다. 이쯤 되면 네가 소머즈라도 되냐고 물어보고 싶겠지만 타고났으니 어쩔 수가 없다. 귀마개를 하나 구입하던지 해야 할 듯싶다.
공동주택에 산다는 건 조심할 일이 많다. 함께 모여 살고 있지만 활동을 하는 시간대가 다르니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태도를 항상 가져야겠다. 누구나 아침에 깨어서 생활을 하고 있지 않다. 밤에 들어와 아침에 세상모르고 자는 인간도 있으니 문은 살살 닫아주시라. 현관문이 무슨 잘못이 있다고 그리 내리치는가? 제발, 복도에서는 귀 밝은 사람이 자다가도 벌떡 깰 수 있으니 목소리를 최대한 낮춰서 대화해 주시라.
일층에 사는 예민한 주민 올림.
(잠을 잘 자면 해맑은 편임)
어쨌든 밥은 맛있구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