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니어만 해당될 수 있사옵니다
안녕하세요 미셸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려요 :) 그간의 소식은 간간히 비저너리의 브런치를 통해 연재했었는데요,
저는 벌써 첫 직장(? 인지 1.5번째 직장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공식적으로는 첫 번째인!)에서 일하게 된 지 세 달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 그리고 오늘은 두근두근 첫 발표 날이었습니다.
TMI를 들려드리자면, 사실 원래 발표는 제 몫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제안서를 만드는 것까지만 참여하면 되는 건 줄 알았거든요! 그래서 발표용 PPT를 최대한 만들고 좀 쉬려고 하는 때에(?!) 부장님께서 발표도 미셸이 하면 좋겠다..! 뚜둥 하셔서 눈썹을~~ 휘날리며~~ 여긴 누구..? 나는 어디..? 발표를 끝마쳤더랬습니다.
발표 준비하는 데까지는 스트레스를 좀 받았지만, 다행히 미국 클라이언트 분들께 리서치 내용을 전달하는 제안서였던 지라 (설득하는 제안서는 또 다른 형태래요) "내용 전달"에 충실했기에 수습 두 달 차가 소화 가능했던 게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그래도 다행히 칭찬을 좀 받아서(오호 침착해야 해..) 첫 발표 기념, 정보 전달 기념, 저에게 오늘을 잊지 말라고 당부하는 겸, 또 앞으로 생각날 때마다 이 글에 계속 추가할 겸 겸사겸사 글을 써봅니다.
저는 대학생활을 통틀어 아주 짧게는 외국 기업에, 그리고 대기업에 잠깐, 스타트업에 잠깐 있고 나서 지금의 중소기업으로 오는 결정을 내렸는데요, 아래에 적어보는 내용은 어떤 형태의 기업에 다니느냐에 따라서 적용하기에는 조금씩 다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 그럼 몸으로 부딪히며 배운 몇 가지 스아실드을 출발쓰~~
가장 기본이 되면서도 가장 일을 효과적으로 끝낼 수 있는 치트키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수님이 계실 경우 보통은 참고할 만한 자료를 주시거나 하는데요, 안 주실 경우, 혹은 아예 새로 무언가를 만들어야 할 경우에는 처음부터 여쭤봐야 하는 때가 있습니다.
사실 '질문한다'라는 행동은 쉬운 행동은 아닙니다.
특히 사수님께서, 혹은 아실 것만 같은 팀원들께서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바쁘신 것 같은 경우에 간은 콩알만 해지고, 좋았어! 어디 한 번 파일들의 세계를 헤엄쳐 볼까!라고 다짐하게 되기도 하지요.
그러나 '질문한다'라는 행동은 동시에 아주 똑똑한 행동입니다.
그리고 아무리 바빠 보이셔도!! 아~~무것도 모르는 초짜가
라는 눈빛을 총총 쏜다면 분명 즐거이 질문을 받아주실 거예요.
(그리고 이건 제 팁인데, '안녕하세요 00님, 혹시 질문 한 개만 드려도 될까요?' / 응용 버전, '안녕하세요 00님, 혹시 질문드리려는데 5초만 내어주실 수 있나요?'라고 하면 "네"라는 대답은 꼭 돌아오더라고요. 여기서 '네'는 별표 백 만개입니다^^..)
그럼 왜 바쁜데도 질문을 드려야 하냐, 바로 '모두의 시간'을 아끼는 지름길이기 때문입니다. 회사에 들어온 이상, 우리 모두는 회사의 소중한 사원이자 자원입니다. 사원 레벨의 일, 부장 레벨의 일들이 때로 중요도가 다르지 않냐? 고 반문하실 수 있지만, 잘 뽑은 인턴 하나, 열 정직원 안 부럽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전 회사 인사부장님께서 매우 자주 하시던 말씀..) 빠릿빠릿한 로우 레벨의 업무는 회사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부장님 레벨 단의 업무도 쿠과광 단축시켜드릴 수 있는 치트 키가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말의 반대인즉슨 회사의 소중한 사원이자 자원인 이가 (보통은 '내'가) 삽질하고 있으면 회사의 귀한 자원이 낭비되고 있는 것이고, 부장님은 내가 삽질하는 동안 부장님의 귀한 일을 나에게 주시지 못할 뿐이고.. 그렇게 회사의 자원은 또 낭비되고 있는 것이고.. 네 그런 상태..
