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사관 공보과 지역 총괄담당관 : 김대영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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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를 찾는 법
#대학생들에게 스펙 경쟁 말고 추천해주시고 싶으신 게 있다면?
#내 동생이 한다면 말릴 일?
#대사관에서 일하고 싶다면 전공이 상관 있나요?
#하고 계신 일을 어떤 성향의 학생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으세요?
#국제 교류 관련 취업을 원하시는 분들께 한 말씀
진로나 삶에 관해 의논할 멘토가 있으신가요? 업무와 관련하여 주위의 여러 사람들로부터 도움받고 싶으실 때는 어떻게 도움을 받으셨나요?
아주 많습니다. 미셸 씨도 제 멘토가 될 수도 있고, 주변에서 어떤 한두 분을 정해놓고 배운다기보다는, 이런 상황에서 내가 존경하는 그분들이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라고 생각을 하고, 그분들께는 제가 말씀드리지 않았지만 그렇게 행동하려고 노력해요. 그래서 멘토가 저는 되게 많아요.
그럼 김대영 님께서 직접 컨택하고 여쭤보시는 거예요?
그렇죠. 거꾸로 저한테 연락을 주시는 분 중에는 저보다 연세가 20세 위인 분도 계세요. 그런 분들은 학업을 하면서 만나 뵌 분들이죠. 저는 네트워킹을 되게 중요시하는데, 제가 찾아다니던 모임에서 20년 전에 만나 뵈었어요. 아직까지 매달 만나서 멘토링을 서로 하고 있어요. 그분도 정말 대단한 분이신 게, 저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계속 노트 테이킹을 하시고,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들으시고, 들려줘서 고맙다고 끝맺으세요. 너무 많이 배우죠. 한 말씀 한 말씀 다 배우게 되는 것 같아서 좋아요. 만나면 매일 죽을 때는 어떻게 죽어야 한다는 그런 말씀이, 되게 많은 도움이 돼요.
대학원 때 만나신 건가요?
대학원은 그런 데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었고요. 그보다는 외부에서 만난 리더십 트레이닝이라던가, 세미나라던가 이런 게 있으면 다 쫓아다녔어요. 그래서 주말이나 오후 시간이 나를 아르바이트 해서 번 걸 무조건 다 투자했어요. 그런데 그런 트레이닝에서 저와 같은 꿈을 가지고 있는 굉장히 다양한 분야에 있는 전문가분들이랑 계속 만나 뵙잖아요, 그런 게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저는 친구들이 네트워킹을 좀 더 했으면 좋겠어요. 시간이 한정되어 있잖아요. 그러니 자기 주변 사람들을 가려 사귀면서, 나와 비슷한 사람들, 혹은 전혀 다른데 뭔가 끌리는 사람들을 주기적으로 만나면서 배우고, 사람 사는 얘기, 내가 궁금한 얘기, 내가 고민하는 얘기, 이런 걸 자꾸 나누면 도움이 많이 되는 것 같아요.
드라마 이야기하는 것도, 저는 좋아해요. 그렇지만 내 커리어를 찾는 거에만 대해서도 네트워킹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점점 진로나 꿈에 가까이 갔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자꾸 혼자 공부를 하려고 해요. 그러면 좋지 않은 것 같아요. 자기 자신은 안 변하고, 뭔가에 부딪혀서 자기 세계 밖으로 깨져 나오는 경험이 없는 거죠. 그러다 보면 나중에 이 길이 아니다 싶어도 어떻게 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자꾸 자기를 드러내 놓고, 물렁물렁 하게가 보는 게 되게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준비보다도 현장’이라고 오히려 말해주고 싶어요.
‘공부’만 하는 것. 학점만 따기 위해서 도서관에만 있다는 것. 저도 좀 해봤잖아요? 시험 준비한다고 만사 제쳐두고 도서관에만 틀어박혀 있는 것. 저는 말려요. 정말 말려요. 고시하는 친구들도 말려요. 시간 자체를 시한폭탄처럼 정해두고, 안 되면 접으라고 해요. 인생은 ‘accidental’이라고 했잖아요. 자꾸 한쪽으로만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하고, 대학원도 마찬가지고요.
한 번 내 길이 아니면 아닌 거예요. 10년을 해도 아니에요. 여러 가지 옵션을 들고는 있어야 하죠. 그렇다고 최선을 다 하지 말라는 건 아니거든요. 최선을 다 하되, 하늘의 뜻을 들어라. 시험의 당락은 하늘의 뜻이에요. 공부를 많이 하고, 안 하고는 상관이 없어요. 운 좋은 사람은 못 당해내니까요.
