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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미셸 Michelle Jan 13. 2019

당신이 매니저/리더라면 할 수 있는 일 (2)

성평등을 위해 우린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3. 성별을 포함한 '다양성'에 관한 제도적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앞에서처럼 '성별을 가리고' '명확한 기준'에 맞춰 자리에 적합한 사람을 뽑았다고 칩시다. 이제 그럼 그렇게 공평하게 들어온 신입 사원들 혹은 새로운 직원들이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주는 프로그램도 필요하겠죠? 어떤 프로그램들이 있을까요?

    싱가포르 SAP, 싱가포르 구글을 거쳐 지금은 Upfly의 파운더가 되신 유연실 님은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처음 구글에 입사했을 때, 인사부에 ‘Diversity’를 전담하는 팀이 있어서 굉장히 놀랐어요. 수익을 내지 않는 인사부에 다양한 인재 채용만 기획하는 팀이라니! 구글은 역시 돈이 많아서 이런 럭셔리한 팀을 둘 수 있다고 생각했죠. 더구나, 이 팀은 ‘올해 안에 여성 리더를 10퍼센트를 늘리겠다’ 혹은 ‘흑인/히스패닉 인재 채용을 늘리겠다’라는 분기별 목표를 공유했는데, 이런 걸 처음 본 저에겐 가히 문화 충격이었어요. 그리고 어쩌면 이런 정책이 역차별을 낳지 않을까 우려가 되기도 했고요.


    하지만 구글은 자선 사업기관이 아니잖아요? 이런 정책들이 회사 문화와 퍼포먼스에 큰 시너지 효과를 준다고 믿기 때문에 실행하는거죠. 실제로 그렇기도 했고요. 일례로, 제가 일하던 팀도 정말 다양한 사람들로 구성되었어요. 중국인, 인도인, 미국인, 일본인, 독일인, 영국인 등 각 구성원들이 제 각기 다른 국적을 가졌을 만큼 다양했죠. 이렇게 제 각기 다른 사람들이 공동의 목표를 두고 일하다보면, 서로의 사고방식과 관점에 대해 오픈된 자세를 갖게 되요. 이런 새로움에 수용성을 가진 문화가 회사 컬쳐가 되면 개개인의 뿐만 아니라 회사 전체적인 역량이 커지는 것 같아요."



    이렇게 구글은 인사부에서 다양성을 전담하는 팀이 있을 정도로 '다양성'을 중요시 여기고 진작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어요. 그렇다면 다양성은 왜 그렇게 중요한 걸까요? 사실 앞서 함께 살펴 보았듯이, 성평등 만큼이나 '다양성'도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던 적이 있었어요. 성평등은 다양성의 측면에서 보면 부분 집합이기도 하고요. 그렇게 다양성은 개개인의 개성이 꽃피워서 시너지를 이루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것 같아요. 하지만 이런 다양성도 제도적인 프로그램들로 뒷받침해 구체적이고 직접적으로 진작시키지 않는다면 시너지를 낼 정도로 긍정적으로 작동하지 못할 거에요.



    그렇다면 다양성은 과연 어느 정도로 보장하고 제도화시켜야 하는 걸까요? 다양성에 관한 다양한 자료들이 있는데요, 그 중 하나를 함께 확인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우선, 다양성과 관련된 세미나를 여는 정도는 부족하고 위원회 등 공식적인 역할을 도입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해요. 딜로이트 컨설팅 및 회계법인은 성별 차이를 분석하고 해결할 뿐 아니라 책임을 확실히 하려고 다양성과 관련된 결과를 모니터링한 적이 있었는데요,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 컨설팅에서는 도빈이라는 수석 다양성 담당자가 기업 파트너이자 경영진을 맡고 있었습니다. 그는 CEO인 로버트 모리츠에게 직접 보고를 하고 있고요. 


    그는, “프로그램은 중요하다. 다양성 프로그램의 궁극적 목적이 문화의 변화인 가운데, 공식적인 프로그램은 강력한 신호를 보낸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도빈이 분석한 고용 데이터, 이들 부서와 위원회의 도입은 어마어마한 효과를 발휘해서 조직이 고용하는 백인과 흑인 여성 수를 크게 늘리는 데 기여했다고 해요.



