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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미베베 Aug 04. 2022

아기 엄마도 할 수 있다! 퇴사 후 엄마 창업스토리1탄

아들 덕분에 새로운 제품 개발을 하게 되었다


모든 엄마 아빠들이 그렇듯이 아기가 세상에 나오고 제 인생이 어떻게 변했는지 한번 돌아보니 참 많이 변했습니다. 


이전에는 회사 다니고 집에 오면 저녁 먹고 산책하고 책도 좀 읽고, 주말에는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에 대해서 취미활동을 다양하게 해서, 한식도 배우고 커피도 배워서 바리스타 2급 자격증도 따고 등산 모임도 하면서 북한산, 청계산 등 다양한 산들을 등산도 하고 회사에 있는 풋살 동아리에 들어가서 항상 땀날 정도로 열심히 풋살을 했었는데... 


그런데 두둥!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거치고 나서는 삶 자체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일단은 다른 엄마들처럼 삶의 중심에서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가 아기로 바뀌었습니다. 아기가 두돌 되기 전까지는 아기에게 투입해야 하는 시간과 에너지가 많아지기 때문에 다른 엄마들처럼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아기에게 쓰게 되는 거죠.


그러면서 퇴사를 할지 말지 정말 많은 고민을 했었고, 크게는 출퇴근으로 왕복 2시간이 걸리는 회사를 아기를 기르면서 잘 다닐 거라는 자신이 없었던 점 그리고 이와 함께 가족 중에 아기를 전담해서 봐줄 수 있는 사람이 없었던 점(아기가 아프기라도 하면 그때는 대처할 수 없다고 생각이 되었습니다) 때문에 퇴사를 결심했습니다. 


다들 주변에서 "퇴사하게 되면 7년 동안 커리어를 쌓아왔던 거가 날라가게 될 텐데 많이 아쉬울 거 같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라고 했었지만... 한 번 사는 인생 다른 밥벌이에 도전해보기로 했었죠


그렇게 7년 간의 직장생활을 그만두고 새로운 도전들을 하게 됩니다.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michellenuw/6



그러면서 7년 동안 다녔던 직장을 그만두고 아기를 돌보면서 "이거 좀 불편한데"라는 것이 생기게 됩니다.


그리고 어느 날 저에게 제품을 개발하게 되는 계기를 준 결정적인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임신 중에 아기 발달에 대해서 공부를 했었는데 흥미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기가 엄마 뱃속에 있을 때 바깥에서 나는 소리들을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아기의 청각은 임신 중에서부터 계속 발달이 되지만, 아기의 시각은 엄마 뱃속이 어둡기 때문에 태어나고 나서부터 발달하기 시작해서 돌까지 빠르게 발달한다고 합니다. 


아기의 시각발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michellenuw/8




그래서 저는 다른 날처럼 아기에게 시각적인 자극을 주려고 초점책을 아기침대 옆에 세워두었는데 좀 있다가 와서 보니까 아기가 건드리면서 또 초점책이 아기 쪽으로 넘어가 있더라고요ㅠㅠ

초점책을 다시 원래대로 세워놓으려고 책을 빼려는데, 순간 아기 눈 근처에 책이 스치면서 아기가 놀랬는지 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불현듯이 과거에 눈에 찔려서 2주 동안 고생했던 저의 과거가 생각났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저에게 가정통신문을 주시면서 저를 잘 안 보고 종이를 휘익 주시면서 그 종이에 제 눈이 긁히게 되었습니다. 어찌나 아프던지 참을 수 없는 눈물이 계속 나왔었고 너무 아파서 조퇴를 하고 병원에 갔더니 각막에 상처가 생겼다고 했었습니다.



병명은 각막찰과상...



각막에 생긴 상처 때문에 10일 정도 안대를 끼고 다녔었는데, 문제는 상처가 다 아물고 나서 점점 그쪽 눈의 시력이 안 좋아지더라고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시력검사를 했을 때 다쳤던 눈이 안 좋아져서 이미 짝눈이 돼버렸고 시력교정이 필요하다고 진단을 받았었습니다. 그런데 짝눈의 간격이 점점 벌어져서 현재는 다치지 않았던 눈의 시력은 0.8~1을 왔다 갔다 하고, 어렸을 때 다쳤던 눈은 시력이 좋으면 0 정도 보통은 마이너스입니다. 