그리고 질문 전 겁먹었던 것과 달리, 질문을 대체로 그렇게 싫어하지 않으시더라고요. 또 오 좋은 질문이네요!라고 좋은 피드백을 받는 때도 종종 있습니다! (네, 질문 많이 하고 좋아하는 제 자신을 위한 변호 아닌 변호 (찡긋) 또 제 베이징 전전 기업 프로님, 혹시 이 글을 읽고 계신가요? 잘 지내시나요? 프로님 덕분에 저는 이렇게 무럭무럭 크고 있습니다 :)) )
따라서 겁먹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질문하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1) 업무의 큰 그림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 (단, 시간이 허락할 때)
우선 가장 좋은 것은 그 업무의 목적 및 원인/과거 비슷한 업무 자료 등등 업무의 전체 내용을 파악하기 위한 질문부터 드려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제가 업무의 큰 그림을 보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는데요, 사실 저런 질문들을 하면 동기부여도 더 잘 됩니다. 큰 그림을 보게 되면 아하, 내가 하는 일이 이렇게나 중요한 일이구나! 혹은 엄청나지는 않지만 꼭 필요한 일이구나!라는 걸 깨닫게 되어 없던 동기도 생겨나고 그러거든요.
또 동기부여뿐만이 아니라, 회사에게도 '더욱 필요한 일'을 '더 적합하게'할 수 있습니다. 일단 어떤 업무를 맡게 되면, 그 업무의 오너는 나 자신이 됩니다. 오너라는 말인즉슨, 그 업무에 대해 '나만큼' 잘 아는 직원은 그 업무를 '내가' 맡은 이상 이제 지구를 거꾸로 뒤집어 봐도 '나말고는' 없다는 소리지요. 그럴 경우, '큰 방향'을 아는 것은 정말 정말 많은 도움이 됩니다. 그 방향성에 맞춰 덧붙이면 좋을 일/빠지면 안 되는 일 등을 좀 더 꼼꼼하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다시 그 일은 회사 전체에 뿔러스!)
물론 이때, 큰 그림을 사수님께 여쭤보는 건 'CEO님께 브리핑드리는 정도'로 요청하는 게 절대 절대 아닙니다... '내'가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단, '간략하게' 여쭤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2) 일단 받은 자료들을 요리조리 봐도 잘 모르겠는 질문 (일반적인 경우)
물론 업무 가이드라인을 주실 때 안에 웬만한 사실들은 다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가이드라인도 봤고, 업무 예시들도 봤고, 과거 자료들도 들춰봤는데 도저히 모르겠다. 그러면 SOS를 정말 쳐야 할 때가 맞습니다. 외쳐, 헬프 미!
대신 이때, 아주 짧은 질문이라면 모르겠지만, 웬만하면 사내 메신저나 이메일을 통해 여쭤보는 걸 추천드립니다. 기록은 아주 중요합니다. 그리고 인간의 뇌는 의외로 아주 멍청합니다. 또 때로 질문 한 개를 드렸을 뿐인데, 반 페이지 분량의 답변을 주실 경우(! 아직까지는 많지 않았습니다만)도 놀랍게도 있습니다. 그러니 부끄러워하지 말고 양손을 키보드 위에 올려 경쾌한 소리를 내봅시다.
3) 더 빠른 길이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 ('와.. 사수님께서 너무 바빠 돌아가실지도 몰라'일 때를 제외하고)
이것도 여쭤보면 좋습니다. 언제나 더 빠른 길은 있거든요..ㅎ
'업무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 역시 중요한 일을 놓치지 않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으며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아주 좋은 방법입니다. 저는 주로 아침에 가면 그 날의 할 일들을 구글 노트에 나열해 두고, 위아래로 옮기면서 중요도를 조절하는데요, 이 우선순위 정하기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이 우선순위 정하기를 깜빡했을 때 벌어지는 상황을 살펴보실게요.