    그러나 만약 이렇게 전담하는 부서나 위원회를 도입하는 것이 어렵다면 다른 방법도 있습니다. 여성과 소수 인종을 돕는 네트워크와 멘토링 프로그램을 활용해서도 차이를 이끌어낼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 프로그램은 포괄적으로 실시되어야 하며 최고위 경영진을 포함 시켜야만 성공한다고 합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 쿠퍼스 컨설팅은 최근 전 직원 2700명에게 다양성 전문가 3명을 위해 멘토가 되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사회적인 유대 관계는 사람들 사이에서 신뢰를 구축하게 했고 공개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정보와 기회에 접근할 권리를 주었습니다. 유망한 여성 관리자를 고위급 경영자와 연계시켜 조직 생활에 필요한 무언의 지식을 관리자에게 공급하게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기업 내에서는 어느 정도 직급까지 다양성에 신경을 써야 하는 걸까요? 인사부만 다양성에 대해서 신경쓰면 되는 것일까요? 사실 최고위직들부터 다양성을 지원하며, 권장하기 위해 책임감과 의무감을 지녀야 한다고 합니다. 단순히 사회를 위한 노력이 아니라 기업의 의무라고도 해요. 


    그럼 이렇게 할 경우에 어떤 실질적인 이점이라도 있기 때문인 걸까요? 네, 있습니다. 앞에서부터도 지속적으로 봐왔듯이 다양성에 대한 의지가 그룹이나 조직의 의사결정과 수익을 개선시킨 결과들은 많았습니다. 2012년, 크레디트스위스 금융 연구기관은 기업 이사진에 남성과 여성이 모두 포함된 기업의 주가가 남성으로만 구성된 기업보다 더 낫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댈러스 텍사스 대학교의 쉰 리바인은 가상의 시장을 만든 뒤 그 속에서 다양성을 개선했을 때 주가의 투기성 거품이 줄어든다는 사실도 확인했고요. 또한 아시아와 북아메리카 모두에서 다양성을 반영한 시장은 주가 가치를 58퍼센트 더 반영했다고도 합니다. 이처럼 다양성에 관해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일은 기업에 '실질적인'이점들을 가져오면서 성평등도 진작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불어넣습니다.



    사실 이런 '다양성'에 관한 제도적인 프로그램들과 프로그램들에 대한 연구 결과는 미국을 기반으로 한 경우가 많습니다. 워낙 다인종 국가이기도 해서 다양한 개인들을 융합시켜서 시너지를 내는 게 미국 기업들의 성장 동력이기도 하기 때문이지요. 반면, 우리나라는 다인종 국가는 아니기 때문에 어쩌면 다양성에 관한 직접적인 전담 팀을 운영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점점 성비율이나 인종 면에서의 다양성도 다양해지고 있는 과정 속에서 우리나라에서도 성별이나 인종 다양성을 고려한 프로그램이 운영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다양성'에 관한 제도적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을까요? 다양성 '교육' 프로그램 가지고는 오히려 역효과를 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관리자들에게 교육이나 규칙을 강요하는 것은 기존 관리자들의 행동을 비난하거나 수치스럽게 만들어서 오히려 묘한 반발심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지요. 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거의 1000건에 달하는 연구를 통해 살펴 본 결과, 편견을 묻는 설문지에 올바르게 답하도록 사람들을 가르칠 수는 있지만, 그렇게 배운 사람들도 결국 그 정답들을 금방 잊어버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양성 교육의 긍정적인 효과가 하루나 이틀 이상 유지되는 경우는 드문 것이지요.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따르면, 관리자들을 다양성 프로그램의 일부가 되도록 '참여'시켜야 합니다. 다음은 참여를 위한 기본 원칙 두가지입니다. 


    1) 문제 해결 과정에 관리자들을 참여시키기

    행동하는 대로 믿게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심리학적인 용어로는 '인지 부조화를 줄인다'고도 하는데요, 신념과 행동이 조화를 이루지 못할 때, 사람들은 '인지 부조화'를 느낍니다. 이럴 경우에 사람들은 자신이 행동하는 것에 맞춰서 자신의 인식도 수정하려고 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입니다. 그리고 이런 인지 부조화를 활용햇, 관리자들이 설령 다양성을 옹호하지 않았던 사람들이었다고 할지라도, 그들이 다양성을 옹호하는 행동을 하게 함으로써 스스로를 다양성 옹호자라고 믿게 하는 방법이 있지요.

