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oughome 창업자 : 이정현(베로니카)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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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지금과 같은 디자인 혹은 플랫폼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생각하신 때?
#학업적인 선택의 배경
#학부 때 해오신 활동
#처음 글로벌 비즈니스에 관심을 갖게 되신 때
#첫 직장을 선택하신 계기
#그때 하신 업무#VMD의 역할
#처음 지금과 같은 디자인 혹은 플랫폼 분야에서 일해보고 싶다고 생각하신 때?
1인 기업, 비즈니스 창업에 관한 꿈은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막연하게 구상해 왔어요. 막연한 아이디어들을 메모지에 메모했었고, 3학년 재학 당시에는, 경영학 수업인 전자상거래 원론 수업을 통해서 인터넷 쇼핑 사이트도 오픈해보면서 값진 시행착오를 겪었어요. 그러다 비즈니스 모델을 플랫폼 분야와 디자인 쪽으로 구상하게 된 것은 패션 분야에서 근무하면서부터 구체적으로 발전한 것 같아요.
실질적으로 추진해서 사업 모델을 구현시키기 위한 준비는 미국으로 이주한 후, 1년 정도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정확히 사업 준비를 한지는 1년이고, 시작한 건 2달 째에요. (2016.12) 제가 원래 패션분야 중에서도 리테일에서 경력이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유통 구조와 플랫폼 쪽으로 생각이 확장된 것 같아요.
대기업에서의 경험도 있으셨지만 지금 하고 계신 분야를 대학교 때부터 구상하 셨었다니! 신기했다. 앞에서도 마음의 방향성에 대해 언급한 것 같은 데 가고 싶은 길을 마음 한편에 잊지 않고 품고 있으면 결국 그 뱡향으로 가게 되는 걸까? 그래서 나만의 북극성이 중요한 걸까? 조금 감동적이기도 하고, 여러 생각이 들었다.
#학업적인 선택의 배경 (이화여대 패션디자인 전공/의류학 부전공)
예중, 예고를 졸업하고 자연스럽게 미술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어요. 제 관심사나 진로가 예술이라는 분야에 한정되어 있었던 부분도 있고, 장. 단점이 있었습니다. 전공 선택할 때도 패션 분야로 결정하는 것도 자연스럽게 관심 있는 분야로 선택한 것 같아요.
#학부 때 해오신 활동?
다양한 활동을 했는데, 학부 2학년 때 여름학기 수업으로 갔던 ART IN LONDON 수업을 들었어요. 런던에서의 새로운 경험을 계기로, 휴학 후, 뉴욕에서 어학연수를 하고, 3학년이 되면서 전공을 통한 진로를 좀 더 세심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학부 수업 외의 시간에는 전문 수료과정을 통해서 패션분야 내에서도 다양한 직업군을 간접 경험해 보았어요.
예를 들어, MD전문가 / 패션 스타일리스트/ 디자인 매니지먼트/ 컬러리스트 등 수업을 들으면서 다양한 분야의 현직 선배님들의 조언을 들을 수 있으니까, 뭔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 들었던 것 같아요. 여느 학부생들과 마찬가지로 진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4학년을 졸업하고 오히려 방황기가 왔었죠. 이후에는 삼성패션연구소 인턴 / 컬러디자인연구소 인턴 일들을 통해 회사에서 하는 업무로 학점을 대체하는 제도도 활용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학부 때의 작은 경험들이 지금의 제가 있기 위해 중요한 역할들을 했다고 생각되네요. 기회가 많은 학교였는데, 너무 고민만 하고 걱정만 했던 것 같아서 아쉽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지금과는 다른 시대였지만, 그때에도 부지런히 학부 때부터 다양한 활동들을 해오셨던 분이라는 게 느껴져서 좋았다. 게다가 리서치 기술의 발현이셨을까 당시에도 이미 많은 활동들을 해오셨던 것 같은데 너무 고민만 하고 걱정만 했던 것 같아서 아쉽게 느껴지신다니! 충분히 많은 활동들을 하셨음에도 아쉬움을 느끼신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다. 또는 이런 게 어쩌면 주어진 것에 만족하지 않고 더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셨을까?