오늘 아침 일입니다. 화면 한편에 반짝, 하고 이메일 한통이 날아들었습니다.
".... 어쩌고 저쩌고... 미리미리 송부해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와아앗...? 저와 과장님(은 늘 짱짱 감사와 사랑을 동시에 느끼는 우리 짱짱 과장님~*)은 벙쪘습니다. 조금씩 제가 업무 인수인계를 받고 있는 일인데 글로벌 HQ의 포스팅을 기다린다는 것이 오늘 아침의 제안서 건으로 깜빡 뒤로 밀린 것이지요... 아차...
곰곰이 되짚어 보니 이건 '우선순위'만 잘 설정했더라면 놓치지 않았을 일이었습니다. 우선순위를
정해놓고! 또 그 순위를 잘 따르는 일이 이렇게나 중요합니다!!
사실 일이 마구 밀려들어올 때 (특히 저희 광고 대행사처럼 여러 브랜드의 일들이 마구 겹치고 새끼 치고 난리 브루스를 피울 때... 저는 아직 그렇지는 않은데 다른 팀원분들을 보면 더러 그렇더라고요...)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은 때로 그 자체로 '헉쓰 또 다른 일이 생겼어?'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일(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을 한다면, 원래 일의 수고를 1/10로 줄여주는 고마운 일이이 됩니다. 저처럼 담당하게 될 업무를 놓치지도 않고요...
또 우선순위를 정하는 일은 '내가 꼭 필요한 일에 내 에너지를 쏟고 있나?'를 확인해보는 데 중요한 지표가 됩니다. 그래서 그 지표에 따라 중요도를 배분해 일을 잘 처리해내야 하지요. 하루 일과를 돌아보면 사실 내가 신나서 하는 일(저는 주로 시스템을 더 편리하게 만드는 일.. 하지만 꼭! 해야만 하는 일은 아닌 일)과 내가 담당이기 때문에 해야 하는 일(때로 신나지는 않지만 꼭!! 해야만 하는 일)로 등등으로 나뉘는데요, 여기에서 내가 담당이기 때문에 해야 하는 일은 우선순위 하이하이 레벨로 올라가게 됩니다. 그러면 그 일은 먼저 처리하고 조금 뒤로 밀리더라도 하루를 마무리할 때는 신나게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오늘 아침에 제안서 PPT를 했던 것과 같이 큰 일을 맡았을 때를 대비한 것이기도 하지만, 어떤 업무이건 피드백 시간이 있다면 좋습니다. 저희 회사는 동료평가 제도와 같은 피드백(혹은 평가?)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저는 개인적으로 업무가 어려웠던 날이나 많았던 날들, 혹은 꼭 기억해두고 싶은 날들은 따로 시간을 내어 퇴근 전에 자가 피드백을 합니다.
제목은 '오늘 하루 반성 타임...ㅎ' 그 안에는 바보 같았던 나 자신을 향한 다양한 쓴소리와 위로의 말들이 담겨 있지요.. 주로 '내일부터는 그러지 말자^^'로 마무리됩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렇게 쓰다 보면 드라마틱하게 내가 바뀌지는 않지만(나는 나이기 때문에..) 차차 똑같은 실수를 하고 있지는 않은 면모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늘 같이 큰 발표가 있었던 날은 '외부 피드백'을 요청드리기도 했습니다.
부장님, 오늘 ~~ 건으로 ~~ 한 도움들을 주신 덕분에 무사히 업무도 마치고 클라이언트 분들도 만족하실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쩍저쩍 감사의 인사.. 한데 혹시 가능하시다면 잠깐 시간을 내어서 오늘 발표한 것 중 더 유지하면 좋을 점/개선하면 좋을 점 등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사실 이 말을 꺼내는 것 자체가 커다란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피드백은 더 나은 과정과 결과를 위하는 법! 너무 바빠서 답을 주시지 못하셔도 할 수 없지만, 답을 주신다면 정말 발전을 위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이 아니겠어요?