    

    A. 여성과 소수인종을 위한 대학 채용 프로그램 도입하기

    우선 '대학 채용 프로그램'에, 그것도 특별한 대학 채용 프로그램에 관리자들을 참여시키는 것입니다. 특히 '다양성을 촉진하기 위한 대학 채용 프로그램-여성 이공계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 소수 인종을 위한 프로그램, 등등'을 관리자들이 맡게 되면, 그들은 자신들이 맡은 책임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한다고 말합니다. 그들은 '다양성'과 '소수 그룹'에 대해 책임을 느끼게 되며, 더 다양하고 유망한 직원들을 발견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는 것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네, 그렇습니다. 심지어 효과도 놀라웠습니다. 어떤 기업에서는 여성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대학 채용 프로그램을 지행한지 5년이 지나자, '경영진'에서 백인 여성, 흑인 여성, 히스패닉계, 아시안계 미국인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약 10%가 증가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여성 경영진이 2%임을 감안할 때, 이 10%라는 숫자는 어마어마한 증가치입니다. 또 소수자 집단 채용에 초점을 맞춘 프로그램들은 흑인 남성과 여성 관리자의 비중을 각각 8%, 9%씩 증가시켰습니다.


    B. 멘토링 프로그램 실시하기

    멘토링 역시 관리자들이 가지고 있던 편견을 서서히 버리도록 하는 좋은 방법입니다. 후배들에게 업무를 가르치고, 피드백을 주고, 지원하는 과정에서 멘토들은 자신의 멘티가 될 후배가 어느 인종이고 성별이든, 그런 지원과 교육, 피드백을 받을만한 자격이있다고 믿게 됩니다. 

    그리고 멘토링 프로그램은 회사의 경영진 편성을 눈에 띌 정도로 다양하게 바꾸어 놓습니다. 이 프로그램들은 흑인, 히스패닉계,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과 히스패닉계 남성, 아시아계 미국인 남성의 비중을 평균적으로 9%에서 24%까지 증가시켰습니다. 

    


    2) 그리고 변화를 꾀하기 위한 사회적 책임감을 느끼도록 격려하기 : 다양성 태스크포스 팀과 다양성 매니저를 활용하기

    여기에서 사회적 책임감을 느끼도록 한다는 것은 주변 사람들에게 우리가 제대로 행동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자 하는 우리의 욕구를 활용한 것이라고 합니다. 또한 다양성 태스크포스 팀은 이러한 욕구를 활용할 수 있는 구성체입니다. 다양성 태스크포스 팀이란 무엇이기에 이러하며, 그들은 어떤 활동들을 할까요? 

    다양성 태스크포스 팀은 CEO들이 각 부서의 장들에게 자원하도록 요청하거나,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고 소외된 집단의 구성원들을 포함시키면서 구성되며, 이들은 매분기, 혹은 2분기에 한 번씩 회사 전체, 사업부, 그리고 각 부서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야 할 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다양성과 관련된 숫자들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그 팀원들은 채용이나 커리어에서 병목현상이 일어나고 있지는 않은지 조사하고, 해결책을 도출해 자신의 부서에 적용하러 돌아갑니다. 이런 팀의 존재는 존재만으로도 회사와 사업부에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관리자들에게 채용이나 승진에 있어서 '이렇게 행동하는 일이 옳게 보일까?'라고 자문하게 하도록 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들의 이런 활동은 결과적으로도 효과가 좋았습니다. 다양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태스크포스 팀을 도입한 기업들은 평균적으로 5년간 경영진에서 백인 여성과 각 소수 인종 그룹의 비중이 9%에서 30%까지 높아졌다는 통계도 나타났습니다. 

    다양성 매니저를 고용하는 것도 기업에 큰 도움이 됩니다. 고용과 승진에 관해서 관리자들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은 그 사실만으로도 관리자들에게 자기 자신의 결정을 보다 심사숙고할 기회를 주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다양성 매니저를 임명한 기업에서는 그로부터 5년간 히스패닉계 남성을 제외한 다른 모든 소수집단 출신이 경영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에서 18%까지 증가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다양성을 '강제'하거나 '처벌'하는 것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대신 우리는 변화에 동참할 수 있도록 더많은 관리자들을 문제 해결의 일부로 참여시키며, 관리자들이 스스로의 양심과 숙고에 따라 더 나은 결정을 할 수 있도록, 사회적 책임감을 느끼도록 격려할 수 있습니다.