저는 심한 짝눈이라 먼 곳에 있는 물체를 보게 되는 백화점, 마트를 가게 되면 좋은 눈만 사용하게 되어서, 그렇게 한쪽 눈만 사용하게 되면 지금도 한쪽 눈만 시뻘게 지면서 그쪽 눈만 아픕니다. 

 

어렸을 때 한번 경험했었던 눈에 종이가 찔렸던 것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계속 한쪽 눈의 시력이 안 좋으니까 제 아기는 “어렸을 때부터 눈을 잘 보호해주어야겠다”라고 당시에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래서 보호할 수 있는 제품이 있는지 인터넷을 찾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인터넷을 열심히 찾아보아도 제가 필요로 하는 제품이 없더라고요ㅠㅠ

국내 사이트뿐만 아니라 해외 사이트들도 찾아보고 육아용품 매장에도 갔었는데, 제가 원하는 제품이 없어서 결국에는 아기를 안전하게 해 줄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하기로 걸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기에게 시각적인 자극 또한 잘 주는 것이 중요한데, 아기에게 책이 넘어가는 것이 걱정되어서 책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사실이 참 안타까웠으니까요. 


그래서 어떤 형태의 제품을 개발할까 고민하다가 병풍처럼 세워놓을 수 있는 초점책뿐만 아니라 일반 그림책 또한 넣을 수 있어서 모두 안전하게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품을 만들고자 했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생각했던걸 실제로 구현해보기 위해 돗자리를 잘라서 위에 투명 비닐을 놓고 미싱을 했습니다. 그렇게 처음 시제품이 만들어지게 되었는데, 제 아기한테 테스트를 해보니까 초점책이 넘어가지 않게 아기침대에 걸어서 사용할 수 있으니까 없었을 때보다 좋더라고요.



이와 함께 저는 학교를 다니면서 시험공부를 할 때 영어뿐만 아니라 국사 등 여러 과목에서 잘 안 외워지는 단어들은 꼭 종이에 크게 써서 제 방뿐만 아니라 화장실, 독서실에 붙여서 제 눈에 자주 노출을 시켜주었었는데, 실제로 그렇게 노출이 많이 된 단어는 제 머릿속에 이미지로 잘 박혀서 시험 때  그 단어가 이미지로 연상이 잘 되었었습니다. 

사진출처: 브런치 by 공존

제가 과거에 공부했을 때 눈에 노출이 자주 될수록 이미지로 암기가 잘 되었던 경험은 초점책꽂이를 꼭 만들어야겠다는 동기를 더 주었었습니다. 


"아기들도 눈에 좋은 그림과 이미지들이 자주 노출되면 아기한테 좋은 자극을 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요. 그리고 명화, 아름다운 그림 등 아이들에게 안전하게 그리고 마음껏 보여줄 수 있게 도와주는 제품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고요. 


그렇게 제품을 개발해야겠다는 강력한 동기를 가지고, 돗자리로 만든 제품으로 제 아이에게 며칠 테스트를 한 후에 시제품을 들고 무작정 동대문으로 가게 됩니다. 동대문으로 가서 예쁘게 제품을 만들 수 있도록 재료들을 구할 목적으로요. 


동대문에 처음 갔을 때 정말 많은 가게들이 있어서 제가 찾고자 하는 디자인의 천을 찾기가 어려웠는데,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헤매면서 ‘바쁘게 지나가는 다른 사람들은 다들 갈 길이 명확하게 있겠지? 나만 목적지를 못 찾는 거 같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첨 막막했었습니다.