어떤 전공이든지 좋지만 현장 경험이 있어야 해요. 현장 경험이라 함은, 제가 사는 이야기를 들으셨으니, 거꾸로 추적해도 되겠죠? 제가 만나고 있는 사람들이 나오니, 제가 지금 만나고 있는 그 사람들을 더 어린 시기에 만나 보려고 하면 좋지 않을까요. 학회를 가야 하고, 학회를 조직을 해야 하고, 연사를 초빙도 해봐야 하고, 주제를 선택해 봐야 해요. 그걸 거꾸로 거슬러하다 보면, 저와 같은 일을 하게 될 거예요. 처음에는 학교에서, 또는 서울 시내에서, 그다음에는 전국에서, 다음에는 미국까지. 그 작업이 필요한 것 같아요. 전공은 전혀 상관없어요.
퍼블릭 마인드(Public Mind)를 가진 사람. 공공적인 일을 할 마음의 자세가 되어 있는 친구들이었으면 좋겠어요. 내가 이 일을 하면 5시에 퇴근할 수 있으니까,라고 생각하는 친구라면 정말 비추고요. 내가 이걸 함으로써 한미 관계에 도움이 되겠다, 한국이 정말 글로벌 리더가 되는데 기여하고 싶다는 이런 마인드를 가진 친구들이 오면 좋을 것 같아요.
‘내가 조직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서 자기 판은 자기가 짰으면 좋겠어요. 저는 제 판을 짜거든요. 재밌게 노는 판을 짜고 있어요. 일 말고, 놀기 위해서 만나는 조직들 있잖아요, 그런 판을 짜는 거예요. 그처럼 나는 취업을, 미래를 위한 판을 지금부터 짜는 거예요. 이런 걸 조직하기 위해서는 멘토가 3명만 있어도 답이 나와요. 만약 제가 첫 번째 멘토가 되었다면, 그리고 지금부터라도 그 판을 구상할 수 있게 된다면 2명까지도 필요 없는 거죠. 지금 시작하세요. 이제 스펙은 그만 쌓고, 충분해요.
인터뷰를 마치며
나만의 미래를 위해서 ‘판을 짜라’는 말씀이 ‘내 삶의 방향키는 내가 쥐고 있어’ 같아서 좋았다. 또한 끊임없이 사람들과 만나고 누구에게나 배우며, 네트워킹하시는 모습도. 물론 처음에야 그런 모임에 나가시고, 이야기를 들으러 다니실 때에는 계획적인 게 아니었을 수도 있다. 그래도 하시다 보니 좋았던 거고, 좋았으니 또 하시고 주변에 추천도 하게 된 것 같다. 많은 장점 중에서도 대영님으로부터 배울 점을 콕 꼽자면 적극성과 배움의 자세, 순간순간 자기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실천해나가며, 좋았던 것들은 주변에 알리는 자세였다.
Michelle's Note
꼭 ‘꿈 따라 삼만리’하느라 처참해야만 광명이 찾아오는 걸까? 처음부터 한 길을 정해 나아갈 수도 있는 거겠지만, 그저 내가 공부하고 싶은 것, 순간순간 선택하고 싶은 것을 해오다 보니 ‘어? 내가 이 자리에 와 있네?’일 수도 있다. 김대영 님께 ‘구체적인 목표’는 없었다. 다만 마음에 품고 있었던 건 배우고 싶다는 열망과 ‘방향성’이었다.
그러니 우리도 너무 급하게 생각할 필요 없지 않을까. 더 길어질 인생, 더 배우고 싶은 게 있지는 않은지, 내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게 우선 아닐까. 그렇게 수련하듯이 하나씩 배워가도 좋지 않을까. 그렇다고 개인에게 모든 노오오력을 전가하는 건 좋지 않지만, 진짜 내가 배우고 싶은 게 있다면, 아르바이트를 하든 투자를 하든 장학금을 알아보든 자금을 마련해서 최대한 내 선택지를 늘리는 노력은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일 테니까. 그리고 그동안 지친 내 자신을 다독여줄 수 있는 것도 결국 내 자신일 것이다.
혹시 대학원을 가고 싶었는데 망설이지는 않았는지, 또는 대학원이 아니라도 더 배우고 싶은 게 있었는데 어떤 이유로든 포기하진 않았는지. 잠깐 한 템포 멈춰 서서 한 번쯤 스스로에게 물어봐보자. 그동안 세상의 판에 따라 끊임없이 몰아치느라 많이 힘들었지? 혹시 더 공부하고 싶은 게 있었니? 네 앞으로의 판은 어떨 것 같니?와 같은 방향성에 대한 질문들을 말이다.
"인생은 폭풍이 지나가길 기다리는 게 아니야. 빗 속에서도 춤추는 방법을 배우는 거지."
"Life is not about waiting for the storm to pass, it's about learning to Dance in the Rain."
좋아하는 글귀다. 앞에서 대학원을 비 피해 들어간 처마 밑으로 비유했는데, 사실 어딜 가나 비는 온다. 처마 밑에 비가 샌다는 건, 처마 밖도 빗 속이라는 거다. 그러니 뭐라도 더 배워보면 어떨까. 그렇게 빗 속에서 춤춰 본다면?
다시 한번, 넘치는 에너지로 기분 좋게 인터뷰해주신 김대영 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