    4. 여성 직원들과 남성 직원들 모두를 배려한 포괄적이고 건강하며 합리적인 기업 문화 만들기


    다양성을 진작시키는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것 외에, 마지막으로 실천할 수 있는 지점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직원을 존중하는 기업 문화"가 필요하다는 것도 들고 싶습니다. 인터뷰에 응해 주셨던 분들의 말씀을 들어본 결과, 직원을 존중하는 기업 문화는 잘 조직된 '시스템'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 '시스템'은 시스템 내부에 속한 '구성원'들의 문화에 의해서 강화되고 발전되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우선적으로 그럼 왜, 어떻게 성공하는 기업들은 직원들이 '존중받고 있다'고 느끼는지 인터뷰의 내용을 통해 확인해볼까요?



    출산 및 육아 휴직 뿐만 아니라 복귀 후 최대한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기. :

    IBM을 다니셨던 이아롬님. "여성 직원들에 대한 복지 시스템이 우수하다고 생각해요. 출산 및 육아 휴직뿐만 아니라 복귀 후 최대한 다시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고 그런 환경을 만들어주려고 하는 마인드가 좋았고 또 무엇보다도 사내에서 업무를 진행할 때 성별을 떠나서 의견 및 결정권을 존중해주는 문화가 우수하다고 생각했어요."



    일의 결과를 중심으로 공정하게 평가하기. :

    디즈니의 이지은님. "성별막론하고 일만 잘하면 되는것 같아요. 동료 중에서도 성별을 의식하지는 않고요. 본인 일만 (잘) 하면 (되어요.) ,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하던 ‘잠시 치과 좀 다녀올게요’ 라던지 ‘아들이 오늘 운전 면허증 따러 가야 돼서 라이드를 해줘야한다’고 하며 나올 수 있어요. 돌아와서 일처리만 확실히 하면 되니까. 대신 일을 못하면 잘려요. 또 모두 칼퇴를 하니 ‘여자라서 일찍 들어간다’ 란 소릴 들을세가 없죠."



    업무 능력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사내 채용 시스템 합리적으로 설계하기. :

    H&M을 거치셨던 이정현님 "H&M의 경우 성평등(Gender Equality)이 강하고, 여성,남성, 동성애자 를 그 누구에게도 특별한 대우를 하거나 차별하지 않고, 업무 능력 위주로 평가해요. 사내 규정 시스템에도 나와있을 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같은 시스템으로 움직인다는것 또한 큰 장점이네요.

    또 H&M이 매년 성장하는 비결은 회사의 직원들이 업무에 만족하고, 주체의식을 가지고 일을 하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합니다. H&M의 계열사인 COS가 한국에 입점할때, 상당 수의 H&M직원들이 사내 채용으로 먼저, COS에 취업할 수 있었고, 2017년 진출하는 또 다른 계열사인 &Other Stories 또한, 이러한 방식으로 사내 채용 우선 시스템, IIP (Internal promotion progam) 을 통하여 상당수 직원들을 채용하고, H&M경력을 높이 평가해줍니다.

    이는 직원들에게 회사가 직원을 아낀다고 느끼게 해줄 뿐만 아니라, H&M 회사 입장에서도  H&M 기업문화에 익숙하고 숙련된 직원을 연장 채용하게 되면서 업무의 효율성 또한 높아집니다. 단순히 성평등(Gender Equality)부분에 국한되지않고, 모두에게 평등한 기회를 주고자 노력하는 회사 시스템이 직원들의 충성도를 높인다고 생각합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 본사를 둔 H&M은 북유럽 기업이라 기업 문화와 시스템이 비교적 안 알려져 있는 편이라 덧붙여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H&M은 7밸류(7value)라고 불리는 7가지의 가치를 중시합니다. 사람에 대한 믿음, 우리는 한 팀, 지속적인 향상, 솔직하고 열린 마음, 기업가 정신, 단순명료함, 비용절감 의식. 7가지 가치는 조직 내 정책과 제도 등에 반영돼 수평적이고 성평등한 조직문화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북유럽계 기업답게 외국인도 많고 인종도 다양합니다. H&M그룹 본사 차원에서 다양성을 존중하고 있어 국가 간 이동도 잦으며, H&M코리아에는 6개국 이상(스웨덴, 폴란드, 이탈리아, 프랑스, 미국, 캐나다 등)의 다양한 인종의 직원들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여성 직원 비율도 상당히 높습니다. 패션 브랜드이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전체 직원 중 여성은 약 60%에 이르고 여성 팀장급 비율은 72%에 달하며, 이는 여성 직원들이 출산이나 육아로 인해 불이익을 받지 않고 실력과 경력개발의 의지만 있으면 성장할 수 있는 조직임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직원들의 경력개발을 돕는 프로그램도 잘되어 있습니다. IOD(Internal open date)를 연 1회 시행, 코칭 섹션을 통해 커리어 개발을 지원합니다.