# 처음 글로벌 비즈니스에 관심을 갖게 되신 때
현재 Enoughome의 창업자가 되시기까지, 국내외 대기업들의 의류 경영 분야, 특히 Visual manager로 계시면서 글로벌한 네트워크를 담당해오셨던데요, (H&M Visual merchandising manager-building 15 new stores in BJ, TK, HK andso on/Shinsegae Gap regional visual manager-linking between HQ&franchisesores 등)
자연스럽게 되었던 것 같은데요, 전공이 아닌 인문학 수업과 경영학과 수업, 특히나 부전공을 하게 된 의류학 수업을 들으면서, 글로벌 패션 비즈니스 쪽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수업을 듣다 보면, 해외 브랜드의 수업들이 많았거든요. 한국 회사들보다 외국 회사들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많아졌어요. 그리고 역시 당시에도 리서치가 취미였는데 우연한 기회로 외국계 회사 H&M을 첫 직장으로 선택하게 되었어요.
3학년부터는 굉장히 현실적인 생각을 많이 하게 되거든요. 단과대학 안에만 갇히지 말고, 종합대학교의 장점을 후배들도 충분히 활용하길 바라요. 지금 생각해보면 타과생들과의 교류, 전공 이외의 관심 있는 분야의 수업 속 팀 작업들이 학문으로 그치지 않고, 저에게 친구로서, 선배로서, 후배로서 든든한 네트워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또 한 가지는, 현재는 H&M, ZARA, 와 같은 SPA 브랜드들 대부분이 국내 마켓에 진출했지만, 10년 전만 해도 국내에 수입되는 해외 브랜드들은 럭셔리 브랜드에 국한되어 있었습니다. 대신 저는 해외여행을 다닐 때마다 국내에 진출하지 않은 브랜드들 중심으로 리서치도 하고 관심을 갖고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첫 직장을 H&M으로 선택하신 계기
H&M에 입사하는 것 자체가 저한테는 굉장히 큰 도전이었어요. 우연한 기회에 채용공고를 알게 되었고, 바로 지원했어요. H&M이 한국에 진출하기 6개월 전이었는데 입사지원을 했고, 운이 좋게 합격하여 첫 출근을 홍콩에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입사 당시 한국 내에 사무실과 매장 일체가 없었기 때문에) 사내 트레이닝을 홍콩에서 받고, 3개월 후 업무 성과가 좋게 평가되어 비주얼 매니저로 진급하면서 도쿄와 베이징에서도 파견 근무를 하게 되었어요. 모든 결정은 스웨덴 본사 임원들의 결정이었는데요, 파견 또한 그랬고, 이 모든 게 특별한 기회였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바로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기업의 문을 여는 멤버가 되시는 도전을 하셨다니... 정현 님의 성장배경도 궁금했다. 여쭤보니 정현님께서 과감히 외국 기업의 한국 초창기 멤버로 뛰어들게 해주신 데는 정현 님 어머님의 영향도 컸다고 하셨다.
사실 살아오면서 모든 결정과 선택이 나의 몫이라고 생각하고 독단적인 결정을 내릴 때가 많잖아요. 20세가 지나면 내가 어른이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져서, 무슨 일이든 결과가 좋을 때는 모든 것이 내가 잘났기 때문에, 나의 능력이라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30대가 되고, 결혼을 하고 부모님과 떨어져서 또 다른 시각으로 책임지는 삶을 살아보니 모든 일들을 선택할 때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는 것,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부모님이 잘 인도해줬기 때문인 것이라는 생각도 해요.
특히 첫 직장과 같은 경우는, 온전히 부모님의 영향이었어요. 엄마의 역할이 큰데요. 학부를 졸업하고, 진로를 고민하다 막연히 경영대학원 진학을 하여 1년이란 시간을 방황했어요. 대학원도 열심히 다니지 않았고, 목적 없는 유학이라는 탈출구를 생각하던 도중, H&M 이 한국에 진출한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고, 스웨덴 기업의 한국 진출에 대한 호기심과 더불어 외국계 기업에서 경험을 쌓아 스스로의 능력으로 커리어우먼이 되길 바랬던 엄마가 가장 큰 응원군이셨어요. 그러한 조언이 제 첫 직장을 결정짓게 해 준 것 같아요.
정현 님도 막막할 때가 있으셨구나 싶으면서 가장 가까운 존재이지만 감사함을 쉽게 잊을 수 있는 부모님께, 특히 어머님께 감사하시는 마음이 예쁘게 다가왔다. 사실 모든 일들을 선택할 때 부모님 덕분일 수밖에 없는데 대학생이 되고 나서는 마치 온전히 다 내 노력 덕분인 것처럼 생각하던 때도 있었던 것 같아 반성의 마음도 들고, 가족 중에서 누군가 온전히 나를 응원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라는 생각도 했다.