그러니 적극적으로 손을 들고 여쭤봐도 좋습니다. 실수는 없었나 걱정을 했었는데 의외로 좋은 피드백이 돌아오는 경우도 분명 있을 테니까요! (아님 말고..)
또 업무의 전/중/후 활용 중에 '전/중'을 활용하는 방법에는 다음과 같은 방법이 있습니다. 바로 체크리스트를 만드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 오늘과 같이 '발표'라는 큰 테마를 '업무'라고 생각해봅시다.
발표의 '전'에 해야 할 일들을 목록화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료 조사, 자료 배치, 자료 구성 피드백받기, 발표 연습 등등을 아주 세분화해서 체크리스트로 목록화해둘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 체크리스트는 한 번 만들어 두면 앞으로 제안서를 만들 때마다 긴히 긴히 요긴히 지속적으로 계속 쓰일 것입니다.
또 발표의 '중'에 해야 할 일도 체크리스트로 만들 수 있지요. 오늘 했던 것 중에는 '발표 시간 체크하기'가 있었고, 오늘 못 해서 아쉬웠지만 다음부터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 중에는 '클라이언트의 피드백을 녹음하기' 등이 있겠습니다.
+ '스마트하게 업무 하기'와는 상관없지만 그래도 알아두면 좋을 팁.
모든 커뮤니케이션의 원칙이기도 하지만, 회사에서도 소소하게 신경 쓰다 보면 스스로도 뿌듯하고, 팀원들에게도 좋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두루두루 좋을 일입니다. 바로 '상대방의 입장 먼저 고려해서 커뮤니케이션 하기'입니다.
작은 파일을 전달해주더라도, 혹은 크게는 업무를 지시를 내릴 때 등 (요즘 저는 주로 다양한 분들을 서포트 하며 다양한 업무 지시를 받다 보니 느낍니다.) 모든 일은 '커뮤니케이션'을 바탕으로 합니다. 하나를 전달하더라도 상대방의 가려운 부분을 바로 긁긁 해주면 뒤따라 많은 일들이 술술 풀릴 때가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저는 아직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는 갈 길이 멉니다..)
잘 풀린 예시 중 하나로는 지난 2주간 정리했던 PPT를 들 수 있겠습니다.
되돌이켜보니 저는 위의 3 콤보 (질문하기+우선순위 정하기+업무의 전/중/후 활용하기)를 활용했을 뿐만 아니라, 제안서 PPT에 담을 내용을 생성할 때에도 클라이언트가 그래서 가장 궁금해할 정보는 뭘까? 어떤 내용들을 담으면 클라이언트가 그다음 내용을 더 기대하게 될까?를 가장 많이 생각했습니다.
그랬더니 최대한 적절할 것 같고 필요할 것 같은 내용들을 최대한 많이 조사해서 제안서 안에 담게 되었습니다. 그 덕인지는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는 부장님께서 내용 자체는 많이 변경을 안 해주셨고, 구성 위주로 손 봐주셨고, 발표까지..(헙!) 맡게 되었습니다.
또 피드백을 받았을 때는 번역을 할 때에 있어서도 그냥 단순 번역만 한 게 아니라, 부장님께 질문드려가며 번역한 부분이 좋았고, 질문한 게 좋았던 이유는 제가 깊이 생각해보고 그 생각을 반영한 점이 좋았다는 피드백도 받았습니다. (물론 가장 뿌듯했던 때는 미국 클라이언트들로부터 Fabulous! It was very logical!! And bla bla.. 등등등의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았을 때였습니다.. 하지만 침착하자..)
Good에서 Great으로 가는 방법은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Good부터 되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위의 쓰리 콤보와 뿔라스 원이 있다면 조금은 Good에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쓰다 보니 양이 많아졌는데, 마무리를 어찌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이 글을 읽고 계시는 '주니어 분'이 계시다면, 혹은 일을 이렇게 하고 있는 주니어를 보고 계신 '시니어 분'이 계시다면 어떤 팁들이 있으실지 궁금합니다 :)
여러분은 어떻게 매일의 업무를 '좀 더 스마트하게' 진행하시나요?
또 어떤 실수들을 하시지만 훌훌 털어내고 다음의 Good을 도모하고 계신가요?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