    출처 : 이투데이,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1400457



    남의 가족도 나의 가족처럼 배려하는 가족 중심적인 기업 문화 만들기. :

    뉴욕 구글을 다니셨던 배수정님 "휴가 시스템은 우리나라가 잘 되어 있지만 여긴 임산부나 출산 후 복귀하고 돌아 온 여성 직원 뿐만 아니라, 배우자가 임신하고 출산한 남자 직원들도 정말 많이 배려해 주고 존중해주는 것 같아요. 누가 시켜서, 위에서 그렇게 하라고 했으니까가 아니라 워낙 미국은 ‘나’와 ‘가족’이 중요한 문화이기 때문이기도 해요. 또 그렇게 실천하며 사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자연적으로 공감대가 형성이 되는 거에요. 출산 후 돌아왔을 때 업무와 육아를 병행해야 하는 새로운 삶의 시기(life stage)에 있다는 것을 이해해주고 격려해 주며 최대한 배려해줘요.


    또 한 가지 예는 저희 팀 같은 경우 출장 다녀오면 그 다음 날 재택근무를 하라고 해요. 아이들이랑 일주일 동안 떨어져 있었으니 아이들이 얼마나 엄마를 그리워 했겠냐면서 집에서 근무를 하라고 얘기를 해 주는데 그게 정말 진심으로 배려 해주는 거라서 눈치가 안 보여요. 그리고 사람들은 재택 시스템을 악용하지 않아요. 재택하면서도 내가 맡은 일은 책임감 있게 하고 못할 경우에도 팀에 영향 받지 않도록 조취를 취해 놓구요. 개인이 회사에서는 직원이지만 동시에 한 가정의 엄마이고, 아빠이기에 따르는 책임과 일들이 있을 때 진심으로 이해해주고 배려해 주는 마음, 문화가 자리잡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건 회사 조직에서 갑자기 요이땅하고 시작할 수 있는게 아니고 어려서부터 남을 배려해 주는 환경에서 자라야 가능한 것 같아요."


    문화적 차이도 굉장히 크네요?

    "네, 그래서 가정 교육과 학교 선생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해요. 너무 경쟁적인 구조에서 남을 챙길 시간도 여유도 없이 나의 경쟁력 쌓기에 올인해 오다가 조직에 들어갔더니 갑자기 남을 배려해야 한다고 하면 몰라서 못 하는거죠. 물론 하기 싫어서 안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익숙하지가 않은거예요.