그렇게 처음 방문 때는 큰 성과를 얻지 못하고 필요하지도 않을 천과 부자재들을 이것저것 사고는 집에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다음에 동대문을 몇 번 더 방문을 하게 되었고, 다음번에 갈 때는 부끄러움 없이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또 물어보면서 제가 가야 하는 가게들을 하나둘씩 찾을 수 있게 되었고, 제가 이름을 붙인 초점책꽂이라는 제품이 그럴싸하게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저의 아기가 새로운 제품을 사용하고 테스트하고 개선하는 데에 많은 도움을 주었었는데, 아기한테 계속 제품을 사용하게 하니까 개선할 점들이 보이더라고요. 



일단 제품에 들어가는 천도 몇 번 바꾸었었고, 초점책꽂이 제품을 사용하다 보니 초점책, 그림책뿐만 아니라 그림카드, 내가 컴퓨터에서 출력한 종이들도 아기한테 보여주고 싶은데, 처음 만든 초점책꽂이 제품은 지퍼 없이 한쪽으로 넣다가 빼야 하니까 병풍처럼 기다란 초점책이 아닌 특히 그림카드, 프린트한 종이는 넣고 빼기가 정말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고민 끝에 제품의 하단에 지퍼를 만들어서 제품을 개선하게 됩니다. 



제품 하단에 지퍼를 만들어서 초점책을 넣고 빼니까 이전보다 훨씬 수월하게 책을 넣고 뺄 수 있었습니다. 


그동안 7년 동안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당시에는 어쩌면 지금보다는 수동적으로 주어진 일들을 했었다면, 이제는 제가 새롭게 사업 아이템을 만들고 새로운 제품을 판매를 한다는 사실이 참 신기하기도 했습니다. 사람의 인생이 이렇게 바뀔 수 있구나라는 생각도 들고요. 당시에는 제가 이렇게 새로운 물건을 제작하고 판매할 거라는 생각을 전혀 해보지 못했으니까요. 


그런데 아기를 출산하고 나서 제 인생이 180도 바뀌게 되었습니다. 


초점책꽂이 제품을 실제로 제품으로 구현하기 위해 아래와 같이 도면도 그리고 제품이 업데이트될 때마다 새로운 도면을 그려서 제작을 요청했었고 그렇게 시제품들을 만들고 점검하면서 지금의 제품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마음에 드는 시제품이 나오게 되고 나서 "이제 제품 팔면 되겠다"라는 안일한 생각을 처음에 했었는데, 실제로는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부분들이 많았었습니다. 생각보다 창업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산 넘어 산이다”라는 속담처 제품을 개발할 때 안에 들어가는 재료들을 선택하고, 제품을 잘 만드는 업체를 고르고 소통하는 과정(생산 공장 찾기), 제품을 신생아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KC 어린이 안전확인을 받는 과정, 제품의 디자인 특허를 받는 과정 등 하나를 해결하면 다른 문제가 나오고…이런 과정이 반복되니까 상품을 판매하기까지 끝이 잘 안 보이는 도전 같이 보였었습니다. 


생산 공장을 찾을 때에도 모두 직접 방문해서 공장은 어떤지, 대표님은 어떠신지 등 다 확인을 했었고, 어린이 KC인증을 받는 과정에서도 워낙 검사하는 업체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여기저기 업체들에 견적을 문의하고 꼼꼼하게 확인하면서 고민 끝에 업체를 정했었고, 모든 과정이 선택의 연속이었고 가끔은 포기하고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저는 초점책꽂이 제품의 생산도 문제없이 할 수 있게 만들어놓았고, 아기가 있는 지인들에게 초점책꽂이 제품을 드리면서 실제 아기들에게도 제품을 잘 사용하는지 테스트했었습니다. 

그렇게 제품에 대한 테스트를 거치고 내 제품에 대한 상품성을 확인한 후

저의 제품을 알리기 위해 와디즈 펀딩을 진행하게 됩니다!

"모르면 용감하다"라는 말처럼 와디즈 펀딩을 준비하는 과정 또한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을 잘 모른 채, 저 혼자  와디즈 펀딩을 준비하고 펀딩을 진행하게 되었었습니다.  


와디즈 펀딩을 진행했던 과정은 다음 창업스토리 2탄에서 자세하게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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