그렇다면 그때 일들은 어땠을까? 해외기업이 국내에 개소할 때의 모습은 어떨까?
#그때 하신 업무
H&M KOREA가 자리잡기까지 4년의 회사생활 동안 전국의 15개 매장의 디스플레이 작업과 천안에서 3개월, 부산에서 1년 6개월을 파견근무를 하면서 지역 매장을 관리하고 본사에 보고하는 비주얼 일 이외의 매니지먼트 일까지 하였습니다. 서울에서는 내부 채용 (IIP)를 통한 직원 채용을 담당하는 면접관 역할까지 해야 했죠. VMD 일을 할 때는 당일 출장이 많아서, 월요일은 부산, 화요일은 광주... 아침에 4시간 기차 타고 부산 도착해서 2시간 부산에서 일을 보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기도 하고 했어요. 출장이 잦아서,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VMD 가 천직인 것 같아요.
업무강도가 높지만,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있다고 생각합니다. H&M 에서 근무했던 동료들 중에는 현재 스웨덴 본사에서 근무하는 직원들도 있고, 제가 담당했던 매장의 파트타임 직원 중에 정규 직원으로 뽑혀 일본에서 근무하는 직원도 있습니다. 학벌이나 배경이 아닌 나 자신으로 평가받았던 회사가 H&M 이어서 의미 있었던 것 같아요. 현재까지도 입사동기들인 H&M KOREA의 오픈 멤버들과 끈끈하게 지냅니다. 뉴욕에서도 H&M, COS, &Other Stories를 볼 때마다 진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응원하게 되는 마음을 갖게 되어요.
H&M의 독특한 기업 문화와 업무 내용에 대해 들으면서 와 이렇게 다양한 일을 배울 수 있는 환경에서 일하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이 샘솟았다. 게다가 출장이 잦아서 새로운 경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VMD가 천직이라니! 세계를 돌아다니며 일하는 방법은 없을까 두근거려하던 나는 VMD의 역할에 대해서도 궁금증이 샘솟았다.
#VMD의 자세한 역할
신세계인터내셔널에서의 역할을 예로 들면, 한국 마켓의 비주얼 머천다이징을 관리하는 아시아 지역 매니저입니다. 해외에 브랜드 본사가 있고, 한국 내 전국에 매장들이 있잖아요. 모든 매장이 본사가 원하는 기준의 퀄리티로 시즌마다 유지해주고 관리해요. VMD들은 이러한 한국 마켓 매장들을 주기적으로 본사에 보고하고, 사진도 찍어서 보내주죠.
예산 관리도 큰 부분을 차지합니다. 미국에서 정해준 예산과 디스플레이가 있으면 그 예산 내에서 매장의 크기 별, 매출 별로 차등을 주어, 봄 시즌에 ‘꽃’ 소품을 사용해야 한다면, 매출이 낮은 매장은 가격이 낮은 조화를 쓰고, 매출이 높은 매장은 생화를 쓴다던지 하는 거예요.
VMD라는 직업이 굉장히 창의적이고 패셔너블한 직업일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는데요?
그건 정말 꿈이고, 매장 내부 디자인들이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보는 오퍼레이션 업무가 많아요. 공사현장을 자주 방문해 야하기 때문에 건축적인 지식도 풍부해야 해요. 동료들의 전공을 보면, 저와 같은 패션디자인 전공자보다는, 인테리어 디자인, 건축 혹은 그래픽 전공자가 더 많았어요. 그래도 매번 새로운 경험을 해서 재밌어요. 소품부터 가구까지 예산 안에서 원하는 이미지를 저희가 만들어 줘야 하는 것도 큰 도전이고, 재밌었어요.
또한 VMD로서의 경력이 단절되어서 아쉽지만, 그건 다시 스타트업으로 이어가면서 그때의 경험이 현재의 일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출장이 잦은 만큼 몸은 힘드셨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스쳤지만 정현 님은 그때의 경험들이 지금 하고 계신 사업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얼굴에 스치는 밝은 미소가 내 마음까지 환히 밝혔다. 또 즐거웠지만 힘든 부분도 있으셨다며 업무의 현실적인 부분을 말씀해주시는 것도 좋아 보였다.
그렇다면 아무리 H&M에서도 일하셨다고 했지만 다른 인터뷰 이분들에 비하면 토종이신데 어떻게 극복하셨으며 어떻게 세계의 패션, 예술의 중심지에서 사업을 꾸려나갈 생각을 하셨을까? 왜 하필 미국이셨을까? 호기심이 모락모락 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