    개인이 회사에서는 직원이지만 동시에 한 가정의 엄마이고, 아빠이기에 따르는 책임과 일들이 있을 때 진심으로 이해해주고 배려해 주는 마음, 문화가 자리잡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그건 회사 조직에서 갑자기 요이땅하고 시작할 수 있는게 아니고 어려서부터 남을 배려해 주는 것을 배우는 데에서 시작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분들의 증언(?)과 생생한 현장 경험을 듣게 되니, 다양성을 중시하는 문화 뿐만 아니라, 업무 능력을 중심으로 합리적으로 평가하는 합리적인 평가 시스템, 그리고 직원들 개개인을 직원들 부터가 서로서로 배려해주는 문화까지... 우리가 나고 자란 환경과 교육 시스템의 문제까지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에는 이런 기업이 없을까요? 한국에서도 다양한 기업들이 탄력적 근무제, 출산 휴가 증대, 단축 근무제도, 육아 보조금, 재택 근무 허가, 경력 단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커리어 보전 세션 등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잘 알려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번 기회에 단순히 '여성'에게 뿐만이 아니라, '남성'에게도 우수한 일과 가정 양립을 지원하고 있는 국내 기업 사례 중 하나를 소개해 드리고 싶은데요, 바로 '배달의 민족'이라는 배달앱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우아한 형제들'입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지하철 광고판에서 배우 류승룡이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고 하며, 고구려 벽화를 뛰노는 광고를 보신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또 파격적이게도 치킨에 대한 상식 등을 평가하는 치믈리에 자격 시험 등을 실시하며, 글로벌 경쟁업체들과 달리 자영업자들로부터 받는 수수료가 0%인 것으로 유명한 '우아한 형제들'인데요, 우아한 형제들은 2016년, 연매출이 71.4%로 성장, 2017년, 91.6%로 성장하는 등 매년 매출 성장률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기업은 폭발적인 성장 외에도 특별한 기업 문화(시스템)로 인해 많은 구직자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2017년에는 우수기업 부문 대통령 표창까지도 받았지요. 도대체 어떤 시스템들을 마련해 두었기에 그러한 표창까지 받은 것일까요?


    예를 들어 이렇습니다. '우아한 학부모 특별휴가'라는 제도를 통해서는 여성 뿐만이 아니라 남성들도 혜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자녀의 입학식, 발표회, 졸업식 등 학교 행사에 아빠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이외에도 주 35시간 근무제(월요병이 생기기 쉬운 월요일에는 오후부터 근무를 시작하는 근무제입니다.), 남성 육아휴직 시 한 달 간 월 급여 전액 지원, 임산부 단축 근무, 우아한 아재 근무(임신한 아내의 산부인과 검진 동행 시 재택근무), 우아한 학부모 특별휴가(자녀 학교 행사 시 특별휴가) 등의 독특한 유연 근무제도도 실시합니다. 


    또 인상적이었던 것은 기업 내에 '피플팀'이라는 인사부와는 성격이 조금 다른 팀이 존재하는 것이었습니다. 이 팀은 구성원 한 명 한 명이 소외되지 않고, 함께 나누고 즐길 일이 있으면 모든 구성원들에게 꼭 미리 알리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라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구성원의 배우자, 양가 부모님, 자녀들의 생일이나 결혼 기념일 등을 챙겨주는 것'이 피플팀이 하는 일 중 하나입니다. 일주일 전에 그냥 생일을 알려주는 것이지요. "다음 주에 장모님 생신이십니다"라고요. 그리고 그날이 되면 부서장과 피플팀이 그 구성원이 오후 4시에 퇴근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다고 합니다.


    저는 한국에도 그와 같은 기업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매우 반가웠습니다. 또 '배민다움'이라는 책에서 배달의 민족 김봉진 대표가 한 말도 인상적이었지요. 그의 꿈은 매출 얼마를 이루는 것도, 세계로 진출하는 것도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냉정하게 말해, 기업은 자기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로는 인간을 정말 행복하게 만들 수는 없다고 봐요. 그래서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일하는 과정의 즐거움과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기업 문화를 만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문화’가 중요하다고 반복적으로 말씀드리는 거예요. 배민이 하는 서비스 자체 때문에 다음 세대들이 더 행복해지고 좋아질 거라고 보진 않거든요. 하지만 다음 세대에 도움이 되는 문화를 남길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만든 문화 덕분에 세상이 좋아질 수도 있는 거죠. 그래서 그 문화를 잘 만들어가는 게 이 회사에서 제가 가진 꿈이에요."  


    저는 이렇게 한국에도 '직원들 모두를 배려한 포괄적이고 건강하며 합리적인 기업 문화'를 중점적으로 생각하는 기업이 있다는 면에서, 매우 희망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아마 아직 알지 못하는 많은 다른 기업들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좋은 선례들이 있으면 지속적으로 그 선례들이 그 다음에 따라올 후배들을 양성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그 선례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장려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헀습니다. 그렇게 조금씩이라도 기업들이, 기업의 매니저들이, 리더들이 각자의 방향을 점검하고, 목표를 지니고 나아간다면, 우리나라에도 더 나은 기업 문화들이 싹트는 날들이 더 가까워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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